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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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왜 일본 료칸을 찾아가는가

아내의 칠순(七旬) 기념으로 일본 료칸(旅館)에 가서 온천욕을 하고 왔다. 처음엔 항공사로부터 그동안 쌓였던 마일리지가 곧 실효된다는 통지를 받고 그에 맞춰 어디로 해외 여행이나 다녀올까 생각하였다. 아이들과 상의했더니 어머니 칠순기념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큐슈 여행을 제안했다. 목적지는 1월 20일 전후에 갈 수 있는 일본 큐슈에 있는 료칸으로 정하고 아내의 희망사항을 고려하여 범위를 좁혀나갔다. 여기서 누가 "한국에서도 가볼 곳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일본 온천료칸이냐?"고 묻는다면 다음 다섯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유후인에서는 관광지마다, 심지어는 료칸에서도 한국인 방문객이 70~80%는 되어 보였다. 우리 내외 모두 일본으로 온천 관광을 몇 차례 다녀온 터라 여행 일정을 짜는 며늘..

Travel 2024.01.24

[Book's Day] 보르헤스의 단편소설집《픽션들》

G : 요즘 친구분들 하고 독서 클럽을 결성하셨다고 들었어요. P : 네, 코로나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몇몇 고교 동창들하고 매달 모임(DG23 Forum)을 갖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것만이 아니고 각자의 관심사를 주제로 발표하고 참석자들이 서로 토론을 하는 식이예요. 참석자의 과반이 대학교수를 하였기에 아무래도 지적인 주제를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수학 교수를 한 친구는 "가장 작은 무한(Minimum Infinity)"이라는 주제를 발표했어요. 그때 10의 100승이 '구골'(googol),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큰 수 '무량대수'(無量大數)는 10의 68승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무한집합 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게로르그 칸토어(Georg Cantor 1845-1918..

People 2024.01.13

[천체] 하현달 소감

며칠 전 시골에서 감(枾) 농사 짓는 친구가 새벽에 일 나가다가 하현달을 보았다고 SNS에 사진을 올렸다. 티없이 맑은 새벽 하늘에 나뭇가지 사이에 걸린 반달이 차갑게 느껴졌다. 아닌 게 아니라 친구의 정원에도 서리가 잔뜩 내려 앉아 꽃나무들이 애처로워 보였다고 한다. 하현 (下弦) - 박훤일 Waning Moon - Whon-il Park 야심한 시간이나[1] 새벽일 하는 이 반기는 달 Workers in the small hours or early birds will be greeted by the Moon. 일주일 후면 사라질 운명, 다시 돌아올 거야 In a week or so, It’s destined to disappear. But it will be back. 초라하다 하대(下待) 마라 미구..

Travel 2024.01.11

[공연] KBS음악실 신년음악회 'Joy'

2024년 새해가 밝았다. 1월 2일 KBS 1FM 방송은 피아니스트 김주영 씨가 진행하는 KBS음악실에서 신년음악회가 열렸다. 새해에 기쁨과 활기를 안겨줄 음악회이므로 오늘의 프로그램 타이틀도 'Joy'였다. 김주영 마스터가 직접 가브리엘 포레의 무언가 로망스를 연주함으로써 신년음악회의 막을 열었다. 금년이 포레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의미있는 선곡이었고, 아주 감미로운 멜로디가 금년엔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이날은 김주영 씨가 1월 중 수요 프로그램의 마스터가 되어 피아노 반주 겸 진행을 맡았다. 신년 벽두에 스케줄이 바쁜 6명의 젊은 연주자들과 협연을 가진 게 이채로웠다. 신년벽두부터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슬라브 무곡'[1], '헝가리 무곡'[2] 같이 신나는 ..

