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People 230

[편지] 예술가는 자기 작품을 어떻게 설명할까

얼마 전 반 고흐의 아몬드 꽃 그림을 여러 사람에게 설명하면서 이 작품이 거의 무명(無名)에 가까왔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를 세기의 화가로 만들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것은 요즘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흘러 나오는 소식처럼 이 그림이 비싼 값에 팔려서가 아니었다. 반 고흐가 동생 테오와 가족, 친지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가 이 그림을 어떻게 그리게 되었으며 당시 그가 처한 상황이 어떠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여러 사람을 감동시키고 이것을 그의 대표작의 하나로 꼽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출처: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개정판), 예담, 2007.11.30. 빈센트 형에게 ...형이 또다시 앓아..

People 2025.05.11

[세계화] 알리셰르 나보이 흉상이 서초구에 세워진 까닭

서울 도심에서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 모퉁이에서 뜻하지 않게 조각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테헤란를 걷다가 수의를 두른 듯한 비너스 상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주변 환경에 비해 다소 왜소해 보이는 조각 작품을 만나 안쓰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연면적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 건축비용의 1% 범위내에서 건축주가 미술작품을 직접 설치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납부하게 한 결과이다.[1] 며칠 전 대법원 앞길을 걷다가 서리풀 터널과 서울고 방향 교차로의 코너에 낯선 외국인의 흉상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이것은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설치한 공공미술 조각 작품이 아니라 서초구청에서 계획적으로 설치한 외국 유명인물의 조각상이었다.Alisher Navoi (144..

People 2025.04.18

[동창회] 서울법대 졸업 50주년 기념 행사

2025년 4월 1일 낙성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대학 졸업 50주년 기념 만찬 행사를 가졌다.졸업 30주년, 40주년 행사를 했던 곳에서 은사님도 모시고 대학 동기들이 부부동반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71학번 동기들은 대부분 1975년 동숭동 캠퍼스를 다니다 졸업했다. 그런데 2025년은 서울대학교가 관악산 아래로 캠퍼스를 옮긴지 50년이 되는 해여서 서울대에서도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 졸업 50주년 기념 행사에 아내를 동반하고 나간 이유는: 첫째, 30주년, 40주년 행사 때도 그리했던 것처럼 졸업 후 반백 년이 되기까지 내 삶을 되돌아보기 위함이었고,둘째, 은사님과 대학동기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졸업 앨범의 순서(가나다 순의 학번)대로 학사모를..

People 2025.04.03

[Book's Day] 시즌 1을 마치면서

G : 매달 B자 닮은 13일이면 Book's Day에 제가 Guest로서 교수님이 읽은 책의 내용을 소개해주시는 대담을 해왔는데요, 벌써 3년이 넘었다고요?P : 네, 그 동안 올린 글이 40편이 넘어 주로 어떤 책을 소개했는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가 Travel & People, Law in Show & Movie, Naver KoreanLawpedia 세 개나 되어 어디에 무슨 기사를 올렸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시즌 1로 일단락 짓고 제 블로그에 소개했던 책 내용을 찾아보기 쉽게 주제 별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G :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이점은 무엇일까요?P : 그게 좋은 점을 백영옥 작가는 다음과 같이 묘사했어요. 얼마 전 친구들과 최신 개봉 영화 ..

People 2025.03.13

[인물] '광화문 연가' 이영훈 스토리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극장쪽으로 걷다보면 로타리의 정동교회 앞에 이영훈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마치 '광화문 연가'의 한 소절처럼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정동교회 구관) 건너편에 그의 노래비가 자리잡은 것이다.[1]서울 도심에서 덕수궁 돌담길과 시립 미술관, 정동극장이 있는 낭만적인 거리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노래비를 만나다니 반가웠다.  이 노래비는 가수 이문세의 음악 파트너로서 수많은 히트곡을 작사ㆍ작곡한 이영훈의 1주기를 맞아 2009년 2월 서울시 지원을 받아 건립되었다고 한다. 노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과 그의 대표곡 중의 하나인 '광화문 연가' 노랫말과 대표곡 목록이 새겨져 있다. 영훈 씨! 이제! 우리 인생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영훈씨의 음악들과 영훈씨를 기억하기 위해 우리의 일상..

