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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왜 희망의 끈을 꼭 붙잡아야 하는가?

Onepark 2023. 7. 11. 12:30

그동안 두문불출하였던 C 박사를 만났다.

오랫 동안 신장투석을 받아온 아들이 이화여대 의대부속 서울병원에서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경과가 좋아서 자기도 해방된 것 같다고 하였다. 아직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외부감염을 우려해 당분간 외출을 자제했었노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아들보다 젊은 사람이 뇌사판정을 받고 세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한다. 신장의 경우 다른 대기환자도 있었지만 그에게 거부반응이 있어 C 박사의 아들이 대신 행운을 잡았다는 것이다. 

 

C 박사는 갑자기 병원 측의 연락을 받고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무한정 기다려야 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야 했고 신장 이식이 적합한지 여부는 예측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이 결정되었는데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난 것은 자정이 훨씬 지나서였다.

차편도 모두 끊어지고 집까지 걸어갈 만한 거리여서 길에 나섰는데 마치 날아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때의 심정이란 정봉렬 시인이 어렸을 적에 들었다는 추억의 휘파람새 소리 같지 않았을까?!

휘파람새는 참으로 고운 노래를 부른다. 여름철새로 주로 깊은 숲속이나 섬에서 서식하는데, 영어로는 'Korean bush warbler'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휘파람 소리를 강조하여 'Whistling bird'라 칭하기로 한다.

 

* Korean Bush Warbler 휘파람새

 

휘파람새   -  정봉렬

Whistling Bird   by Chung Bong-ryeol

 

어디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가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운다

A whistling sound from somewhere
Makes my weary body stand up.

유년의 늘푸른 숲에서 노래하던

휘파람새가 찾아왔나 보다

A whistling bird has come to see me
That used to sing in the childhood evergreen forest.

둥지를 다투지도 않고

슬픔이나 분노를 노래하지 않는

It never quarrels over its nest
Nor sings of sorrow or anger.

색깔도 모르고 모습도 알 수 없지만

어린 가슴을 뛰게 하던 휘파람새 ᆢ

I have no idea of its color nor shape,
But the whistling bird used to make my small heart beat.

희망이란 노랫말을 일깨워 주고는

눈부신 오월의 하늘을 날아오른다

It awakes me to a song of Hope.
and soars through the dazzling May sky.

 

 

나 역시 희망을 전해 주는 휘파람새 소리를 듣고 싶어서 관련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 보았다.

여름철에만 볼 수 있는 나그네새인데다 몸집이 작고 주로 숲이나 덤불 속에서 서식하기에 휘파람새를 발견하고 소리까지 채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탐조가(birdwatcher)들이 정성껏 제작해서 올린 여러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47초짜리 Sallydica 님, 바람소리도 들리지만 영상이 선명한 50초 분량의 낭만작가 윤희찬 님, 그리고 60분짜리 ASMR 새모나TV 영상을 소개한다.

그리고 휘파람새는 아닐지라도 그 느낌을 비슷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 Paul Mauriat의  Alouette (종달새, 1968), 그리고 Yanni가 표현하는, 서양에서 많은 연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Nightingale을 함께 감상해도 좋을 것 같다.

 

영화 Shawshank Redemption에서 감옥을 빠져나온 주인공

우리가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는 것은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그리스도인으로서 믿음, 소망, 사랑을 가져야(고린도 전서 13:13)하기 때문이다.

그 같이 굳센 희망을 품고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점령하고 있는 암스테르담에서 안네 프랑크와 그의 가족이, 또 남아프리카에서는 1990년 석방될 때까지 27년간 넬슨 만델라가 외딴 섬 감옥에서 버틸 수 있었다.

 

비록 소설이지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코엘료의 <연금술사>, 스티븐 킹의 <쇼생크 탈출>에서도 주인공들은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소원을 이루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 장을 넘길 때 무한한 감동에 젖어들게 되는 것이다.

 

⇒  KoreanLII의 Hope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