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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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쁘띠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다

우리집 귀염둥이 쁘띠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1] 견생(犬生)으로 13년 2개월을 살았으면 장수(長壽)한 셈이라고 하나 우리 가족에게는 창졸간에 닥친 일이라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2021년 초 초음파검사 결과 간 쪽에 종괴가 보여 관찰을 요한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 반 년 만이었다. 두 달 후 검진에서는 간의 종괴가 커지고 비장에도 나타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것보다 심장판막이 약해져 피가 역류하고 심장에서 잡음이 들려 심장약 복용을 검토할 단계가 되었다는 게 더 신경이 쓰였다. 지난 8월 검진에서 비장에 혈관육종이 발견되었다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온 후 쁘띠가 불과 보름만에 우리 곁을 떠나고 만 것이다. 마지막에는 심한 경련발작을 일으켰으니 무엇 때문에 이렇게 급격히 악화되었는지 수의사들도 고개를..

People 2021.09.08

[Congrats] KoreanLII 론칭 10주년!

9월 28일이면 온라인 영어 법률백과사전 Korean Legal Information Institute (KoreanLII)를 개시한지 꼭 10년이 된다.사실상 혼자서 꾸려온 10년간의 KoreanLII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밝히고자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여기에 관심있는 분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동참을 호소하고자 하는 의도가 더 크다. How come to Start KoreanLII? 우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의 그레이엄 그린리프(Graham Greenleaf) 교수님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대학 강단에 서게 된 후로 개인정보 보호(data protection)를 새로운 연구분야로 택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그린리프 교수와 자주 교류를 갖게..

People 2021.09.02

[Poems] Seeing off 2021 Summer

Time flies. Being filled with ever-present COVID-19 warnings, unexpectedly short rainy season and endurable tropical summer nights together with the 2020 Summer Olympic Games, the summer of 2021 is about to leave. 산에 나무가 많아도 물이 없으면 아무도 살 수 없네. [새도, 벌레도, 물고기도, 사람도 ……] Without valley stream, thick wood in the mountain couldn’t stay any longer [with birds, insects, fish and even human beings]. This..

In English 2021.08.30

[Will] 블로그를 통해 …… 하려는 의지!

어느덧 8월 하순이 되었다.뉴욕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이맘 때쯤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한 9W 도로[1]를 드라이브하고 웨스트포인트[2]나 우드베리 카먼 몰에 자주 다녀오곤 했다.또 댈러스 SMU에서 유학생활을 마칠 무렵 PBS 방송에서 보여준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공연 중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던 "The End of August"도 생각난다. 콜로라도 로키 산맥의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빌 더글러스의 "Autumn Song"도 빼놓을 수 없다.  내 인생의 추수기이제는 내 인생에서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릴케가 "가을날" 시(둘째 연)에서 읊었던 것과 같은 심정이다. 마지막 결실이 꽉 차도록 명해 주시고, 그 열매에 이틀만 더 남쪽의 따스한 햇빛을 주시어 무르익도록..

People 2021.08.22

[Success] Powered by Imagination

요즘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도 못하고 사회활동이 크게 위축되다 보니 마치 철학자가 된 기분이다. "왜 사는가?"  "최근 무슨 일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는가?"은퇴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각별해진다. "어떻게 하면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가?" 2021년 초에 영화 "Julie & Julia" (2009)를 보고나서 나름대로 성공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만든 적이 있다.《꿈 × χ = 성공》에서  χ는  (어떤 계기를 실천으로 옮기는 힘) + (일단 세운 목표를 피드백 해가며 끈기있게 지속하는 집념) +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행운)의 合이라고 보았다.최근 KBS 1FM을 '시청'하면서 위의 세 가지 독립변수는 산술적 합(+)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x)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여기서 FM 방송 프로를 '시청'..

