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교회 순원들과 함께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에 있는 안산 M센터에 다녀왔다.
온누리교회는 국내 어느 교회보다도 선교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공동체 별로 국내외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해외 오지에서 이름 없이 선교 활동을 하는 선교사들은 물론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파하느라 수고하시는 선교사들과 자매결연을 맺는 방식으로 그분들을 격려하고 재정적으로 후원도 하고 있다. 이를 선교 용어로 '아웃리치(outreach)'라 하는데 교인들이 현장에 가서 선교사와 함께 예배도 드리고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진과 동행하여 진료 봉사를 벌이기도 한다.
안산 M센터에는 이주 노동자(migrant worker)들을 대상으로 일요일마다 14개에 달하는 외국어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공동체에서는 금년에 안산 M센터를 섬기기로 하고, 오늘 우리 순 차례가 되어 캄보디아어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Message
6.11 캄보디아어 예배는 담당인 이정빈 전도사 대신 캄보디아에서 30년 가까이 선교 사역을 수행해오신 김창순 선교사가 말씀을 전하셨다. 선교사님은 본래 캄보디아어에 능통하시지만 우리 같은 방문객이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설교를 하시고 캄보디아어로 통역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오늘 말씀의 요절은 요한복음 11장 30~44절, 설교 제목은 "예수님은 아직 베다니 마을로 들어가지 않으셨다"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적에 대하여 설교를 하셨다.
금년 부활절에 뮤지컬로 그 장면을 보았기에 이처럼 유명한 사건에서 무슨 말씀을 전하시려나 궁금증과 기대감이 고조되었다. 이 사건은 유대교 지도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들도 목격한 나사로의 죽음을 "나사렛의 일개 목수가 부정하고 하나님과 같은 권능을 행사하다니" 하고 도저히 그를 살려둘 수 없다고 격분했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나사로의 죽음은 가족인 마르타와 마리아에게도 자못 충격적이었다. 평소 예수님의 비상한 권능과 실력을 몸소 체험했던 그들 자매로서는 "예수님이 베다니에 일찍 오시기만 했어도 오라버니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원망 섞인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까지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선교사님의 설교 메시지는 그 다음부터 전혀 뜻밖이었다.
우리는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님의 이적만 바라보지만, 예수님의 메시지는 따로 있었습니다. 나사로가 병들어 죽은 것을 아시고 베다니에 가셨으나 베다니 마을의 상가(喪家)로 가시지 않고 곧바로 무덤 있는 데로 가셨습니다. 다 같이 기도하자고 하신 후 죽은 나사로에게 명하셨어요. 나사로야 나오너라, 그가 무덤 밖으로 나오자 수의를 풀어놓아 다니게 하라고 사람들에게 명하셨어요.
예수님은 나사로의 무덤을 막은 "돌을 옮겨 놓으라" 하신 후 동행한 제자들과 함께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사로야 나오라" 큰 소리로 명하셨습니다. 나사로가 밖으로 나오자 "그를 풀어놓아 다니게 하라" 하시는 등 3차례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무덤 앞의 큰 돌 장애물을 치워야 합니다.
우리 모두 사는 동안 고난과 고통을 피할 수 없고 누구나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위로해 주시고 진리를 찾아 영광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저는 캄보디아에 있으면서 비행기 사고로 선교사님의 가족이 모두 죽은 비극의 현장에 있었고, 제 주변에 믿음의 사람들 역시 병이 나고 입원 수술도 받는 것을 보았고, 또한 저 스스로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나사로에게 일어나라고 명하신 소리를 듣고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이 내 안에 살아 움직이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마음의 멍에를 내려놓고 자유롭게 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 모두 아프기도 하고 죽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나사로도 얼마 후 다시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지요.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고난과 고통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우리를 위로해주시고 영광에 참여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둘째, 제자 및 동역자들과 함께 기도하시기 전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 치워놓고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면서 예배 공동체에 다녔던 캄보디아 형제들은 이곳에서 대우를 잘받았기에 귀국해서도 현지 교회에 그 비슷한 것을 기대하였다가 실망하는 사례가 허다합니다. 아니 집 가까이에 교회가 없어서 예배조차 드릴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일해서 본국에 송금을 하였건만 가족들이 그 돈을 이리저리 다 써버리고 발전이 없는 모습에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땀 흘려 일했지만 전과 다름없이 도로 가난해진 것에 절망하는 사례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데는 걸림돌이 됩니다. 그러므로 몇 년 후 어떤 자리에 있고 싶은지 지금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캄보디아에 가서 제자를 육성하는 데 9~10년 시간이 걸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2~3년간의 교제 수준에 머무르지 말고 말씀에 충실한 삶의 훈련을 받고 귀국하여 헌신할 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셋째, 나사로를 살리신 기적이 임하신 후에는 그가 속박에서 풀려나 믿음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에게 고난과 죽음과 절망을 안겨주는 안팎의 모든 장애물이 치워졌나요? 자기 혼자의 힘만으로 헤쳐나가기에는 세상의 유혹과 시험이 너무 많고 온힘을 다해도 험난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형제 자매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서로 격려하고 중보하면서 믿음의 행군을 함께 하여야 합니다.
Multi-Culture Power
광고 시간에 오늘 방문객을 대표하여 우리 순의 백승웅 장로님이 격려와 치하의 말씀을 하셨다.
캄보디아는 인구가 2000만명이 채 못되지만 국토는 남한의 1.8배에 달한다면서, 오래 전에 시엠립의 앙코르와트, 킬링필드에 가보았다고 하시고 캄보디아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라고 소개하셨다.
한국인들도 1960년대에는 독일에 가서 간호사와 광부로 일하면서, 또 1970년대에는 베트남과 중동에 가서 땀흘려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를 돕고 나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한국 땅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캄보디아의 젊은이 여러분도 지금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캄보디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보기도 할 것을 약속하셨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 이정빈 전도사는 한국말이 유창한 캄보디아의 젊은이들을 소개하면서 한 자매는 이번에 이화여대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되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몇몇 젊은이들이 직장을 옮기는 문제, 체불 임금을 받아내는 문제 등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40~50년 전 한국의 젊은이들도 해외에 나가서 비슷한 곤경에 처했던 일과, 모세가 출이집트 후 히브리 백성들에게 이집트에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그들도 나그네였음을 상기시키고 이주 노동자들을 잘 대해주라(출애굽기 23:9)고 당부하신 일이 오버랩 되었다.
Graceful Luncheon Meeting
캄보디아 형제들을 위해 우리가 미리 준비해간 샌드위치와 음료수, 쿠키를 내놓았다.
우리 순 식구들이 그들과는 나이 차이가 너무 났기 때문에 편하게 점심 식사하라고 이르고 우리 일행은 미리 예약하였던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는 엄두도 못내었던, 선교사역지에 가서 같이 예배를 보고 야외로 나가 식사 교제를 나누는 일이 새삼 특별하게 여겨졌다.
그리고 서울서 멀지 않은 곳에 거의 원가 수준으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였다. 또 마음만 먹으면 영국의 귀족 자제들이 즐기던 마장 마술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승마 연습장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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