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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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가리왕산의 생산적인 변신

2018 동계올림픽 때 알파인 스키 경기가 열렸던 가리왕산에 다녀왔다. 마침 7월 2일은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이어서 두 곳을 다 돌아볼 수 있었다. 가리왕산은 1380m가 넘는 높은 산임에도 장마철 무더위에 케이블카[1]를 타고 아주 편하게 올라갔다가 1시간 만에 내려올 수 있었다. 엊그제 갑자기 닥친 더위에 많은 관광객들이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약 20여 분간 적잖은 고통을 겪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케이블카 천정에 선풍기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쪽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자연히 케이블카 벽면에 설치된 모니터에 시선이 갔다. 가리왕산 케이블카의 운영주체가 금년 들어 상업적 운행을 개시한 데 따른 애로사항을 설명하고 정선 군민과 타지 관광객들의 성원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를 비롯해 유..

Travel 2023.07.03

[경영] 고선생 음식점 운영의 혁신

전에 대학 강단에서 상법을 가르쳤기에 나는 기업경영에 관심이 많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업, 훌륭한 기업경영인을 소개한 적도 있었다. 집밥을 좋아하다 보니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최근 아주 이색적인 경험을 한 음식점을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SNS에서 많이들 소개하는 맛집이 아니라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한 강릉의 한 생선구이집 고선생이 주인공이다. 지인의 추천을 받고 처음 찾아간 우리는 그동안 많이 가보았던 여느 생선구이집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입구에서부터 대기자 명단에 인원과 연락처를 기재하도록 했다. 바로 테이블링이라는 디지털 기기였다. 스마트폰에 해당 앱을 설치하면 더 많은 혜택이 있다고 했다. 방문예정 시간에 맞춰 스마트폰에 미리 입력을 해놓으면 긴 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다는 누군..

Travel 2023.07.02

[감사] Thank you so much

"촛불을 보고 감사하면 하나님은 전등불을 주시고, 전등불을 보고 감사하면 달빛을 주시고, 달빛을 보고 감사하면 햇빛을 주시고, 햇빛을 보고 감사하면 하나님은 영원히 지지 않는 은혜의 빛을 주신다." 이 말은 영국의 침례교 설교가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 1834-1892) 목사가 하신 말씀이다. 모름지기 크리스천이 일상생활에서 작은 것부터 감사하면 큰 감사거리를 주신다는 것이다.[1] "If we will only think, we shall begin to thank." "우리가 오직 생각하기만 한다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는 것은 비단 기독교 신자들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어느날 누군가가 전해준 용혜원 시인의 "참 고맙습니다"라는 시에서는 대인관계에 있어서의 감사함..

Holiness 2023.06.27

[Book's Day] 스테디 셀러《총, 균, 쇠》

G : 오늘은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P : 나온지 20년도 넘었습니다만, 지금도 꾸준히 독자들의 수요가 있는 재레드 다이아몬드[1] 교수의 책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입니다. G : 저도 오래 전에 읽어보았습니다만, 요즘 시국에 무엇이 관심을 끌기에 이 책을 들고 나오신 건가요? P : 최근 G7 정상회의 등 일련의 외교활동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 State: GPS)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대통령 당선되었을 때부터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중추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외교분야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지요. 제가 주목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여러 신생국이 미국의 원조를 받았음에도 70년이 지..

Travel 2023.06.13

[다문화] 캄보디아 젊은이들과 함께

6월 11일 교회 순원들과 함께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있는 안산 M센터에 다녀왔다. 온누리교회는 국내 어느 교회보다도 선교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공동체 별로 국내외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해외 오지에서 이름 없이 선교 활동을 하는 선교사들은 물론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파하느라 수고하시는 선교사들과 자매결연을 맺는 방식으로 그분들을 격려하고 재정적으로 후원도 하고 있다. 이를 선교 용어로 '아웃리치(outreach)'라 하는데 교인들이 현장에 가서 선교사와 함께 예배도 드리고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진과 동행하여 진료 봉사를 벌이기도 한다. 안산 M센터에는 이주 노동자(migrant worker)들을 대상으로 일..

