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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리치] 울란우데에서의 수기치료 봉사

Onepark 2019. 7. 22. 23:00

성경의 복음서마다 중풍병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양문 곁 베데스다 못 앞에서 물이 동하기만을 기다리던 중풍병자가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요한복음 5:2)도 있지만 가장 극적인 장면은 운집한 사람 때문에 예수님에게 다가갈 수 없자 지붕을 뜯고 중풍병자를 예수님 앞으로 내려보낸 사건이다. (누가복음 5:18-25)

 

한 중풍평자를 사람들이 침상에 메고 와서 예수 앞에 들여놓고자 하였으나
무리 때문에 메고 들어갈 길을 얻지 못한지라.
지붕에 올라가 기와를 벗기고 병자를 침상째 무리 가운데로 예수 앞에 달아내리니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이르시되 이 사람아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시니.

(서기관ㆍ바리새인들과 예수님의 죄사함의 권능에 관한 논쟁은 생략)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시되

내가 네게 이르노니 일어나 네 침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하시매
그 사람이 그들 앞에서 곧 일어나 그 누었던 것을 가지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자기집으로 돌아가니.

 

당시의 상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예수님이 병 고쳐주신다는 소문이 나서 예수님 계신 곳에 말씀 들으러 오는 사람 뿐만 아니라 병 고치러 오는 사람도 많았다는 것, 중풍병자 일행은 꼭 낫게 해야 한다는 일념에 예수님 계신 곳의 지붕을 뜯고 내려갔다는 것, 침상에 누워서 갔던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 한 마디에 거뜬히 일어나 침상을 들고 귀가했다는 것이다.

 

 

7월 19일(금) 우리 아웃리치 팀은 항공편으로 러시아 연방 브리야트[1] 자치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를 찾아갔다.

우리 일행이 울란우데 비전센터(대표 장 빛)에 도착하자마자 비전센터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 샬롬교회 목사님(위의 사진)이 미국 할머니와 함께 찾아 오셨다. 우리 수기치료팀을 일각 여삼추(一刻如三秋)로 기다렸다는 것이다.

마침 미국에서 울란우데의 친지를 방문 중인 백인(白人) 할머니가 만성통증으로 고생하기에 함께 모시고 왔다고 했다. 두 분 다 통증이 심각한 상태였지만 수기치료팀 이황재 팀장과 김민종 간사가 워밍업 삼아서 수기치료 시술을 해드렸다.

주일 저녁 비전센터 집회에 참석한 미국 할머니는 처음엔 수기치료가 매우 고통스러웠음에도 받고나서 간만에 통증 없이 숙면을 취했다고 우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튿날 아침 수기치료팀은 QT(성경묵상과 나눔)를 하면서 수많은 병자를 고쳐주신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셔서 고통 받는 이곳 환자들을 낫게 하시고 비전센터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주님이 영광 받으시기를 간구했다.

7월 20일(토) 아침 10시가 되기도 전에 소문을 듣고 현지 환자들이 찾아와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러시아어에 능통한 접수자가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묻고 증상에 따라 수기팀원에게 한 분 한 분 안내를 하였다. 수기팀원들은 거의 쉴 틈도 없이 몰려드는 환자에게 수기치료를 해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현지 샬롬교회의 목사 사모(위의 사진 왼쪽)는 왕년에 브리야트의 이름난 배우였다는데 자신은 물론 친정어머니와 따님까지 함께 와서 수기치료를 받고 갔다. 그리고 7월 22일 3일차 수기치료를 마감할 때까지 현장을 참관하였다. 브리야트의 유명한 샤먼(무당)도 거의 매일 찾아와서 수기치료 받기를 청하였다.

대부분 손으로 하는 마사지로 알고 왔다가 시술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다가 시술이 끝난 후 통증이 현저히 개선된 것을 실감하고서 고마워 어쩔 줄 몰라 했다.

교민 4세대인 러시아 태생의 통역 담당 양화경 집사(위의 사진 오른쪽)가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환자의 요구사항을 통역해주기에 바빴다.

 

 

오랜 기간 오십견으로 고생했던 어느 여성 환자(위의 사진)는 만세를 부르며 통증 없는 새 삶을 기뻐했다. 모두들 치료를 해준 수기팀원을 포옹하거나 연신 "스빠씨-바"(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어느 러시아인 할아버지 환자는 사례를 할 수 없으니 자기집 가보인 훈장을 치료를 해준 서광열 집사에게 정중하게 전달(아래 사진)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수기팀원들은 피곤한 것도 잊고 기다리는 환자들을 더욱 정성껏 돌보지 않을 수 없었다.

