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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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The Older, the Better

세월이 흐를수록 향기를 더하는 것은 좋은 술과 고상한 인격이 남겨놓은 작품이라고 했던가! 후자의 사례로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비록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하고 있어도 존경 받는 스승의 품격을 이 그림에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또 다른 사례는 개인적이긴 하지만 나보다 12년 선배인 매형 김민홍 교수라 생각한다. 일찍이 국영기업체에서 근무하다 누님과 사귀고 결혼을 하셨는데, 우리나라 컴퓨터 도입 초창기부터 컴퓨터 엔지니어로서 활약하셨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경야독으로 데이터베이스 박사(+국가공인 정보처리사)가 되어 경기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다 2006년에 정년퇴직하셨다. 어찌보면 내가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미국 로스쿨로 학술연수 다녀온 후 박사학위..

People 2023.11.23

[Book's Day] 스웨덴 왕이 된 프랑스 전쟁영웅

G : 매월 13일 B [=13, Book's] Day가 빨리도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P : 오늘은 제가 읽었던 책이 아니라 앞으로 읽어볼 책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 계기는 얼마 전 예금보험공사 차현진 이사가 쓴 글 "운명을 바꾼 선행"에서 비롯되었어요. 스웨덴 칼 14세 요한(Charles XIV John, r.1818~1844) 국왕이 된 프랑스의 전쟁영웅 장-밥티스트 베르나도트 (Jean-Baptiste Jules Bernadotte,1763-1844)의 이야기입니다. 과연 불굴의 의지로 이룬 인생역전인가, 아니면 연속된 행운의 소산인가 흥미로웠거든요. G : 스웨덴 하면 세계적인 가구 인테리어 기업 IKEA, 식품포장재 기업 Tetra Pak, 존경받는..

People 2023.11.13

[풍경] 가을 찾아 떠난 길 - Second Best is OK!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가을을 피부로 느끼기란 쉽지 않다. 실내 온도가 일정하고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정원수 낙엽을 쓸어모으는 아저씨의 비질 소리에 가을이 깊어감을 느낀다. 시골로 여행을 떠난 지인이 코스모스 꽃밭 사진을 보내왔다. 길가에 피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너른 밭이 온통 살사리꽃 천지였다. 일대 장관(壯觀)이 아닐 수 없었다. 10월 24일은 상강(霜降)이었다. 24절기상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날이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친구는 금년 가을엔 비가 자주 오고 서리가 일찍 내려 과일 작황이 별로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단풍도 그리 곱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일과 배추 수확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지방에는 우박까지 내렸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어느 시인..

Travel 2023.10.28

[계절]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

매달 한 차례 고등학교 동창들과 매우 지적인 성격의 모임을 갖고 있다. 구성원들이 대부분 은퇴하였음에도 오랜 기간 전문직에 종사하였던 만큼 이야깃거리 또한 수준급이다. 단순히 먹고 노는 이야기보다 독서나 여행을 통해 얻은, 같이 나눌 만한 경험담을 PT로 발표하고 토론을 하는 식이다. ⇒ 가을철 꽃향유 속에서 열심히 꿀을 모으고 있는 박각시나방을 보려면 맨아래 See Video clip at the bottom. 9월 중엔 내가 일상생활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에 관한 체험담(PPT 자료는 이곳을 클릭)을 곁들인 발표를 한 데 이어 10월에는 재료공학 박사인 박찬경 교수가 "현대인이 알아야 할 와인 상식"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고, 이 날 배운 것을 토대로 포도주 블라인드 테스트까지 하였다. 그 결과, ..

Travel 2023.10.20

[Book's Day] The BEATLES 비틀즈 평전

G : 고등학교 동창들하고 춘천 여행 잘 다녀오셨습니까? P : 고등학교 졸업 50주년 행사로 계획했던 것인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52주년인 금년에 실시했습니다. 기획자가 공자님 말씀을 인용해 '종심소욕(從心所欲) 낭만여행'이라는 이름을 붙여 청명한 가을날씨에 친구들과 정말로 유쾌한 소풍을 다녀왔어요. G : 오늘은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P : 네, 지난 달처럼 신간서적이 아니라 오랫동안 제 서가에 꽂혀 있었던 책입니다. 2003년 베텔스만에서 번역 출간한 《비틀즈(The BEATLES)》(지은이 헌터 데이비스, 옮긴이 이형주, 감수 정석원)입니다. 거의 500쪽에 달하는 하드바운드로 제본된 책이어서 장식용으로 그만이었죠. G : 비틀즈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영국의 밴드이고 그들의 활동상황이나..

