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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늦가을 일본 온천 여행 (2)

일본 온천 여행 둘쨋날은 가루이자와(輕井澤)를 관광한 후 해발 1,800m에 위치한 일본에서 제일 높은 온천이 있는 만자(万座)로 가는 일정이었다. 가루이자와는 부자와 연예인들의 별장지로 예나 지금이나 유명한 곳이다. 철도를 이용하면 도쿄에서 10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일찌기 이곳을 방문한 캐나다인 선교사가 피서하기 좋은 곳임을 알린 뒤로 외국인은 물론 도쿄의 부자들이 이곳에 별장을 마련했다. 존레논-오노요코 부부도 이곳에서 여름을 지내곤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곳곳에 부동산임대, 별장 광고가 즐비했다. 가루이자와로 가는 길은 차창 밖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코로나 확산되기 전 2019년 봄 이태백의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으로 유명한 중국의 名山 피서지로 이름난 루산(廬山) 풍경구..

Travel 2022.11.29

[여행] 늦가을 일본 온천 여행 (1)

코로나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자 마치 봇물 터지듯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우리 내외도 결혼기념일이 다가옴에 따라 최근 입국제한이 풀린 일본으로 온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북부(홋카이도, 아오모리)와 남부(큐슈, 오키나와) 지역은 가보았으니 일본의 3대 온천으로 꼽히는 혼슈 중앙의 쿠사츠에 가볼 차례였다. 마침 11월 25일 출발하는 한진관광의 가루이자와-쿠사츠-도쿄 3박4일 상품이 눈에 띄었다. 간만에 이용하게 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출국수속을 밟는 여행객들이 적지 않았다. 나도 새로 만든 여권을 들고 여행사에서 대신 입력을 해준 Visit Japan (웹을 통한 日후생성 앞 코로나 검역관련 여행자정보 제출) QR 코드 프린트 물과 우리나라 3차백신 접종확인서..

Travel 2022.11.28

[여행] 로드아일런드 뉴포트 맨션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로드 아일런드주의 '뉴포트(New Port)' 하면 음악 애호가들은 해마다 여름철에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을 연상하고, 스포츠 팬이라면 아메리카즈 컵 요트 경주를 머리에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뉴포트에 해군기지가 있었고 일본을 개국시킨 페리 제독이 그곳 출신이라는 것까지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뉴욕에서 몇 년 살다 가는 사람들은 뉴포트란 보스턴이나 케이프 코드에 관광차 다녀올 때 시간 나면 잠깐 들르는 곳 정도로 보통 인식하고 있다. 옛날 미국의 부자들이 살던 호화 저택(New Port Mansions)이 볼만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보스턴에 두 번 다녀올 때까지만 해도 뉴포트는 건너뛰었으나, 밴더빌트家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일부러 뉴포트를 찾아가기에 이..

Travel 2022.11.11

[공원] 낙엽 밟으며 시민의 숲 산책

요즘같은 조락(凋落)의 계절에는 구르몽의 시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브 몽땅의 "고엽(枯葉)" 노래를 들으며 낙엽을 밟고 산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침 주민센터에 민원서류를 떼러 갔다가 서초구청에서 진행하는 "도심 속 숲 서리풀 문화여행" 포스터를 보았다. 10월 중순부터 주 2회 서리풀 공원과 양재 시민의 숲에서 숲해설사, 문화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나무와 숲, 역사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에 누구나 무료로 참가(서초구 주민 여부 불문 15명 선착순) 할 수 있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전국민애도기간 중에 잠시 중단되었다가 행사가 재개되면서 나도 서초구청 홈페이지에서 참가신청을 하였다. 11월 9일 수요일 2시 점심을 서둘러 먹고 집합장소인 신분당선 양재..

Travel 2022.11.10

[Book's Day] 단테의 신곡과 인페르노

G : 독서의 계절 10월엔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지 궁금하네요. P :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막혔던 해외여행이 점차 자유로워지고 있어 관광도 겸할 수 있는 책을 골랐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인페르노》입니다. G : 단테의 《신곡(神曲)》(Divine Comedy) 일부인 '지옥(地獄)'를 소재로 한 댄 브라운의 소설 아닙니까? 얼마 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인문학 소양을 넓히기 위해 여러 번 읽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지요. P : 얼마 전 우리가 영화 '인페르노'(2016)를 중심으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던 만큼 그것과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책 중심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처음 소설을 접했을 때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질병에 관한 한 그처럼..

