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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졸업 50주년 앙코르 수학여행 3

남도여행 셋째 날 아침이 밝았다.창밖으로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곽종훈 형이 카톡방에 성경 구절을 올렸다. 'Early Bird'로구나~!사흘 동안 버스 옆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초등학교 중학교 선배이니만큼 "학교 다닐 때부터 따라다녔더라면 나도 좋은 성적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앙심이 두터우신 분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아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잠언 3:5~6) "옛날 옛적에 원효 스님이라는 잘 생긴 중이 살았대요"라는 스토리가 머리에 떠올랐다.어제 향일암에 올라가서 보았거니와 변변한 길도 없었을 때 원효 스님은 괴이쩍은 큰 바위 틈을 비집고 올라가 너른 암반 위에 결과부좌를 틀고 앉..

Travel 2025.06.05

[여행] 졸업 50주년 앙코르 수학여행 2

여행 일정표에 의하면 둘째 날은 방문할 곳이 많았다.그래서 한두 군데 빼더라도 아침을 느긋하게 즐기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문 아침식사를 한 후 8시에 숙소를 나서 고흥 나로호 우주센터부터 가보기로 했다. 점심 때에는 여수의 자랑인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과 갓김치를 먹고 해양세계박람회(Expo)가 열렸던 여수항을 중심으로 해상 케이블카, 여수항 크루즈를 즐기기로 했다. 여수 금오산의 향일암을 찾아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그런데 누구나 이미 가보았거나 알고 있던 것임에도 막상 현장에 가보니 모든 게 경이로움(Wunderbar!) 그 자체였다.그것은 아침식사를 한 도시락(都市樂) 레스토랑 창밖으로 보이는 이순신 대교를 둘러싼 화제에서 시작되었다. 순수 국내기술로 건설한 최장의 현수교여수에는 전라..

Travel 2025.06.05

[여행] 졸업 50주년 앙코르 수학여행 1

프롤로그6월 2~4일 2박 3일간 1975년 대학을 같이 졸업한 동기들이 앙코르 수학여행을 다녀왔다.처음엔 가까운 곳으로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다녀오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롯데관광의 리무진 버스를 빌려 남도 '식도락(食道樂)' 기행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4월 1일 졸업 50주년 기념 만찬 행사를 부부동반으로 가졌기에 이번에는 특별히 원하는 사람만 부부동반을 하기로 했다. '앙코르'란 이름을 붙인 이유는 졸업 40주년기념 수학여행을 2016년에 안동으로 다녀온 바 있기 때문이다. 전임회장인 윤재윤 변호사가 여러 모로 신경을 써서 여행계획을 짰다. 전주에서 한옥마을 구경을 하고 담양 죽녹원, 순천 선암사를 보고 광양에 숙소를 정한 후 여수와 순천을 오가며 관광과 식도락을 즐기기로 했다.참가자들이 모두 종..

Travel 2025.06.05

[여행] 가 볼 만한 인상적인 국내의 명소

금년 들어 몇 차례 징검다리 연휴가 생기자 정부는 임시공휴일을 선포하였다. 비상계엄 여파로 가라앉은 내수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정책의도였다. 기대와는 달리, 언론보도에 의하면, 신용카드 사용 실적을 보았을 때 국내 소비자들이 돈을 쓴 곳은 국내 관광지보다도 해외 특히 일본의 관광지가 훨씬 많았다고 한다. 정부의 시책을 반기고 덕을 본 것은 국내 소상공인이 아니라 항공사를 비롯한 여행업계, 그리고 일본과 동남아의 관광지였다고 하니 죽 쑤어 X 준 격이 되고 말았다.그렇다고 해외 나가보기를 열망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자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성향을 잘 살펴서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해..

Travel 2025.05.20

[편지] 예술가는 자기 작품을 어떻게 설명할까

얼마 전 반 고흐의 아몬드 꽃 그림을 여러 사람에게 설명하면서 이 작품이 거의 무명(無名)에 가까왔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를 세기의 화가로 만들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것은 요즘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흘러 나오는 소식처럼 이 그림이 비싼 값에 팔려서가 아니었다. 반 고흐가 동생 테오와 가족, 친지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가 이 그림을 어떻게 그리게 되었으며 당시 그가 처한 상황이 어떠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여러 사람을 감동시키고 이것을 그의 대표작의 하나로 꼽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출처: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개정판), 예담, 2007.11.30. 빈센트 형에게 ...형이 또다시 앓아..

