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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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강릉 안목 해변의 카페 거리

예전엔 강릉에 가면 경포대와 오죽헌, 선교장을 찾아가고, 식사를 하려면 해변가 횟집이나 초당두부 마을로 갔다. 요즘 젊은이들은 해변가의 커피하우스나 유명 맛집으로 간다. 모처럼 바다를 보러 와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백사장을 걷다가 두세 시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고, 또 SNS에 인증사진을 올릴 수 있는 곳부터 찾아간다. 아무래도 MZ세대가 회를 시켜 먹기에는 부담이 크고 SNS에 올렸을 때 '좋아요'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강릉] 안목 해변의 카페에 앉아 동해 바다를 보네. 밀려오는 흰 파도는 카푸치노의 거품[1]인가. 오래 전부터 국내 커피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왔고 커피 전문점 창업은 망하기 십상이라고들 했다. 커피값이 원가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코로..

Travel 2022.02.03

[신년] 동해 일출과 오색약수, 한계령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기 위해 강원도로 떠났다. 평창에 머물다가 날씨를 보아가며 산이나 바다에 가 볼 생각이었다. 12월 31일 강원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 TV 뉴스에서는 모처럼 맑은 날씨에 동해 일출 광경을 보러 35만대의 차량이 동해안으로 몰릴 것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라 주요 일출 포인트는 통제된다고 하니 모르긴 몰라도 많은 사람이 해변가로 몰래 나가거나 바다가 보이는 도로변의 차 안에서 동해 일출을 보았을 것이다. 물론 나는 새해 첫날 아침 7시 30분부터 거실 TV를 통해 장엄한 일출 광경을 편하게 볼 수 있었다. 한 해 달력의 마지막 날 해야 할 일은 딱 세 가지다. 대청소 말고 마지막 정리해야 될 물건이나 기억을 치우는 것과 묵은 때를 벗기기 위해 ..

Travel 2022.01.01

[번역] 라마르틴의 "호수"에서 헤매다

오래 전의 노트에서 다음 시 구절을 발견했다. Start ․․․ 내가 몇 순간의 유예를 청했으나 부질없는 일 시간은 나를 피하여 달아난다 나는 이 밤에게 말한다 좀 더디게 가라고 그러나 새벽은 이미 밤을 거두려 한다 사랑하자 그러므로 사랑하자 인간은 머물 항구가 없고 시간은 쉴 기슭이 없어라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지나간다 ․․․ "연인과 함께 보내는 이 밤, 부디 끝나지 말아다오" 호소하는 듯한 아주 낭만적인 시였다. 시 전문(詩全文)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프랑스의 낭만주의(romanticism) 시인 알퐁스 라마르틴(Alphonse de Lamartine, 1790-1869)의 "호수(Le Lac)"였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불어로 된 원시와 영역된 시 전문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1]..

Travel 2021.11.21

[단풍] 낙엽이 꽃이 되는 제2의 봄이련가!

예로부터 가을 단풍은 시인묵객들의 감상의 대상이었거니와 해외 문인들의 어록도 만만치 않았다.[1] 무엇보다도 알베르 까뮈가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을 꽃이라 하고 '제2의 봄'이 왔다[2]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꽃이라면 벌나비가 찾아오고 시간이 지나면 열매를 맺지 않은가! 아름다운 낙엽을 보러 사람들이 찾아오고 겨울이 지나면 낙엽이 진 자리에 새 움이 돋을 테니 틀린 말은 아니라 싶었다. 아니 낙엽은 땅을 기름지게 하고 뭍짐승들의 겨우살이를 도우므로 더 많이 좋은 일을 하는 셈이다. 11월 첫 주말 위드코로나로 너나 할 것 없이 단풍 구경 나설 때 행락객이 적을 듯한 오대산 월정사 선재길[3]로 단풍 구경을 다녀왔다. 본래 월정사는 암반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금강연(金剛淵)과 속세의 먼지를 씻겨주는 금..

Travel 2021.11.11

[심리] 여행지에서 웬지 적대감이 느껴질 때

자신감을 읽으면 온 세상이 날 적대시한다. If I have lost confidence in myself, I have the universe against me! - Ralph Waldo Emerson 여러 나라를 여행할 때 간혹 여행지 사람들이 나에게 적대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 역시 벼르고 별러서 프랑스를 여행할 때였다. 마침 파리 시내에서 테러가 발생해 기차역의 물품보관함이 폐쇄되는 바람에 무거운 여행짐을 어디 맡겨놓을 데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짐을 메고 끌고 다니며 개선문과 에펠탑을 구경해야 했다. 그리고 몽마르트르 언덕을 올라가 하얀 돔의 사크레쾨르 성당 (Sacre-Coeur Basilica in Montmartre, 성심교회)를 찾아갔다. 본당 안으로 들어가자 일순간 적막이..

