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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9월을 소재로 한 노래

Onepark 2022. 9. 4. 07:45

열대야와 호우주의보로 점철되었던 8월이 가고 9월이 왔다.

아직 가로수 잎은 푸르른데 길바닥에는 철 이른 낙엽이 떨어져 있다.

 

* 사진제공: 양평 김영윤 회장

 

이와 같이 9월을 맞으면 여름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와 함께 결실의 계절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학교에 재직할 때에는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수강생들의 얼굴을 익히고 강의준비로 분주했던 기억이 난다.

9월이 되면 "새털구름 높이 떠 있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비상하는 꿈을 꾼다"는 시를 떠올리곤 한다. 

 

9월의 기도   - 이해인, 시인/수녀

Prayer of September   by Sister Lee Hae-in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Oh, that radiant Sun,
Let me open the door of my mind,
and feel the light upon my whole body.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Let the dismal mind and dark mind
be erased wholly.
Make the mind lighter and brighter than before,
and embark on the road trip of September.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While walking through the flower way,
and looking up the high and blue sky,
I wish to dream
to fly away freely.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Let me speak of and write on my dream,
and sing a song of dream,
and perform a dance of dream.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This Autumn,
Let us never be parted
but make our love more deep-rooted.

 

* 무리지어 나는 대붕(大鵬) 모습의 새털구름. 사진출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2012.10.22

 

9월은 하늘이 높아만 가고 들판에서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계절이다.

사람들은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고 성묘를  한다. 그리곤 한 해 농사를 가늠하며 겨우살이 준비를 한다.

아무리 무심한 사람도 9월에는 나이드신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자가 된다.

자연스럽게 오늘의 각박한 현실과 대비가 되는 천진난만했던 시절의 고향동무들이 그리워진다.

아무리 현실주의자였던 사람도 9월이 되어 소슬바람이 불면 불현듯 옛 추억에 잠기곤 한다.

 

* 벼 이삭이 패기 시작한 들판. 사진제공: 유양수

 

이처럼 '9월의 노래' 하면 우선 길옥윤이 작곡한 패티김의 노래가 있는데 겨울도 되기 전에 사랑과 이별을 구슬피 노래한다.

미국의 경음악단 Billy Vaughn이 어깨춤이라도 추게끔 경쾌하게 연주하는 Come September 도 있다.

또 Bill Douglas의 Autumn Song 은 가을날 아침의 투명한 이슬방울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9월, September가 들어간 팝송이라면 홍콩의 배우 여명이 부른 Try to Remember 를 빼놓을 수 없다.

 

Try to Remember [1] sung by Li Ming (Leon Lai)

기억해 봐요 - 여명(黎明)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was y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you were young and callow fe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9월 같았던 때를 기억해 봐요, 삶이 여유롭고 달콤했던 시절
9월 같았던 때를 기억해 봐요, 잔디가 푸르고 곡식이 황금빛으로 익어가던 시절
9월 같았던 때를 기억해 봐요, 그대가 젊고 풋내기였던 시절
기억해 봐요, 그리고 추억을 따라가요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no one wept except the willow.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dreams were kept beside your pillow.

Try to remember when life was so tender that love was an ember about to bi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follow.

기억해 봐요, 삶이 평안하여 수양버들 외엔 아무도 울지 않던 시절
기억해 봐요, 삶이 평안하여 베게 밑에 꿈을 간직했던 시절
기억해 봐요, 삶이 평안하여 타다 만 사랑이 연기로 피어오르던 시절
기억해 봐요, 그리고 추억을 따라가요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although you know the snow will follow.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without a hurt, the heart will hollow.

Deep in December it's nice to remember, the fire of September that made us mellow.

Deep in December our hearts should remember and follow.

12월이 깊어가니 기억하기 좋네요, 눈이 곧 내릴 것을 알지요
12월이 깊어가니 기억하기 좋네요, 상처받지 않고 가슴이 텅 비는 것을요
12월이 깊어가니 기억하기 좋네요, 우리를 성숙하게 했던 9월의 열정을요
12월이 깊어가니 우리의 가슴은 아름다웠던 추억을 따라가네요

 

Note

1] 본래 이 곡은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The Fantasticks 에 삽입되었던 남성가수의 노래이다. 작사는 Tom Jones, 작곡은 Harvey Schmidt가 맡아 했다. 앤디 윌리엄스가 1966년에 발표한 The Shadow of Your Smile 에 수록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위의 가사는 여명, 앤디 윌리엄스처럼 3절을 생략하거나 축약하지 않은 오리지널 버전이다. 요즘 노랫가사에서는 보기 드문 '~low'라는 라임(압운)을 잘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말 번역에서도 최대한 이를 살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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