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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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인복(人福) 있는 피아니스트 한동일

피아니스트 한동일(韓東一, 1941.12.4 ~ 2024.12.29)[1]은 해외파 연주자 첫 세대이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잿더미 속에 있을 때 도미(渡美)유학을 하고 줄리아드 스쿨에서 공부한 후 해외 콩쿠르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파블로 카잘스와 나란히 연주를 했다. 1960년대에 세계 27개국을 다니며 피아노 연주를 하고 1969년 28세로 인디애나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 당시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가 미국에 유학을 간 것이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세계순회 연주 다니는 게 모두 ‘대한늬우스’에 나올 정도였다. 음악에 소질있는 사람은 모두 뉴욕 줄리아드에 가는 줄 알았다.[2]여자골프 박세리 선수가 미국 L{GA에서 우승한 후 한국에 수많은 ‘..

People 2021.11.03

[독서] Isn't it Book's Day a Month?

G: 블로그에 Book's Day를 만드신다고요? 최근에 매우 인상적인 독서를 하셨나요? P: 팟방에서 '책걸상' 프로를 진행하는 강양구 YG(기자)-박재영 JYP(의사)가 제안한 건데요 매달 한 번씩 자기가 읽었던 책을 SNS를 통해 소개하자는 데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Book의 B와 비슷한 13일에 하면 더 좋겠다면서요.  G: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시니까 여기에 올리실 책도 많겠군요.P: YG-JYP 말을 듣고 제 독서일기를 찾아보니까 2007년 UCLA에 가서 안식년을 보낼 때 책을 수십 권 읽었고 메모 해놓은 것도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독후감을 많이 올려놓은 베스트셀러는 빼고 블로그 독자들에게 권할 만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지요. G: 아니, UCLA 로스쿨에 방문학자로 가서 ..

Holiness 2021.10.31

[심리] 여행지에서 웬지 적대감이 느껴질 때

자신감을 읽으면 온 세상이 날 적대시한다. If I have lost confidence in myself, I have the universe against me! - Ralph Waldo Emerson 여러 나라를 여행할 때 간혹 여행지 사람들이 나에게 적대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 역시 벼르고 별러서 프랑스를 여행할 때였다. 마침 파리 시내에서 테러가 발생해 기차역의 물품보관함이 폐쇄되는 바람에 무거운 여행짐을 어디 맡겨놓을 데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짐을 메고 끌고 다니며 개선문과 에펠탑을 구경해야 했다. 그리고 몽마르트르 언덕을 올라가 하얀 돔의 사크레쾨르 성당 (Sacre-Coeur Basilica in Montmartre, 성심교회)를 찾아갔다. 본당 안으로 들어가자 일순간 적막이..

Travel 2021.10.25

[은퇴 후]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정년퇴직한 지 3년이 지났다.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콕'하며 지내다 보니 간만에 만나는 사람마다 인삿말처럼 요즘 뭘 하고 지내는지부터 물어본다. 전에는 책 읽고 음악 듣고 산책한다고 했으나 반려견이 떠난 뒤에는 아침 저녁으로 하던 산책도 뜸해졌다. 잘 아는 사이라면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를 업데이트하는 일로 바쁘다고 하겠지만 KoreanLII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난감해진다. 나이가 들면 돌아가신 부모님을 많이 닮는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인 노인의 모습을 띠게 된다는 말도 된다. 돌이켜 보면 부친은 정년 후 서울 근교의 산을 오르셨고 철따라 먼 곳으로 산행을 하시기도 했다. 그리고 매일 일기를 쓰시고 지인들에게는 종종 편지를 부치셨다. 고인의 일기나 편지를 보면 그분의 생전..

