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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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흙수저의 성공방정식과 전자 레인지

G: 지난번 소개해주신 패션 사진작가 헬무트 뉴튼 이야기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P: 아, 그래요? 헬무트 뉴튼은 자기가 처한 불리한 여건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길(survival)을 모색한 사람이었지요. 오늘 말씀드릴 인물은 그야말로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지만 남다른 노력을 해서 개인적으로도 성공하고 인류에게 큰 유익을 안겨준 사례라 하겠습니다. G: 역경을 딛고서 성공했다니 요즘처럼 삼포자, 오포자가 속출하는 세태에 본받을 점이 많겠군요. 동양사람인가요, 서양사람인가요? P: 퍼시 스펜서(Percy Spencer 1894~1970)라는 미국의 엔지니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군사과학 분야에서는 '제2의 에디슨'이라 불릴 만큼 유명한 인사입니다. 호기심 많은 발명가일 뿐만 아니라 ..

People 2022.01.31

[인연] 고요할 '靜' 자에 얽힌 사연

우리나라의 남녀노소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가요 중에 이선희의 인연(因緣)이 있다.영어로는 "Fate" 또는 "Destiny"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내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영어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고달픈 삶의 길에 당신은 선물인 걸 이 사랑이 녹슬지 않도록 늘 닦아 비출께요 취한 듯 만남은 짧았지만 빗장 열어 자리했죠 맺지 못한데도 후회하진 않죠 영원한 건 없으니까You're an unexpected gift in my life filled with misery and troubles. I'll brush upon the lovely gift lest it should get any stain. Our encounter briefly passed as if in a drunken mo..

People 2022.01.25

[추모] 故 윤성근 판사님의 영전에

아, 이게 어인 일입니까! 편찮으시다는 말을 듣고 지난 연말에도 새해에는 건강을 잘 챙기자는 덕담도 서로 나눈 참이었는데 신문 부고 난에서 1.11(수) 별세 소식을 들었습니다. 더욱이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조문도 사절하신다고 하여 마지막 가시는 모습도 뵙지 못했습니다. 정말 송구합니다. 다행히 판사님[1]과 친분 있는 송웅순 변호사가 작년 말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 책자[2]를 보내줘서 판사님의 빛나는 발자취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지요. 판사님의 평소의 지론과 지나온 삶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저로서도 여러 새로운 면모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은 2002년 12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UNCITRAL(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 담보법제에 관한 워킹그룹 회의 때였죠...

People 2022.01.19

[Book's Day] 도발적 사진작가 헬무트 뉴튼

G: 매달 13일 책을 한 권씩 소개해 주시기로 했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P: 네, 은퇴 후의 삶이 지루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시간이 시속 70km로 빨리 달리는 것 같습니다. G: 오늘은 무슨 책인가요?P: 제가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학기 중에 꼭 소개하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연금술사>를 쓴 코엘료, 영화 꿈(Dreams)>을 만든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 그리고 오늘 소개할 '관음과 욕망의 연금술사'로 불렸던 헬무트 뉴튼 세 사람이었지요. G: 앞의 두 사람은 저도 알겠는데, 헬무트 뉴튼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습니다.P: 그럴 거예요. 패션 사진작가였거든요. 그런데 그의 삶의 이력이 좀 독특하여 에로티시즘(官能美)을 패션 사진에 끌어들인 분으로 유명하지요. 그런 공과도 있지만 2..

People 2022.01.13

[번역] … 연후(然後)에 알게 된 깨달음

1월 6일 저녁 클래식 FM 방송을 듣다가 마음을 울리는 詩 한 구절이 귀에 꽂혔다.정신이 번쩍 들었다. 귀를 기울여 나머지 구절을 메모하기 시작했다.마치 배경음악(BGM)이 뉴스특보(Breaking News)로 바뀐 것처럼 손과 머리속이 부산해졌다. 고요히 앉아 본 뒤에야 평상시의 마음이 경박했음을 알았네. 침묵을 지킨 뒤에야 지난날의 언어가 소란스러웠음을 알았네, 일을 돌아본 뒤에야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음을 알았네. 문을 닫아건 뒤에야 앞서의 사귐이 지나쳤음을 알았네. 욕심을 줄인 뒤에야 이전의 잘못이 많았음을 알았네. 마음을 쏟은 뒤에야 평소의 마음 씀이 각박했음을 알았네.출처: 류시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진계유라는 시인 이름을 가지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내가 찾는 시..