Holiness 2023.06.11

[가사] 효도를 권장하는 노래

2018년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강원도 평창 일원에는 여러 소문난 명물이 있다. 그 중 올림픽 기념공원 부근에 황태 전문 대형식당이 있다. 한 번에 버스 여러 대 백 명 이상의 손님을 맞을 수 있다. 그 입구에는 업소 주인의 개성을 보여주는 여러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권효가(勸孝歌)가 적혀 있는 액자가 눈길을 끌었다. 내용은 천자문(千字文)과 같은 4ㆍ4조의 가사체(歌辭體) 운문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작자 미상의 사언절구 한시(漢詩)를 바탕으로 한 규방가사(閨房歌詞)의 하나였다. 시중에 퍼져 있는 것은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이한 것이다. 효(孝)의 현대화라 할까 국제화를 위해 차제에 영어로 옮겨보기로 했다. AI 번역기 중에서도 Papago에 초벌 번역을 맡..

People 2023.06.07

[AI] 플라타너스에서 비롯된 시간 여행

3년여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끝났다.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던 코비드19가 WTO에 이어 우리 정부도 6월 1일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로 낮춤에 따라 독감 같은 엔데믹으로 다뤄지게 되었다. 곳곳에 설치되었던 코로나 선별검사소도 모두 문을 닫았다. 개인적으로 그 기간 중에 굳어진 모닝 루틴이 있다면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의 점검과 Tistory 블로그의 포스팅이라 하겠다. 전자는 조간신문을 읽다가 발견되는 수정 또는 업데이트를 요하는 항목을 서둘러 고치는 일이고, 후자는 새로운 글감을 찾아 나름대로 백과사전식으로 정리(세상지식의 큐레이션)하거나 좋은 시구(詩句)가 있으면 영어로 옮기는 작업이다. 며칠 전에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친구가 소개한 김현승의 "플라타너스"를 ..

Travel 2023.06.03

[시인] 김현승의 역설적인 詩 몇 편

Naver 블로그에서 '한사람 시와 마음'을 운영하는 친구 김상문이 "가을의 기도"로 유명한 김현승(金顯承, 1913~1975)의 시 여러 편을 소개해 줬다. 나로서도 지난 4월 프랑스 여행을 할 때 가로수 플라타너스[1]가 제대로 가지를 뻗은 것보다 심하게 가지치기를 한 모습[2]을 많이 보았기에 "플라타너스"라는 시부터 눈길이 갔다. 플라타너스 - 김현승 Platanus by Kim Hyun-seung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When I ask you if you know a dream, Platanus, your head is already wet with the blue sky.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

Show&Movie 2023.05.24

[프랑스 11] 여행기에 올리지 못한 사연

프랑스 일주 여행을 다녀온 뒤 여정을 되짚어가며 블로그에 여행기를 써서 올렸다. 그때는 바둑의 복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새로 여행을 하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왜냐하면 지명이나 사진 찍은 대상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굳이 노년의 (短期)기억의 휘발성을 논하지 않더라도 이번처럼 짧은 기간에 많은 곳을 다녀온 경우에는 기록으로 남겨놓을 필요가 있었다. 불과 1~2주일 전에 다녀온 것이지만 찍은 순서대로 사진을 늘어놓고 기억을 더듬어 쓰는 일도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건물 이름이, 특히 이번 여행 중에 유독 많았던 그림이나 조각상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스마트폰 앱인 구글렌즈의 도움을 받아 확인하곤 했다. 그래도 좋았다. 여행을 새로 하는 기분이었으니까. 여행기에 올리지 못한 ..

Travel 2023.05.18

[Book's Day] 챗GPT와의 인터뷰: 게으른 독서가에 대한 권면

※ 다음은 2023년 5월의 Book's Day에 했던 챗GPT와의 인터뷰가 상당히 유익했다고 판단되어 우리말로도 간추려 옮기고자 한다. TED나 세바시의 15분 강연이나 드라마/영화의 요약판에 익숙한 세대일 수록 장문의 텍스트를 읽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글을 잘 쓰고 보고를 잘하는 능력이 생각하는 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면 요약(Executive Summary)을 읽기보다는 장문의 텍스트를 읽는 훈련을 쌓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매우 유용한 인터뷰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 Interview with ChatGPT in English Q1. AI 언어 모델로서 챗GPT가 이용자로부터 받은 작업지시 중에서 문서 요약(summarization)은 얼마나 되는가? 최근 건수 기준으로 ..

People 2023.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