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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9

[인생 시]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눈이 부시게 – 김혜자 낭독 Dazzlingly Bright recited by Actress Kim Hye-ja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 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My life was sometimes filled with unhappiness, and other times with happiness. They say life is but a dream. I stay alive, so I am happy. At dawn, t..

People 2023.01.24

[Book's Day] 한국의 글쟁이 열전

G : 새해에는 어떤 독서계획을 세우셨나요? 정년퇴직하신 뒤로는 신간서적을 사 읽기보다 그동안 읽었던 책, 특히 서가에 꽂혀있지만 언젠가는 버려질 책을 중심으로 후학들에게 격려과 자극이 될 만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해주신다고 했지요? P : 네, 그렇습니다. 제 독서노트에 메모해 둔 구절은 물론 시간 없는 현대인들이 이 책의 이 대목만큼은 꼭 알아두면 좋겠다 싶은 것을 갈무리해서 매달 13일(Book의 B자 모양)에 여기에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제가 갖고 있는 고민거리를 여러 선배ㆍ동료들과 상의한다는 의미에서 여기에 제 고민상담 내용을 올리고자 합니다. G : 은퇴 후에도 왕성하게 KoreanLII 웹사이트 운영과 블로깅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P : 왜 저라고 고민이 없겠어요. Korean..

People 2023.01.13

[관계] 누군가와의 오랜 인연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사물)과 멀리 해도 아무렇지 않는 사람(사물)이 자연스럽게 구분이 되었다. 그동안 코로나 핑계대고 멀리 했던 사람과 포스트 코로나 후의 관계설정에 고심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여기 한 편의 그림 같은 시가 있다. 하루 농사일을 마친 시골 노인이 소를 외양간에 넣고 물을 먹는 소의 목덜미를 어루만지고 있다. 어스름이 깔린 저녁 적막에 쌓인 농가에서 시인은 평생 농사일을 해온 할머니와 그의 반려가 되어 묵묵히 일을 거들어온 소 사이에 따뜻한 정(情)이 오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화려한 색채는 없을지라도 정갈한 수묵화처럼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묵화(墨畫) - 김종삼[1] Picture in Black and White by K..

People 2022.12.22

[Book's Day] 나라를 사랑한 벽창우: 강영훈 회고록

G : 2022년의 마지막 13일 Book's Day에는 무슨 책을 소개해 주실 건가요? P : 요즘 MZ세대와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거론이 되면서 사표(師表)가 될 만한 큰어른이 없다고 하잖아요? 지난번 대선 때도 국가발전의 비전이나 지도력보다 비호감도 적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데 유리하다는 말도 있었지요. 특히 금년에 이어령 교수, 김동길 교수가 우리 곁을 떠나셔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사회의 격변기에 파란만장하면서도 어찌 보면 수호천사가 보살펴 어느 곳에서든지 탁월한 성과를 올린 인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88 서울 올림픽 직후 노태우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청농(靑儂) 강영훈(姜英勳, 1921~2016) 박사 이야기입니다(아래 사진, 2008. 5. 동아일보사 펴냄). G ..

People 2022.12.13

[건강] 70세가 노화(老化)의 갈림길

정기적으로 만나는 친구들 모임에서 고재웅 교수가 칠순 친구들에게 아주 귀중한 정보라며 복사물을 한 장씩 나눠주었다. 나와 고 교수와의 인연은 참으로 각별하다. 인연이 있으면 언젠가 만나게 마련이라는 인생법칙을 절감하기도 한다. 그는 지독한 다독가여서 세상문물에 박식 통달해 있고 교유(交遊)의 범위가 넓은 데다 달변이어서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나하고는 처음 직장에서 부서가 달라 인사만 하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그는 신설 은행 창립 멤버로 옮겼다가 뜻한 바 있어 라는 전문지를 창간했다. 내가 마침 해외에 나가 있던 시기여서 미국 금융계의 소식을 전하는 Correspondent 역할을 맡기로 했다. 말하자면 내가 시사적인 뉴스에 관심을 갖고 내 생각을 덧붙여 정리해 두는 습관은 그때 ..