People 2021.10.19

[전시회] 渡美 만학도 화가의 세상 보는 눈

며칠간 늦더위에 비까지 뿌리던 꾸무럭하던 날씨가 화창하게 개었다. 10월 13일부터 인사동 마루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김소연 개인전》을 보러 갔다. 여느 때 같았으면 차 없는 인사동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을 텐데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거리는 매우 한산했다. 덕분에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곳 저곳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와 기념품 가게의 쇼윈도우를 구경하며 느긋하게 걸을 수 있었다. 산은 입사동기회 홍기용 회장의 개인전 "축하 인사말"이 우리가 간간이 들었던 그 간의 홍 회장 개인의 히스토리를 전해 주었다. 60이 넘었어도 '청춘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53세에 미국 유학 길에 올라 필라델피아에 있는 유서 깊은 펜실베니아 미술 아카데미(PAFA)에서 다양한 작품..

Show&Movie 2021.10.13

[인터뷰] KoreanLII 10년 운영의 비결?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 개통 10주년을 맞아 박훤일 전 경희대 교수가 법률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기사는 법률신문 2021년 10월 7일자에 실렸다. 이날 기자의 사전 질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1] *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Wikipedia 백과사전 형식인데 어떻게 혼자서 그 방대한 법률백과사전의 콘텐츠를 만들었나? * 방문통계를 보면 KoreanLII 사이트는 누가, 어느 그룹이 제일 많이 찾는가? [2] * KoreanLII에는 법률백과사전임에도 국내외 시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 만일 협업이나 후원이 이루어진다면 누구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싶은가? [4] * 이 기사를 보고 동역자가 나선다면[5] 그가 KoreanLII로부터 받을 ..

People 2021.10.07

[한강] 주먹을 쥐면 힘! 손을 펴면 사랑!

9월 29일 저녁 한강 인도교를 건너 노들섬으로 걸어가는 길이었다.비를 뿌리던 구름이 조금씩 걷히자 한강 위로 하늘이 환해졌다.인도교에는 적지 않은 퇴근길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로 달리거나, 또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다.무심코 걸어가던 차에 인도교 난간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게 보였다.자연히 따라가면서 읽게 되었다.  생 명 ! 생명은 내 것이 아니다.태양의 빛과 대지의 꽃,숨쉬는 모든 것과 함께 있다.살아있는 것만으로 가진 것이 많고혼자라도 외롭지 않는 것이내가 가진 생명이다. 걱정마라.주먹을 쥐면 힘이!손을 펴면 사랑이!세상은 내 손 안에 있다.  큰 울림이 있는 이어령 교수/문화부장관의 시였다.그래서 영어로도 한 번 새겨 보았다. Life! ..

Travel 2021.09.30

[평창] 외골수 집념이 맺은 풍성한 결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평창은 영동고속도로 평창 나들목(IC)이 아니라 대관령 IC로 나와야 한다. 평창군은 봉평면, 용평면, 진부면, 대관령면(종전의 도암면), 대화면 등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지명 덕분에 우리 귀에도 익숙한 편이다. 평창(읍/邑이 아닌 올림픽 개최지)에서 제일 가까운 KTX 정차역은 진부(오대산)역이다.  요즘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나라가 올림픽 개최를 원치 않는 등 그 양상이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강원도 평창은 세 번째 도전 끝에 개최에 성공하였다. 2010년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2014년은 러시아 소치에 밀렸었다.2018년 평창 올림픽 때는 역대 가장 많은 92개국이 참가했을 뿐더러 북한 선수단도 참가함으로써 모처럼 한반도에는 평화 무드..

Travel 2021.09.22

[계절] 가을이 되면 들려오는 노랫소리

※ 2022년 2월 중순 Tistory에 Law in Show & Movie 블로그를 새로 개설하고 기존 Travel & People 블로그의 기사 중에서 영화와 공연, 전시에 해당하는 것은 대부분 Tistory로 옮겼습니다. 일부 Travel & People 주제에 부합하는 기사와 사진은 링크가 남아 있는 관계로 여기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풀벌레 소리가 커졌다. 영화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의 OST도 많이 들려온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이 영화(1994)는 브래드 피트, 안소니 홉킨스, 줄리아 오몬드가 출연하여 미국 몬태나 주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러드로우 가족의 애증과 성쇠를 보여준다. 본래 원제는 한 가족의 몰락이 그 고장의 전설이 되었다는 의..

Show&Movie 202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