People 2023.10.13

[디카詩] 종심소욕 낭만 춘천 여행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을 맞아 10월 5일 고등학교 동기들과 춘천으로 단체 여행을 떠났다. 우리 졸업기수(卒業期數)가 23회이기에 매년 11월 23일 송년회 겸 동창회를 가졌는데 이번엔 한 달 앞당겨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던 단체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1] 집행부가 부부동반을 적극 권유하면서 고전과 스토익 철학에 밝은 김동욱 동기가 종심소욕[2] 낭만여행(從心所欲 浪漫旅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하자면 대광고와 '大光女高'의 합동 수학여행인 셈이었다. 이런 일은 누군가 희생적인 봉사를 해야 성사가 되는 법이다. 평소 치밀한 관리능력을 보여온 김동욱 행사총괄이 ITX 열차표의 예매부터 관광지와 음식점 사전탐방, 행사 후 행운권 추첨에 이르기까지 分 단위의 일정계획을 짜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Travel 2023.10.06

[小史] 12th Anniversary of KoreanLII

9월 28일은 영어로 된 온라인 한국법률백과사전인 KoreanLII를 시작한 지 13년째가 되는 날이다. 스스로 자축하는 의미에서 초화면(Main Page)에 "Congrats on the 12th Anniversary" 배너를 붙였다. 마침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대북전단금지법 등 새로 추가한 항목 덕분에 게재 항목 수도 2,222개에 이르게 되었다. 2021년 개통 10주년 때는 법률신문과 인터뷰를 하였다. 그 기회를 빌어 새로 올리기 시작한 한국의 아름다운 시와 노래 가사도 그 콘텐츠와 연관이 있으면 영어로 번역하여 싣고 있다는 것과 필자 혼자 운영해 온 KoreanLII의 동역자(collaborator)를 구하고 있음을 알리고자 했다. 아래에서는 지난 12년 동안 KoreanLII에 무슨 ..

In English 2023.09.28

[Book's Day] 남이 읽어주는 책 이야기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점점 심해지니 돋보기를 쓰고 책을 읽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을 듣는 편이 더 좋아졌다. YouTube에서도 사연을 영상이 아니라 말로 들려주는 채널을 선호하게 되었다. 얼마 전 아내로부터 책을 한 권 건네 받았다. 《요즘 저는 아버지께 책을 읽어 드립니다》라는 두란노 2023 신간서적으로 몇 가지 기시감(旣視感, deja vu)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우선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 (2009)가 생각났다. 남 주인공이 10대 시절에 매력적인 외모의 30대 여자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해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책을 읽어주곤 했는데 그녀에겐 엄청난 비밀이 감춰져 있었다는 스토리였다. 내가 받은 책의 저자는 부친이 낙상 사고로 경추 3,4번이 골절되어 전신마비 상태이며 모든..

People 2023.09.13

[여행] 가을 들녘 - 고창 상하농원

9월도 중순에 접어들었으니 소슬 바람 부는 가을 들녘으로 나들이를 떠나고 싶었다. 아내와 상의하여 요즘 SNS의 핫플레이스로 등장한 상하농원에 가보기로 하고 그곳 파머스 빌리지 호텔로 갔다. 다행히 아내가 오래 전에 이런 용도로 예약을 해 놓은 터라 기가 막히게 타이밍이 좋았다. 주말이라서 고속도로는 벌초와 이른 성묘하러 가는 사람들과 우리 같은 행락객들의 차량들로 메워졌다. 그런데 호남지방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소통이 원활해졌다. 비로소 가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추수를 앞둔 들판은 파아란 하늘 아래 벼가 노랗게 무르익고 있었다.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위치한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이 유기농 축산을 위해 건설한 농원 겸 목장이다. 노출 콘크리트로 지은 호텔의 예약한 객실에 들어가니 가을빛으로 물들어..

Travel 2023.09.11

[여행] 패키지 해외여행의 장ㆍ단점

포스트 팬데믹 현상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해외여행 붐이 아닌가 싶다. 언론에서는 '보복 소비' 이야기를 하는데 팬데믹 기간 중 못한 것 중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을 말하라면 사람들은 대부분 해외여행을 첫 손에 꼽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얼마 전 괌에 태풍이 불어 발이 묶인 여행자 중에 한국 관광객이 3천명이나 된다는 뉴스를 보고 경악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K-팝, 한류에 편승하여 외국 관광객들을 더 많이 한국에 유치하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니 아웃바운드 해외관광에 눈을 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이 블로그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했거니와, 누가 나를 보고 해외여행을 할 때 자유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장ㆍ단점과 사례를 이야기하라면 한 시간 가지고도 부족할 것 같다. 우선 장점이..

Travel 2023.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