Show&Movie 2024.01.02

[송구영신] Auld Lang Syne(작별)

12월 31일, 2023년의 마지막 날이다. 해와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만든 달력에서 맨 마지막 날과 그 다음해의 첫 날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TV뉴스에서는 2023년의 마지막 해넘이와 2024년의 첫 해돋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로 고속도로가 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 주일 2부예배 오프닝 찬양 "여호와의 유월절". 2023. 12. 31 서울 온누리교회에서는 12월 31일 2023년의 마지막 주일날 설교 제목이 "세월을 아끼십시오"였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떻게 행할 것인지 주의 깊게 살펴 어리석은 사람들같이 살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들같이 사십시오. 세월을 아끼십시오. 때가 악합니다. 그러므로 지각없는 사람이 되지 말고 주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십시오. 또한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

Holiness 2023.12.31

[찬양] 노래로 드리는 경배와 찬양

성탄절을 앞두고 온누리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담대한 증인들"이라는 주제로 작은예수 40일 새벽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히고 Merry Christmas 배너가 여기저기 걸리는 등 크리스마스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양재 온누리 교회 안팎에서는 성탄절 분위기가 크게 고조되었다. 12월 17일 주일날 아침 평소와 다름 없이 '드라마 성경' 낭독에 이어 9시 정각 체임버의 반주로 주의빛 성가대가 오프닝 찬양을 하였다. 매우 경건하고 엄숙하기도 한 "여호와의 유월절"이란 찬양은 우리가 마치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몇 년 전에는 비슷한 분위기의 "하늘의 문을 여소서 (임재)"란 찬양을 불렀었다. 놀라운 것은 "여호와의 유월절"이란 찬양 역시 전에 많이 불렀던 "임재..

Holiness 2023.12.17

[Book's Day] 하루 동안 일어난 일

〈24〉는 필자가 미드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만든 미국 드라마였다. 2001년 Fox사가 시즌 1을 시작한 이래 2014년 시즌 9로 마감할 때까지 미 백악관과 정권의 이너서클, 핵무기, 미-중관계, 테러 문제를 다루었던 인기 TV 드라마였다. 한 시즌이 24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간대 별로 테러대응 특수부대 요원들(주연 잭 바우어 역의 키퍼 서덜랜드)이 어떻게 대처하며 무슨 행동을 취하는지 손에 땀을 위게 만들었다. 매 시즌 하루 24시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이곳 저곳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이 각 편마다 1시간씩 리얼타임으로 드러매틱하게 전개되곤 하였다. 한 번에 몇 편씩 정주행하면서 하루 24시간 동안 수많은 연관 사건이 이렇게 일어날 수도 있구나 생각했었다...

Show&Movie 2023.12.13

[성과] 실기한 배추 농사의 허탈감

전북 진안에서 감(枾) 농사를 짓는 친구가 단체 카톡방에 그 마을 주민의 안타까운 소식을 올렸다.[1] 온갖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힘 들여 돈 써가며 배추 농사를 지었는데 김장철이 지났음에도 수확하지 않은 배추가 밭에 그대로 널려 있다고 말했다. 작년 겨울에는 눈밭에 남아있는 배추가 진시황의 병마용(兵馬俑)을 보는 것 같다며 사진을 보내온 적도 있었다. 마을 어귀 문전옥답 배추 농사 볼 만하네 힘들여서 거름 주고 모종 사다 심은 후엔 가뭄 때는 밭에 나가 아침 저녁 물을 주고 장마 철엔 고랑 내고 서리 올까 짚을 덮고 행여나 병이 들까 약통 메고 약 뿌리고 외국 일손 데려다가 돈 써가며 키웠는데ᆢᆢ The cabbage farm at the entrance of village is noteworthy..

Travel 2023.12.09

[찬양] 애타는 요게벳의 노래

12월 성찬주일 양재 온누리교회 2부 예배 때 성가대의 찬양은 내가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다. 귀를 기울여 뮤지컬 가수가 열창하는 가사를 들어보니 바로 모세를 갈대상자에 넣어 나일강에 띄우는 장면이었다. 그때 모세의 생모 요게벳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녀의 심정이 되어 부르는 노래는 마치 우리의 가슴을 저미는 듯 했다. 그러다가 요게벳의 애타는 기도를 반복해서 들으니 우리의 마음도 다소 안도가 되었다.[1] 요게벳의 노래 - 최에스더 염평안 작사, 염평안 작곡 The Song of Jogebet written by Choi Esther and Yeom Pyeong-an, composed by Yeom Pyeong-an 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네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

Holiness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