People 2025.03.06

[Book's Day] 질문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G : 선생님하고 매달 13일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지도 3년이 넘었어요.  오늘은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P : 네, 2021년 11월 13일 Book's Day 대담을 시작했지요. 처음엔 저의 서가나 독서 노트에서 책을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관점이 바뀌었어요. 인공지능(AI)에 말을 걸다보니까 지시(prompt)를 할 때도 뭐라고 질문(question)을 해야 내가 원하는 답(answer)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그래서 제가 10년 전에 읽었던 책이지만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의 기술에 관한 《질문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를 골랐습니다. 원제는 《Change your questions, change your life》이고, 저자는 마릴리 애담스 박사예요. 정명진 번역으로 ..

People 2025.02.13

[기록] 가족신문을 만드는 의미

2019년을 보내며 가족신문을 처음 만들어보았다. 가족신문은 초등학생이 방학숙제의 하나로 만드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우리집은 무슨 특별한 사정이라도 있는 걸까? 우리집은 두 아들이 모두 결혼을 한 만큼 무럭무럭 자라는 첫 손자와 각 가정의 모습을 가족공동체의 관범에서 기록해두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제호(題號)는 아내가 우리집에서 키우는 반려견 쁘띠의 이름을 따서 '쁘띠늬우스'라고 예스럽게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2020년부터 코로나 거리두기로 해외여행은커녕 가족모임 자체도 어려워졌기에 가족신문을 만드는 의미가 보다 각별해졌다.연말이 되면 각 언론사가 1년 간의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것처럼 우리 식구들도 공동체의 관점에서 지난 한 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이켜볼 수 있었다. 가족신문을 보면서 집안의 화..

People 2025.01.25

[건축] 실용주의와 낭만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 중에 EBS 다큐 〈건축탐구 - 집 〉이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가정 집들의 건축 비화를 김영옥 탤런트의 구수한 나레이션으로 보여주는 프로이다. 나는 지금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도시 안의 단독주택, 전원주택에 건축주의 희망 사항이 어떻게 실현되어 있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비 건축주들한테는 부지를 고르는 법, 설계 시에 반영할 것, 시공사에 일을 시키는 법, 집을 지을 때 주의할 점 등 참고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나 역시 왕년에 건축가를 희망한 적이 있었기에 "If I were . . ." 생각하면서 이 프로를 아주 흥미롭게 시청하곤 한다. 그런데 산문시를 즐겨 발표하는 정진규 시인이 늘그막에 시도했던 전원주택 이야기를 시로 썼다.아내에게 원하는 걸 그려..

People 2024.12.24

[산문시] 수월관음도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보면 뭔가 상념에 젖게 만든다.연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보 두 점을 전시할 때에도 사유의 방 앞에 그렇게 써놓았다.누가 보더라도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Time to lose yourself deep inwandering thought'  불가(佛家)에는 그 못지 않은 그림이 있다. 바로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이다.관세음보살이 물 위에 비친 달처럼 일체중생의 온갖 소리를 모두 듣고 살펴보며 천 개의 눈과 손으로 모든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해 주는 보살을 그린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불교회화(탱화/幀畵)이다. 화엄경에 따르면 선재동자(善財童子: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마음을 가진 구도자)가 여러 스승들을 찾아 ..

People 2024.12.21

[글쓰기] 나의 오블완 도전기

起작심삼주 오블완(오늘 블로그 완성)에 도전한지 20일째이다.하루 걸러 한 번씩 쓰자고 작정했으나 블로그를 거의 매일 쓰게 되었다.그러다보니 뭘 쓸까 궁리하다 생각을 정리하여 기사를 작성하는 일과가 매일 아침 반복되었다.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오늘은 이것을 써야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제일 신났다. 저절로 벌떡 일어나게 되니 말이다.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글을 쓰고 다듬고 적당한 사진을 찾아서 올리느라 오전 시간에 다른 일을 못하였기 때문이다.  承어느날에는 마땅히 떠오르는 생각도 없어서 뭘 쓸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그러다가 오블완 사이트에서 예시한 토픽에서 힌트를 얻어 '내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을 쓰기로 했다. 왜 여태껏 이런 글을 써놓지 않았을까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였다.그렇다. 좋은 글쓰..

People 202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