Travel 2021.10.25

[한강] 주먹을 쥐면 힘! 손을 펴면 사랑!

9월 29일 저녁 한강 인도교를 건너 노들섬으로 걸어가는 길이었다.비를 뿌리던 구름이 조금씩 걷히자 한강 위로 하늘이 환해졌다.인도교에는 적지 않은 퇴근길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로 달리거나, 또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다.무심코 걸어가던 차에 인도교 난간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게 보였다.자연히 따라가면서 읽게 되었다.  생 명 ! 생명은 내 것이 아니다.태양의 빛과 대지의 꽃,숨쉬는 모든 것과 함께 있다.살아있는 것만으로 가진 것이 많고혼자라도 외롭지 않는 것이내가 가진 생명이다. 걱정마라.주먹을 쥐면 힘이!손을 펴면 사랑이!세상은 내 손 안에 있다.  큰 울림이 있는 이어령 교수/문화부장관의 시였다.그래서 영어로도 한 번 새겨 보았다. Life! ..

Travel 2021.09.30

[평창] 외골수 집념이 맺은 풍성한 결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평창은 영동고속도로 평창 나들목(IC)이 아니라 대관령 IC로 나와야 한다. 평창군은 봉평면, 용평면, 진부면, 대관령면(종전의 도암면), 대화면 등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지명 덕분에 우리 귀에도 익숙한 편이다. 평창(읍/邑이 아닌 올림픽 개최지)에서 제일 가까운 KTX 정차역은 진부(오대산)역이다. 요즘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나라가 올림픽 개최를 원치 않는 등 그 양상이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강원도 평창은 세 번째 도전 끝에 개최에 성공하였다. 2010년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2014년은 러시아 소치에 밀렸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는 역대 가장 많은 92개국이 참가했을 뿐더러 북한 선수단도 참가함으로써 모처럼 한반도에는 평화 무드..

Travel 2021.09.22

[번역] 제주 산방굴사 탐방기(漢詩)

부산 사는 시인・여행가 박하 박원호 선생이 제주도 여행 중에 발굴한 한시(漢詩)를 몇 편 보내주셨다. [1] 박하 선생의 시는 전에도 세연정 등 몇 편을 영어로 옮긴 적이 있기에 이번에는 그가 한시를 번역해놓은 것을 나는 다시 영어로 옮겨보기로 했다. 나 역시 서귀포 부근의 산방굴사[2]를 오래 전에 가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1983년 신혼여행 때 그곳에 들렀다가 산방굴사 앞에 신부와 나란히 앉아서 바다풍경을 바라보며 10년 뒤에 또 오자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더 지나서였는데, 나는 그 사이에 유럽과 미국에서 여러 해 살면서 이곳보다 경치 좋은 곳을 많이 가보지 않았느냐는 핑계를 댔다. 山房窟寺 - 李漢雨 산방굴사 - 이한우 Small Temple Sambang i..

Travel 2021.08.10

[자연] 하늘에 펼쳐진 다채로운 그림

올여름 특히 6~7월의 하늘은 실로 변화무쌍했다. 초여름이 되자 오후만 되면 짧은 시간 동안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히면서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내렸다. 장마가 7월 초가 되어서야 시작되는가 싶더니 보름도 못돼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내 불볕더위가 시작되었다. 미국 서부지방과 유럽에 열풍이 불어닥쳤으며 미국에선 산불, 유럽에선 기록적인 폭우가 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다. 모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탓이라고 했다. 우주 속의 푸른별 - 지구에서 일어난 지난 몇 달간의 두드러진 변화였다. 구름은 하늘을 화폭 삼아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그림을 면밀히 관찰하여 아름답게 묘사한 화가로는 영국의 낭만주의 화가 존 콘스터블(John Constable, 1776~1837)을 첫 손에 꼽을 수 있..

Travel 2021.07.23

[선교]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아웃리치

7월 9일 온누리교회 서초B 공동체 6다락방에서는 인도네시아 아웃리치(Outreach)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예년 같으면 해외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지역이나 시골교회에 가서 의료 봉사, 건물 개보수・농촌봉사 활동을 하러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선교 현장에 가지는 못하고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격려와 성원을 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우리 교회는 대학청년부 지원자를 중심으로 4명씩 조를 짜서 비수도권 지역에 아웃리치 봉사를 가기로 계획한 바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 사이에 델타 변이가 무섭게 번지고 있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 다락방에서는 인도네시아에 가 계시는 양성모 선교사 가정을 위해 교회의 구역식구들과 줌으로 아웃리치 행사를 가졌다. 90여 분간 진행..

Travel 2021.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