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Travel 253

[팩션] What if ~? 매우 생산적인 상상의 세계

아파트 도서실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소설책을 한 권 집어들었다. 엘리자베스 코스토바가 지은 《히스토리언(The Historian)》이란 책이었는데 미국에서 2005년 출간 당시 경매를 통해 저작권료로 2백만달러를 받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김영사에서 바로 번역 출간하여 한 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다. 대강 훑어보니 제목 그대로 역사학자인 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에게는 '드라큘라'로 많이 알려진 블라드 체페슈의 행적을 추적하는 내용이었다. 화자가 이태리와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등지로 다니며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여행기를 읽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뱀파이어나 좀비가 나오는 영화나 소설을 멀리 했기에 내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

Travel 2021.06.24

[가곡] "시냇가에서"를 노래함

C'est la vie! (그것이 인생)[1] 인생을 달관한 것처럼 체념조로 내뱉는 말이 나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소환하는 말로 들린다. 1986년 유럽 연수(암스테르담 대학교 대학원의 European Integration 과정)를 준비할 때 읽었던, 대구의 어느 의사가 펴낸 프랑스 여행기 책 제목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파리의 하늘 밑"(Sous le ciel de Paris)이라는 샹송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고 우리가 접할 수 있었던 해외여행 체험담은 김찬삼 교수의 책이 거의 전부인 시절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프랑스의 낭만주의 음악가인 가브리엘 포레가 작곡한 "시실리안느"[2]가 떠오른다. 웬지 프랑스적이고 유럽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고 느꼈던 까..

Travel 2021.05.26

[Travel] 나만 몰랐던 여행지의 비경(秘景)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있다. 기회만 있으면 세계 곳곳을 여행하던 사람들의 욕구가 거의 폭발 일보직전이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공항 면세점에도 들를 수 있는 무착륙 해외여행이 인기이고, 제주도에서는 렌트카 빌리기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나 같이 나이많은 사람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해외여행 길이 열리더라도 그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경쟁하듯이 여행에 나설 자신이 없다. 그러니 누구처럼 가고 싶은 곳의 여행지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실천[1]하기는 좀처럼 어려울 것 같다. 차라리 그 동안 다녔던 곳 중심으로 자칫 빠트리기 쉬운 비경을 다시 찾아보는 상상의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그래, 그런 곳도 있었지!" 또는 "아니~ 왜 그런 곳을 못 보고 왔지?" 여행지마다 숨어 있는 달의 뒷면 같은 비경(秘..

Travel 2021.05.14

[상춘] 새 봄 벚꽃나무 아래에서

옛사람들은 입춘이 지났어도 날이 쌀쌀하고 꽃도 필락말락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춘래 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봄같지 않다)이라거나 "춘설이 난분분하니 [매화가] 필동말동하여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요즘은 봄꽃들이 거의 동시에 피는 것 같다.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2021년 새 봄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매화나무가 제일 먼저 꽃을 피웠다. 아직 나무들이 앙상한 채로 있는 뒷산에서도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십여년 전만 해도 매화 진달래 개나리 등 봄꽃이 피는 순서가 있어서 남녘의 화신이 며칠 간격으로 도착했었다. 요즘은 초특급시대 화신(花信)도 시차(時差) 없이 도착 Now it’s time of rocket speed Floral news arrives wi..

Travel 2021.03.30

[A/S] 제설작업과 애프터 서비스 정신

지난 1월 6일 오후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큰눈이 내렸다. 그 시간이 마침 퇴근시간과 겹쳐 많은 사람이 큰 고생을 했다. 자연히 주요 간선도로의 제설작업에 늑장대처한 시청과 구청에 비난이 쏟아졌다. 기상청 특보가 여러 차례 전달되었음에도 담당공무원들은 스마트폰에 나오는 우리 동네 강설예보에 더 신경을 썼다는 해명에 시민들이 어처구니 없어 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국민들로부터 거둔 세금을 가지고 여기 저기 크고 작은 길을 만들고 성대한 개통식까지 연다. 하지만 파손된 노면을 복구하고 가을엔 가로수 낙엽, 겨울엔 눈 치우는 애프터 서비스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하겠다. 애프터 서비스란 말 그대로 물건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판매한 다음에 약속한 품질보증(warranty) 서비스를 하는 것(after sa..

