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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늦가을 일본 온천 여행 (1)

Onepark 2022. 11. 28. 21:40

코로나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자 마치 봇물 터지듯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우리 내외도 결혼기념일이 다가옴에 따라 최근 입국제한이 풀린 일본으로 온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북부(홋카이도, 아오모리)와 남부(큐슈, 오키나와) 지역은 가보았으니 일본의 3대 온천으로 꼽히는 혼슈 중앙의 쿠사츠에 가볼 차례였다. 마침 11월 25일 출발하는 한진관광의 가루이자와-쿠사츠-도쿄 3박4일 상품이 눈에 띄었다.

 

* 그사이 인천공항에선 자동화, 디지털화가 상당히 진척돼 있었다.
* 제2터미널의 DFS 상점들은 아침 일찍 문을 열어놓고 손님을 맞았다.
* 비행기를 탈 때 흥분과 기대감이 가장 고조되는 순간은 에어로브리지/트랩에 오를 때이다.

 

간만에 이용하게 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출국수속을 밟는 여행객들이 적지 않았다.

나도 새로 만든 여권을 들고 여행사에서 대신 입력을 해준 Visit Japan (웹을 통한 日후생성 앞 코로나 검역관련 여행자정보 제출) QR 코드 프린트 물과 우리나라 3차백신 접종확인서(영문)를 지참하고 보안검색대와 자동 출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

대부분의 출국절차가 자동화되어 기다리는 시간 없이 편리하게 비행기를 타러 갈 수 있었다.

 

인천공항이 월드베스트 공항이라는 자부심은  일본의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더 실감할 수 있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일본 정부가 여객기 취항 및 관광객 입국을 아직 몇 나라로 제한하고 있다지만 몇 시간 전에 거쳐온 인천공항에 비하면 나리타(成田)공항은 작년에 올림픽을 치른 국제공항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우리 일행이 모두 집합한 다음 박지안 가이드를 따라 공항 주차장까지 이동한 후 도호쿠 관광버스에 탑승했다.

 

 

나리타 공항을 벗어난 버스는 니이가타로 가는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금요일 오후 시간인데 교통량 증가로 지체되는 구간이 많았다.

한참을 달린 후 '작은 에도'로 불리는 가와고에(川越)로 갔다. 이곳에는 에도 시대의 창고가 많았으나 19세기 대화재로 소실된 후 더 튼튼하게 만들어 전통상점으로 개조한 후 관광객들을 맞고 있었다. 이 지역 특산물인 고구마를 소재로한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이 인기 상품이라고 한다.

가와고에의 랜드마크는 시간을 알리는 종탑이다. 이것도 소실되었다가 메이지 왕의 격려금으로 다시 지었다고 하며 우리는 그 골목길의 목조건물 스타벅스에 들어가 아메리카노 커피(여행사의 웰컴 드링크)를 마셨다.      

 

* 가와코에의 랜드마크인 '시간의 종' 탑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표준시는 도쿄가 위치한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체감 시간이 서울에서보다 30분이 빠른 셈이다. 예컨대 일몰시간이 서울에서 5시 반이라면 도쿄에서는 5시면 어두워진다.

우리가 탄 버스는 군마현 소재 미나카미(水上)의 마츠노이(松乃井) 온천호텔에 도착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에서 만든 Pepper 로봇이 여행객들을 맞이하였다.

 

 

객실은 베란다도 딸려 있는 널찍한 다다미방(和室)이었다. TV는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기에는 너무 작아 보였다.

현지인들이 하는 것처럼 우리도 호텔 구내에서 유다카를 입고 슬리퍼를 신었다. 뷔페식 저녁을 먹고 오자 객실에는 이미 이부자리가 깔려 있었다.

 

 

가이드가 마츠노이 온천호텔은 정원이 아름답고 바깥 경치를 보며 온천욕을 할 수 있는 노천탕이 일품이라고 안내하였기에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정원에 있는 노천탕으로 갔다.

정말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일본식 정원이 정갈하게 잘 가꾸어져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의 대중탕은 옷을 벗어놓는 곳이 개방식 바구니이다. 객실에 있는 목욕바구니(큰타올, 작은타올, 세면도구)를 들고서 유가타만 입고 오면 끝이다. 더욱이 욕장 내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휴대폰도 들고 올 필요 없고 우리나라에서처럼 옷 보관함 키를 팔찌처럼 차고서 탕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아래 사진은 주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객실로 가서 스마트폰을 들고와서 촬영한 것들이다. 노천탕 내부의 사진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게 호텔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여름철의 노천탕 사진을 복사하여 게재하였다. 온천욕을 할 때 마치 음악소리처럼 들렸던 윈드 차임벨은 직접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툭 트인 온천 위로 찬바람 이니 낙엽이 지네

단풍잎 사이로  뜨거운 물 속에 몸을 누이니

여기는 어디메요, 신선이 노니는 곳이련가!

Above an open-air spring bath,
chilly wind lets autumn leaves drift away.

Beside the red and yellow leaves,
I lie down in the hot spring water.

What do you call this amazing place?
It's Sinseons' playground, isn't it?

* Three 17-syllable verses of haiku

 

* 마츠노이 호텔의 노천탕에서 바라다보이는 바깥풍경. 사진출처: 호텔 홈페이지

 

 

둘쨋날 방문할 곳은 여름철 피서지와 별장지대로 널리 알려진 가루이자와(輕井澤)로 고속도로를 통해 이동하였다.
오늘도 구름이 조금 끼었으나 바람도 없고 맑은 날씨였다. 한국에서는 토요일이면 유명 관광지로 가는 행락차량들로 고속도로가 붐볐을 테이지만 도쿄와 가까운 관광지임에도 고속도로나 휴게소는 한산한 편이었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났다. 일본인들은 자가용이 있어도 대부분 소형자나 경차여서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는 사통팔달로 연결되어 있는 철도나 전철을 더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알프스 등산도 철도와 로프웨이/케이블카가 더 편리한 스위스가 그러했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전략이 철도노선의 증설, 고속화보다도 고속도로 개설, 자동차산업 육성에 중점을 두었다. 그 결과 고속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지고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되었으나  장거리 여행할 때마다 비용이 많이 들고 교통체증과 피로도가 심한 게 단점이다. 그러니 자동차도 중대형이 더 인기이다.

일본 고속도로를 달릴 때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은 제한속도가 80km/h인 곳이 많고 휴게소가 많지 않은 대신 도로 주변에 송전탑이 눈에 많이 띄었다. 원전이든 화전이든 거점분산이 아니라 집중되어 있는 편이고 지방에도 산업기지와 공장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탓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 한국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일본 고속도로의 휴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