People 2022.01.07

[신년] 동해 일출과 오색약수, 한계령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기 위해 강원도로 떠났다. 평창에 머물다가 날씨를 보아가며 산이나 바다에 가 볼 생각이었다. 12월 31일 강원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 TV 뉴스에서는 모처럼 맑은 날씨에 동해 일출 광경을 보러 35만대의 차량이 동해안으로 몰릴 것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라 주요 일출 포인트는 통제된다고 하니 모르긴 몰라도 많은 사람이 해변가로 몰래 나가거나 바다가 보이는 도로변의 차 안에서 동해 일출을 보았을 것이다. 물론 나는 새해 첫날 아침 7시 30분부터 거실 TV를 통해 장엄한 일출 광경을 편하게 볼 수 있었다. 한 해 달력의 마지막 날 해야 할 일은 딱 세 가지다. 대청소 말고 마지막 정리해야 될 물건이나 기억을 치우는 것과 묵은 때를 벗기기 위해 ..

Travel 2022.01.01

[인물] 데이트 폭력 사이코 판별법

G: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데이트 폭력 사고가 일어나니 딸 가진 부모는 안심할 수가 없네요. P: 그렇습니다. 옛날이라고 이런 사건 사고가 없었겠어요? 언론매체가 발달해 그만큼 많이 알려지는 점도 있지요. G: 선생님은 학교에서 젊은이들을 많이 상대하셨으니까 잘 아실 듯하니 데이트 폭력 예방법이라 할까, 위험인물 판별법을 알려주십시오. P: 다행히 데이트 폭력이나 개스라이팅을 당했다는 학생의 상담을 한 적은 없었고, 언론보도나 소설, 드라마를 통해 많이 접했을 뿐입니다. 저도 금년에 수능시험을 본 조카손녀딸이 셋이나 되어 앞으로 데이트를 할 때 어떻게 하면 그런 소질이 있는 사람을 감별할 것인가 조언해줘야겠다 생각해보긴 했지요. G: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데이트 폭력 또는 개스라이팅 사..

People 2021.12.28

[예배] 성령을 따라 사는 생명의 삶

P: 장로님, 요즘 서로 사랑한다는 사람들 사이에 끔찍한 일이 하루 걸러 잇따르고 있어요. B: 그러게 말입니다. 교제하던 여성이 그만 만나자고 하면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보오"하고 돌아서면 될 터인데 흉기를 들고 여자 집을 찾아가 칼부림을 하다니요! P: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한 젊은이들은 자기가 점 찍은 사람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못 견뎌 하는 것 같아요. 게임 속에서는 재빠른 손놀림과 적절한 시기에 투입하는 아이템으로 무엇이든 쟁취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니까요. 그러니 분노가 치밀고 상대방을 위협해서라도 자기 뜻대로 하려는 것 아니겠어요?! B: 상대방을 인격적 존재로 인정한다면 그가 무슨 결정을 하든지 존중해줘야 할 텐데요. 우리는 하나님의 피조물임에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

Holiness 2021.12.19

[Book's Day] 로마 제국과 기독교

G: 이 달 Book's Day에는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P: 지난 달에는 '로마 제국과 유대인'을 했으니 그 후속편으로 '로마 제국과 기독교'를 언급한 책 몇 권을 말씀드리지요. G: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기독교의 신이 전지전능하신 분이라면 로마 제국의 머리나 심장을 차지하면 기독교는 제국의 영토 곳곳으로 전파될 수 있을 테니까요. 지금도 로마에 가보면 포로 로마노에는 옛 제정시대 건물의 대리석 기둥 몇개만 남아 있을 뿐이지만 베드로 성당과 바티칸 시공국(The Vatican City State, 1929년 라테란 조약에 따라 독립국가 지위 인정 'the Holy Sea'라고도 함)은 여전히 건재하잖습니까!P: 예수 그리스도의 생전에 로마는 이미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Holiness 2021.12.13

[번역] 우리 詩 영역(英譯)의 스무 고개

김상문 친구가 학교 동창들 단체 카톡방에 "오늘의 시"를 올렸다. 얼리버드 회원이 글을 올리면 그와 관련이 있는 기존 포스팅 기사를 다른 회원들도 함께 읽어볼 수 있게 그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의 주소를 링크시켜 놓는 식이다. 얼마나 부지런한지 2006년 11월부터 "한사람 시와 마음"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동안 포스팅한 항목이 무려 7천개가 넘는다. 1일 방문자가 1천 명이 넘는 날이 많고 15주년이 되는 지난 11월 말에는 누적 방문자 수가 드디어 1백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12월 10일 그가 링크시켜 놓은 네이버 블로그의 표지사진은 빨갛고 노란 채송화꽃, 목필균 시인의 "송년회"였다. 그의 고정독자인 나로서는 스무 고개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곤 한다...

In English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