Travel 2021.01.15

[찬반양론] 관광지 마차와 '동물학대' 논란

최근 한 신문에 관광지의 꽃마차가 '동물학대' 논란에 휘말려 해당 지자체는 결국 꽃마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실은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이고 말은 기수역할만 하며 왕복 1.5km 코스를 20여분 운행하였다고 한다. 관광지에서 꽃마차를 운행해오던 마부는 말 4마리를 두고 평일은 한 마리, 주말은 2마리를 번갈아 일을 시켰다면서 말한테는 미안하지만 이제 '동물학대'라는 스트레스는 그만 받고 싶다고 말했다.[1] "말한테 미안하다'는 마부의 말에 가슴이 턱 막혔다. (테마파크의 일감도 사라졌으니 마차 끄는 말들에게 더 이상 사료를 주기도 어렵다는 뜻이리라. 그렇다면 경마장ㆍ승마장 등에서 부상이나 고령으로 퇴역하는 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동안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비슷한 ..

Travel 2020.11.15

[번역] Waltzing Matilda가 못내 부러운 까닭

며칠 전 라디오에서 경쾌한 행진곡 풍의 "Waltzing Matilda"를 들었다. 아마도 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제2의 국가'라 할 정도로 유명한 민요인데 독창이든 합창이든 관현악 편곡이든 매우 유쾌하게 불려지고 들린다. 막상 그 가사를 알고보면, 우리나라의 "새야 새야 파랑새야"처럼, 매우 슬픈 노래가 아닐 수 없다.[1]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곡을 매우 흥겨운 노래로 잘못 알고 있다. 내 자신부터 이 곡을 잘 못 이해하고 있었기에, 이 곡이 나오게 된 배경과 정확한 노래 가사를 조사해 보았다. 노래 가사 우선 노래 제목부터 "Watching Matilda" (마틸다를 지켜보며)로 잘못 알고 있었다. 마틸다는 영화 "레옹"에 나오는 소녀 이름이기 때문이다. 여..

Travel 2020.09.02

[힐링]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긴 용평 나들이

강원도 용평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이나 유명 음식점 대신 선택한 언택트 시대의 힐링 여행이었다. 차 운전은 아내가 도맡았다. 어지럼증이 채 낫질 않아 고속도로 운전을 삼가고 있는 나에 대한 배려였다. 전에도 여러 번 다닌 길이었지만 조수석에 앉아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하늘과 주변풍경의 모습을 보면서 사진찍기에 바빴다. 주말이라서 강원도 쪽으로 가는 차량이 많은 탓에 가는 길이 예상보다 1시간 이상 지체되었다. 하지만 강원도로 넘어갈 때까지는 파아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갖가지 모습을 보여주어 눈이 시원해졌다. 하늘은 캔버스 흰 물감 적신 붓질에 뭉게구름 피었네 What He makes brush strokes with white paint in the sky turns out ..

Travel 2020.07.07

[부산] 부산금융센터와 해운대 방문

뜻하지 않게 지난 9월부터 동산금융에 관한 용역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교수 시절에 연구하고 제안했던 것을 최신 기술동향까지 포함하여 새로 정리하고 내린 결론이 현실에 부합하고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미리 연락하고 12월 11일 부산 국제금융센터(IFC)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자산공사(캠코)를 방문하였다. 용무를 마치고 나서 초원복국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사이에 해운대가 크게 달라졌다고 해서 광안대교를 건너 해운대를 보러 갔다. 아니나 다를까 마천루가 들어서 있는 서울보다도 더 이국적인 곳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해운대까지 왔으니 온천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마트폰 지도에서 가까운 온천장을 검색해 보니 해운대구청 앞에 큰 온천장이 있었다. 짬을 내서 해운..

Travel 2019.12.11

[강화도] 공동체 교인들과 선교지 탐방

10월 19일(토) 양재온누리 교회 서초B 공동체에서는 강화도로 선교지 탐방을 떠났다.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어떻게 전래되었고 당시 어떻게 신앙을 지켜나갔는지 알아보는 한편 같은 공동체 교인들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몇 달 전부터 대표장로님(전한백)의 지휘 아래 계획을 세우고 가장 좋은 동선을 짜서 대형 관광버스 2대로 떠나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7시 반에 교회 입구 대로변에 집합하여 순별로 버스에 분승하였다. 우리가 강화도에서 맨 처음 찾은 곳은 교산교회였다. 제물포(인천)에 도착한 감리교 존스 선교사는 강화도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애썼으나 서구열강의 잇따른 침공(프랑스 함선의 1866 병인양요, 미국 함선의 1871 신미양요 등)으로 주민들이 서양사람을 배척하였다. 그때 술에 절어 있던 이..

Travel 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