People 2025.05.11

[상춘] 봄꽃 철 지난 감상기

신록(新綠)의 계절 5월이 왔다.새잎이 돋고 봄꽃들이 한 차례 피고나면 숲에서는 연두빛 잎들이 점점 짙어져 간다.전에는 우리 주변에서 화신(花信)이 개나리-진달래-목련-벚꽃-철쭉-라일락 순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요즘은 지구온난화 탓인지 개나리 필 때 목련과 벚꽃도 거의 동시에 피어 정신이 없다.금아 (피천득) 선생의 시 "창밖은 5월인데"를 보면 '라일락 꽃길', '라일락 향기 짙어가는데'라며 꽃향기를 맡지도 못하고 책상에 앉아 있는 딸 서영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느껴진다. 지금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은 어느새 계절이 이렇게 한 달씩이나 앞당겨졌나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5월 초 연휴 기간 중에 강원도에 놀러 갔다가 라일락꽃이 피기 시작하고 벚꽃, 살구꽃 은 한창이며 홍황..

Travel 2025.05.06

[세계화] 알리셰르 나보이 흉상이 서초구에 세워진 까닭

서울 도심에서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 모퉁이에서 뜻하지 않게 조각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테헤란를 걷다가 수의를 두른 듯한 비너스 상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주변 환경에 비해 다소 왜소해 보이는 조각 작품을 만나 안쓰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연면적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 건축비용의 1% 범위내에서 건축주가 미술작품을 직접 설치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납부하게 한 결과이다.[1] 며칠 전 대법원 앞길을 걷다가 서리풀 터널과 서울고 방향 교차로의 코너에 낯선 외국인의 흉상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이것은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설치한 공공미술 조각 작품이 아니라 서초구청에서 계획적으로 설치한 외국 유명인물의 조각상이었다.Alisher Navoi (144..

People 2025.04.18

[대속]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

[Editor's Note] 기독교인들은 4.20 부활절 직전 1주간을 고난주간으로 지킨다.필자가 존경하는 초등학교・중학교 선배이자 대학을 같이 다녔던 전 의정부지방법원장 곽종훈 변호사가 대학동기 단톡방에 예수의 십자가 죽음에 대한 단상을 올렸다.마침 2025년 4월 부활절을 앞두고 우리 헌법재판관들이 내린 일련의 결정이 예수 그리스도를 심판했던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의 고뇌에 찬 판결과 오버랩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장시간의 숙고 또는 평의를 거쳐 일치된 의견으로 내린 결정이 당장의 소요 사태는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긴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곽 변호사의 글을 토대로 전에 로스쿨에서 학생들에게 행했던 방식대로 IRAC (Issue - Reasoning..

Holiness 2025.04.17

[Drama]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Editor's Note] 2025년 3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다. 외국의 시청자들도 자기 나라 언어로 더빙되었거나 자막으로 표시된 화제의 신작 K드라마를 보았을 것이다.오래 전부터 Tistory 블로그를 통해 법적인 관점에서의 영화/드라마의 감상평을 올려 왔던 만큼 차제에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원산지 법학자가 보는 시각을 설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며칠 전 다른 Tistory 블로그 'Law in Show & Movie'에 올렸던 글을 영어로 옮겨 이곳에도 올리고자 한다.⇒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 감상평* * *In March 2025, Netflix released a new Korean drama called..

In English 2025.04.12

[동창회] 서울법대 졸업 50주년 기념 행사

2025년 4월 1일 낙성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대학 졸업 50주년 기념 만찬 행사를 가졌다.졸업 30주년, 40주년 행사를 했던 곳에서 은사님도 모시고 대학 동기들이 부부동반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71학번 동기들은 대부분 1975년 동숭동 캠퍼스를 다니다 졸업했다. 그런데 2025년은 서울대학교가 관악산 아래로 캠퍼스를 옮긴지 50년이 되는 해여서 서울대에서도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 졸업 50주년 기념 행사에 아내를 동반하고 나간 이유는: 첫째, 30주년, 40주년 행사 때도 그리했던 것처럼 졸업 후 반백 년이 되기까지 내 삶을 되돌아보기 위함이었고,둘째, 은사님과 대학동기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졸업 앨범의 순서(가나다 순의 학번)대로 학사모를..

People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