Show&Movie 2021.08.16

[번역] 제주 산방굴사 탐방기(漢詩)

부산 사는 시인・여행가 박하 박원호 선생이 제주도 여행 중에 발굴한 한시(漢詩)를 몇 편 보내주셨다. [1]박하 선생의 시는 전에도 세연정 등 몇 편을 영어로 옮긴 적이 있기에 이번에는 그가 한시를 번역해놓은 것을 나는 다시 영어로 옮겨보기로 했다. 나 역시 서귀포 부근의 산방굴사[2]를 오래 전에 가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1983년 신혼여행 때 그곳에 들렀다가 산방굴사 앞에 신부와 나란히 앉아서 바다풍경을 바라보며 10년 뒤에 또 오자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더 지나서였는데, 나는 그 사이에 유럽과 미국에서 여러 해 살면서 이곳보다 경치 좋은 곳을 많이 가보지 않았느냐는 핑계를 댔다.  山房窟寺 - 李漢雨      산방굴사 - 이한우Small Temple Samb..

Travel 2021.08.10

[번역] Non nobis, Domine (시편 115)

8월이다. 아파트 뜨락의 배롱나무[1]도 때맞춰 붉은 꽃을 피웠다. 더위도 물리칠 겸 국ㆍ영문으로 17음절의 짧은 시를 지어보았다. 염천(炎天) 백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 One hundred days of scorching summer Aren’t enough for Crape myrtle flowers. 한여름 땡볕에도 숨길 수 없는 님 향한 단심(丹心) Red petals can’t conceal Secret but steadfast mind Toward Apollo. 여름 휴가 피크시즌이기에 동해안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연일 차들로 메워진다고 한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숙소를 잡기도, 바닷가에 가기도 꺼려진다. 아니 은퇴자에게는 1년 열두 달이 휴가인 셈이니 굳이 지금 휴가를 떠날 필..

In English 2021.08.04

[수필] Piecemeal Awakening of Late

최근 '소소한 깨달음'이 있었다. 어디 템플 스테이를 다녀온 건 아니다. 은퇴 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깥나들이를 못하는 대신 집에서 PC 앞에 앉아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를 다듬고 고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방문객 수를 늘리고 일단 들어온 이상 이것저것 둘러보는 체류시간이 길어지도록 신경을 쓰게 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독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 만한 사항을 발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그 결과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한국의 아름다운 시를 영어로 번역하여 KoreanLII의 관련 있는 항목에 올리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즉 법 개념과 관련있는 시어(詩語)를 연결고리 삼아 'Poetry'라는 소제목 아래 내가 처음 번역한 시를 한영대역(韓英對譯)으로..

In English 2021.07.29

[자연] 하늘에 펼쳐진 다채로운 그림

올여름 특히 6~7월의 하늘은 실로 변화무쌍했다. 초여름이 되자 오후만 되면 짧은 시간 동안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히면서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내렸다. 장마가 7월 초가 되어서야 시작되는가 싶더니 보름도 못돼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내 불볕더위가 시작되었다. 미국 서부지방과 유럽에 열풍이 불어닥쳤으며 미국에선 산불, 유럽에선 기록적인 폭우가 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다. 모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탓이라고 했다. 우주 속의 푸른별 - 지구에서 일어난 지난 몇 달간의 두드러진 변화였다. 구름은 하늘을 화폭 삼아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그림을 면밀히 관찰하여 아름답게 묘사한 화가로는 영국의 낭만주의 화가 존 콘스터블(John Constable, 1776~1837)을 첫 손에 꼽을 수 있..

Travel 2021.07.23

[번역] 불 위에 올려진 물 없는 주전자

At nine o'clock in the morning, KBS 1FM radio delivers an opening poem. In the morning of late Spring this year, we could hear a wonderful poem recital performed by actress Kim Mi-sook as expected. It started with "On a day when flowers bloom." 꽃 피는 날엔 누구와도 다투지 않기로 한다 꽃 지는 날엔 어떤 일도 후회하지 않기로 한다 연두색 잎들 초록색으로 바뀔 땐 낡은 구두로 바다 위 돛단배와 물고기를 만든다 3년 전 정년퇴직한 후에는, 더욱이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면서부터는 집에서 FM 방송을 청..

In English 2021.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