People 2022.11.22

[Book's Day] 세잔의 액상프로방스

P : 오늘 Book's Day에 소개할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여행기로 유명 화가들의 본거지를 답사한 김영주 작가의 《생애 한 번쯤은, 아트 로드》(The Coup, 2022.9)란 책입니다. 부제가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흔적을 따라가다"로 되어 있어 책 내용을 대강 짐작하실 겁니다. G : 이번에는 주제가 무겁지 않은 신간서적을 고르셨네요. 화가의 그림을 보려면 보통 미술관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활동했던 곳을 방문했다면 화가의 인생과 화풍을 낳은 환경을 주로 살펴보았겠군요. P : 그렇습니다. 작가는 독자들이 직접 찾아가볼 수 있도록 교통편과 숙박편까지 알뜰히 소개하였고 술술 읽기 쉽게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수필식으로 써놓았어요. 해당 페이지에 실려 있는 화가..

People 2022.11.13

[추모] 故 최승환 교수의 영전에

※ 경희대 최승환(崔昇煥, 1965~2022) 명예교수가 11월 4일 밤에 별세하셨다. 오래 전에 수술을 받고 식사와 운동, 심지어는 호흡법까지 신경써서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하셨다. 방배동 우리집과 가까운 곳에 살고 계셨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서로 조심하며 자주 만나진 못하던 참이었다. 최 교수님은 연초에 정년을 맞으셨고 나는 이미 4년여 전에 캠퍼스를 떠났기에 지난 5월 학교 앞 레스토랑에서 정년퇴직 축하 모임을 가진 것이 마지막이었다. 최 교수님, 이게 어인 일입니까? 건강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계셨는데, 정년퇴직한지 1년도 안되어 우리 곁을 떠나시다니요? 그와는 달리 교수님의 학문적 업적은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국제법 중에서도 통상분야로서 우리나라가 국가이익을 확보하는 데 크게 이바지 하셨..

People 2022.11.06

[웨비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Smart Green

10월 26일 오전 한국산업은행(KDB) 북한정책포럼(회장: 이상만 중앙대 명예교수)에서 주관하는 웨비나가 열렸다. 주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경제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남북 경제협력을 추진할 것인가였다. 물론 북한에 대한 UN 안보리의 제재가 풀리고 남북간의 교류ㆍ협력이 활발해지는 것을 전제로 하여 경협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나는 포럼 초창기부터 운영위원으로서 관여하였기에 정년퇴직 후에도 관심 있는 주제는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이날의 주제도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만큼 시종 흥미롭게 Zoom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제1주제는 "남북 산업협력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진입전략"(산업연구원 김수정 부연구위원),[1] 제2주제는 "탄소중립 시대 남..

People 2022.10.31

[교유] 유붕이 자원 방래하니

공자님의 세 가지 즐거움[군자삼락/君子三樂] 중 두 번째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하는 교유(交遊)의 즐거움이다. 지난 주말[1] 실로 간만에 고교동창들을 부부동반으로 만났다. 고등학교 시절 문과 이과로 나뉘었던 데다 정기 동창회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해졌고 더욱이 부부동반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한 친구가 부부동반으로 만날 것을 고집하여 나 역시 아내와 함께 참석하였다. 전철 도봉산역에서는 다소 철이른 단풍구경을 기대하고 도봉산에 오르려는 등산복 차림의 나이든 사람들이 우루루 하차를 했다. 그들과 섞여서 도봉산역에서 1호선 전철로 갈아타고 의정부역 앞에 있는 호스트 친구의 성형외과를 찾아갔다. ..

People 2022.10.19

[Advice] 백패커 백 쌤에게 배운 것

tvN에서 방영하는 예능 프로 중에 백종원 씨가 남자 연예인들과 함께 진행하는 가 있다. 제작진이 의뢰한 곳에 가서 백팩(배낭 또는 차 트렁크)에 넣고 갈 정도의 식재료를 가지고 식사를 제공한다는 컨셉이다. 며칠 전 오후에 본 백패커 프로는 정말 이색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 흔한 예능 프로의 한 가지려니 했는데 백종원 씨와 그의 일행이 나에게 귀중한 조언을 해주는 것 같았다. 이날 백패커스가 의뢰받은 미션은 대전에 있는 기숙사에 가서 300여명의 학생들이 단체급식 아닌 '대학가 맛집'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일행을 태운 자동차가 향한 곳은 KAIST가 아니라 미래의 국군 간호장교를 양성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였다. 엄격한 학교 규율에 매여 사관생도들은 대학가의 제대로 된 맛집에 가볼 수 없..

People 202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