 

 

똑바로 설 수 없었던 중풍병자가 일어서고, 안면마비(구안와사) 증세로 말을 못하던 사람이 말을 하게 되는 기적 같은 사건도 여러 번 일어났다. 지팡이 없이 걷게 된 중풍병자는 그 다음날 처음으로 샬롬교회 주일예배에 나와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한국에서 3년간 살았다는 어느 브리야트인 주부(아래 사진)는 통증이 거짓말처럼 낫는 것을 체험하고 자기 남편과 친정 부모를 모시고 왔다. 그리고 자청하여 통역을 도맡아 해주었다.

병명을 몰라 현지 의료기관의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어린이 환자도 찾아와서 상태가 상당히 호전되어 돌아갔다.

 

 

수기치료를 배운지 1년이 채 안 된 필자 역시 이러한 광경이 처음에는 신기하기만 했으나 나중에는 내 일처럼 기뻤다.

그리고 우리 수기치료팀의 손과 팔에 능력을 덧입혀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떠난 뒤에도 이곳 사람들은 비전센터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고 주님의 은혜를 더욱 사모하게 될 것이다.[2]

 

 

2019년 브리야트 아웃리치 기간 중에 수기치료팀은 아웃리치 참가자들의 건강부터 챙겼다. 그 결과 수기치료의 효능에 반신반의했던 한 참가자(위의 사진)도 나중에는 자진해서 수기치료 받기를 원할 정도로 나름 성공적이었다.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간의 사역을 통해 현지 환자의 인적사항과 증세를 기록한 차트가 140여 장(중복치료 받은 환자 포함) 확보되었다. 이를 토대로 울란우데 비전센터의 커뮤니티 사업을 지원하고, 이러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기치료의 질적 향상을 도모[3]하는 일이 수기치료팀의 숙제로 남았다.

 

Now I'd like to present
how we practiced manual therapy
during the Buryat outreach in July 2019:

 

 

Note

1] 브리야트(英 Buryatiya)는 러시아 내 자치공화국 중의 하나로 몽골족의 일파인 브리야트 족이 총인구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시베리아 개척을 위해 이주하였거나 유배되어 온 백계(白系) 러시아인의 후손들이다. 인근에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렸던 이르쿠츠크가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몽골 울란바토르를 거쳐 온 열차(TMR)가 주도인 울란우데에서 시베리아 철도(TSR)와 만난다.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바이칼 호수를 끼고 있으며 그 덕분에 수력발전이 풍부하다. 브리야트 족은 대부분 티벳 불교와 샤머니즘을 믿고 있는데 아직도 샤머니즘의 풍습과 전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바이칼 호 서쪽에 위치한 알혼섬의 부르한 바위(Cape Burkhan)는 지구의 기(氣)가 응축되어 있다 할 정도로 샤머니즘의 성지(Shaman's Rock)로 알려져 있다.

 

징기스칸의 몽공 군대가 러시아를 지나 폴란드까지 진격했고 또 중국에서는 원(元)나라를 세웠던 탓인지 근대에 들어와서 몽골족은 러시아, 중국에 대해  브리야트, 내몽골 등 많은 주민과 영토를 내줘야 했다. 오늘날 몽골의 인구는 300여 만 명에 지나지 않은데 그중 상당수가 한국에서 공부를 했거나 노동 일을 했기에 한국의 자동차, 편의점, 아파트 등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비록 오래 전이지만 2006년 7월 몽골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고 곳곳을 둘러본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2] 울란우데 비전센터에서는 남양주 온누리교회의 봉사단과 수기팀이 언제 오느냐고 성화이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외에는 일체 교류가 두절되고 말았다. 온누리 봉사단에서도 그때 설치해 준 비닐 온실이 그간의 폭설과 날씨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무사하기만 빌고 있는 실정이다.

 

3] 브리야트 봉사단의 수기치료팀에서는 2019년 여름 수기치료를 해주었던 몽골족 환자들이 생활환경이나 습성은 달라도 유전적(DNA)으로 한국인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하고 근골계 통증의 양상과 치료효과의 데이터 분석을 시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