Travel 2022.10.13

[단풍] 뒷걸음 치다 구경한 오대산 단풍

강원도 진부의 오일장은 매달 3, 8, 13, . . .일에 5일마다 열린다. 한글날 황금 연휴가 시작된 10월 8일 진부 오일장을 구경했다. 마찬가지로 그 전 날인 2, 7, . . .일에 열리는 봉평 오일장에 가면 혹시 "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시골 인심을 체험도 할 겸 오일장 구경도 하고 사과대추 등 제철 과일 몇 가지를 사고 요기삼아 순대를 사 먹었다. 주차장과 시장 주변의 큰길가엔 차를 대기가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들과 이 고장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우려와는 달리 어제까지 내리던 비도 그치고 하늘은 뭉게구름이 떠 있는 가운데 맑게 개었다. 9월 말 설악산 단풍이 시작되었다기에 오대산에도 단풍이 시작되었으려니 기대를 하고 월정사로 갔다. 곳곳에 10.7 ~ 10.9 '오..

Travel 2022.10.08

[추억] 9월을 소재로 한 노래

열대야와 호우주의보로 점철되었던 8월이 가고 9월이 왔다. 아직 가로수 잎은 푸르른데 길바닥에는 철 이른 낙엽이 떨어져 있다. 이와 같이 9월을 맞으면 여름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와 함께 결실의 계절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학교에 재직할 때에는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수강생들의 얼굴을 익히고 강의준비로 분주했던 기억이 난다. 9월이 되면 "새털구름 높이 떠 있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비상하는 꿈을 꾼다"는 시를 떠올리곤 한다. 9월의 기도 - 이해인, 시인/수녀 Prayer of September by Sister Lee Hae-in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Oh, that radiant Sun, Let me open the door of my min..

Travel 2022.09.04

[상상력]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정봉렬 시인으로부터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황과 함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의 시를 전달받았다.[1]샤갈(Marc Chagall, 1887~1985)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白러시아(벨라루스 비테프스크) 출신의 유태인이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부와 장수를 누리면서 같은 마을에 살았던 벨라(Bella Rosenfeld, 1895~1944)와의 중력을 무시한 몽환적인 사랑을 다룬 수많은 그림과 판화를 남겼다. 전쟁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여름의 끝자락에 왜 샤갈의 마을이지?샤갈은 추억 속의 러시아 마을을 즐겨 화폭에 담았지만, 언제 샤갈이 눈 내리는 마을 풍경을 그렸던가?춘삼월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사나이 - 시인/화가 - 는 관자노리의 정맥이 솟을 정도로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었던 것일..

Travel 2022.08.30

[여정] 한여름의 온/오프 순례길

아파트 단지의 배롱나무 꽃들이 활짝 피었다. 木백일홍이라는 이름처럼 새로 작은 꽃이 피면 묵은 꽃이 지므로 한 무리의 꽃이 계속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똑같이 한여름에 피는 무궁화 꽃이 한 줄기에서 새 꽃이 피고 묵은 꽃이 지는 것을 여름내 반복(無窮)하는 것과 비슷하다. 거실 창 아래 만발해 있는 배롱나무 꽃을 내려다 보니 마치 화분에 심은 것처럼 보였다. 순간 창 밖으로 새가 되어 두둥실 날아오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 프랑스 고성(古城) 순례 패키지 투어를 신청했다가 여행사가 현지 사정으로 여행일정을 취소하는 바람에 실망했던 게 생각났다. 그때 코로나가 진정되어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곧장 가려고 마지막까지 예약금 환불 요청을 하지 않고 기다렸었다. 지금이라도 그곳으로..

Travel 2022.08.10

[가곡] 미뇽의 노래 "그 나라를 아시나요?"

'예술가곡' 하면 슈베르트의 650편이나 되는 리트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차이콥스키의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를 들을 때에는 '러시아 로망스'[1]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사뭇 다른 느낌이 전해져 왔다.[2]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때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이처럼 절절하게 표현한 노래가 또 어디 있을까? 더욱이 차이콥스키 말고도 베토벤, 슈베르트, 볼프 같은 대가들이 다투어 곡을 붙였다면 그 노랫말은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독일어 'Sehnsucht' 나 포르투갈의 가요 파두에 나오는 'Saudade' 같은 말은 영어의 'Longing'만 가지고는 채워지지 않는 원망(怨望), 갈망(渴望)을 내포하는 복잡미묘한 감정이다. 그래서 원문은 독일어인데, 영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한글로 옮겨 보았다. 괴테의..

Travel 202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