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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Movie 22

[영화] Gladiator II의 역사적 진위 여부

최근 개봉한 영화 Gladiator II를 보았다. 엔딩크레딧이 끝나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어디까지가 역사적인 사실이고 무엇이 꾸며낸 이야기(fiction)인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리들리 스콧 감독이 3세기 초 로마의 모습을 재현하여 스팩터클하게 만든 것은 감탄할 일이다.콜로세움을 지어놓고 그 안에서 검투사들이 맹수나 다른 검투사들과 목숨을 걸고 싸웠다. 또 상어가 헤엄치는 바닷물을 채워놓고 검투사들이 해전을 벌였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시를 쓸 때 문법을 무시하거나 역사적 소재를 다룬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이것은 '예술적 허용'(artistic license)으로 인정되곤 한다.이 영화..

Show&Movie 2024.11.25

[그림] 혜원의 풍속화 감상하기

11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DG Forum에서는 박찬경 교수가 조선시대의 그림을 같이 보면서 해설해주는 시간을 가졌다.[1]고등학교 동창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 인문학적 지식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였다. 대부분 은퇴를 하였고 평소 자기의 관심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터라 연 1회 이상 발표를 해야 하는 회원을 10명 모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박찬경 교수로서는 조선시대의 산수화부터 시작해 초상화와 "풍속화의 감상 및 해설" 등 벌써 3회째였다. 평생을 포스텍에서 금속 및 재료공학을 연구하고 강의했던 과학자로서는 놀라운 변신(變身)이었다.미술품 감상에 관한 한 '덕후'라기보다 '프로'라 할 수 있는 박 교수는 직접 국내외의 미술관을 찾아 다니면서 감상도 하고 기회가 되면 사진을 촬영하여 수만..

Show&Movie 2024.11.20

[음악] 오아시스가 없는 사막이란?

음악이 없는 나의 삶은 오아시스가 없는 사막과 같다.What my life would be without music is like a desert without an oasis.학창 시절 영작 시간에 배웠던 What이 들어가는 숙어적 표현만이 아니다. 나의 실제 생활이 그러하다.집에 있을 때나, 차를 탈 때나 습관적으로 진행자의 멘트가 거의 없는 음악 방송을 틀어 놓곤 한다. 음악은 나에게 BGM (background music)이다.그래서 집에서는 KBS 1FM 클래식 채널을 항상 틀어놓고 종종 YouTube Music 채널도 즐겨 듣는다.늦여름 같은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던 어느날 무심코 'Yanni November Sky'를 검색창에 입력했다.나무는 단풍 든 잎을 거의 다 떨구고 잿빛 하늘은 겨울이 ..

Show&Movie 2024.11.16

[계절] 가을의 노래

아침 저녁으로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더니 마침내 처서 지나서도 계속되던 열대야도 끝났다.역대급 여름을 환송하듯 산과 들에는 들국화가 피기 시작했다.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과에 속하는 가을꽃은 여러 종류이다.[1]들국화로 많이 알려진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 산국 등이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유독 과꽃을 좋아한다.1953년 전쟁 통에 어효선이 시를 짓고 몇 년 후 권길상이 곡을 붙여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린 동요 "과꽃" 덕분이다.   과꽃  - 어효선Gwaggot (Asters)    by Eo Hyo-seon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The asters are blooming again this ye..

Show&Movie 2024.09.05

[공연] KBS음악실 신년음악회 'Joy'

2024년 새해가 밝았다. 1월 2일 KBS 1FM 방송은 피아니스트 김주영 씨가 진행하는 KBS음악실에서 신년음악회가 열렸다. 새해에 기쁨과 활기를 안겨줄 음악회이므로 오늘의 프로그램 타이틀도 'Joy'였다. 김주영 마스터가 직접 가브리엘 포레의 무언가 로망스를 연주함으로써 신년음악회의 막을 열었다. 금년이 포레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의미있는 선곡이었고, 아주 감미로운 멜로디가 금년엔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이날은 김주영 씨가 1월 중 수요 프로그램의 마스터가 되어 피아노 반주 겸 진행을 맡았다. 신년 벽두에 스케줄이 바쁜 6명의 젊은 연주자들과 협연을 가진 게 이채로웠다. 신년벽두부터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슬라브 무곡'[1], '헝가리 무곡'[2] 같이 신나는 ..

Show&Movie 2024.01.02

[Book's Day] 하루 동안 일어난 일

〈24〉는 필자가 미드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만든 미국 드라마였다.2001년 Fox사가 시즌 1을 시작한 이래 2014년 시즌 9로 마감할 때까지 미 백악관과 정권의 이너서클, 핵무기, 미-중관계, 테러 문제를 다루었던 인기 TV 드라마였다. 한 시즌이 24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간대 별로 테러대응 특수부대 요원들(주연 잭 바우어 역의 키퍼 서덜랜드)이 어떻게 대처하며 무슨 행동을 취하는지 손에 땀을 위게 만들었다.매 시즌 하루 24시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이곳 저곳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이 각 편마다 1시간씩 리얼타임으로 드러매틱하게 전개되곤 하였다. 한 번에 몇 편씩 정주행하면서 하루 24시간 동안 수많은 연관 사건이 이렇게 일어날 수도 있구나 생각했었다.  ..

Show&Movie 2023.12.13

[Tips] 학술논문의 영역(英譯)과 하이쿠(俳句)

지난 주말에 백제의 왕도(王都) 부여에 다녀온 인상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다.페친을 만들고 소통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은퇴한 후에도 'Staying alive' 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였다.그런데 내가 전부터 팔로우하고 있는 경희대 이경전 교수가 아주 유용한 팁을 올려놓은 것을 발견했다. 이 교수가 인공지능(AI)에 관한 논문을 해외학술지에 기고하기 위해 AI 번역기를 유용하게 활용했다는 경험담을 올린 것이었다.내가 재직할 당시 경희대 이과 및 공학 분야에는 스타 교수님이 몇 분 계셨다. 디스플레이 공학의 장전 교수, 원자력공학의 정범진 교수, 생물학의 유정칠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KAIST 출신의 지니어스 이경전 교수를 꼽는 데 이론이 없었다.  I.  AI 번역기의 활용 팁다음은 이경전 교수가 ..

Show&Movie 2023.08.17

[소망] 왜 희망의 끈을 꼭 붙잡아야 하는가?

그동안 두문불출하였던 C 박사를 만났다. 오랫 동안 신장투석을 받아온 아들이 이화여대 의대부속 서울병원에서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경과가 좋아서 자기도 해방된 것 같다고 하였다. 아직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외부감염을 우려해 당분간 외출을 자제했었노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아들보다 젊은 사람이 뇌사판정을 받고 세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한다. 신장의 경우 다른 대기환자도 있었지만 그에게 거부반응이 있어 C 박사의 아들이 대신 행운을 잡았다는 것이다. C 박사는 갑자기 병원 측의 연락을 받고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무한정 기다려야 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야 했고 신장 이식이 적합한지 여부는 예측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이 결정되..

Show&Movie 2023.07.11

[시인] 김현승의 역설적인 詩 몇 편

Naver 블로그에서 '한사람 시와 마음'을 운영하는 친구 김상문이 "가을의 기도"로 유명한 김현승(金顯承, 1913~1975)의 시 여러 편을 소개해 줬다. 나로서도 지난 4월 프랑스 여행을 할 때 가로수 플라타너스[1]가 제대로 가지를 뻗은 것보다 심하게 가지치기를 한 모습[2]을 많이 보았기에 "플라타너스"라는 시부터 눈길이 갔다. 플라타너스 - 김현승 Platanus by Kim Hyun-seung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When I ask you if you know a dream, Platanus, your head is already wet with the blue sky.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

Show&Movie 2023.05.24

[AI] 人工미인의 등장에 따른 우려

G : 요즘 인터넷에 인공미인(artificial intelligence beauty)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아시는지요? P :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가상인간(virtual human) 말인가요. 대선 때 윤석열 후보는 아바타(avatar)를 내세워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습니까? G : 그것도 그렇지만 인공지능(AI)으로 사진같은(photorealistic)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수많은 인물정보의 빅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스테이블 디퓨전 (Stable Diffusion)[1]이 나와서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어요. 다양한 스펙의 모델을 만들어 놓고 여러 가지로 변형(variation)을 가할 수 있거든요. 수많은 사람과 동물, 만화(animation), SciFi 소재를 브..

Show&Movie 2023.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