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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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 대망의 여행을 떠나면서

2020년 초 코비드19가 막 퍼지기 시작했을 때 신문에 난 롯데관광의 '프랑스 일주여행' 광고를 보고 곧바로 신청했다. 1980년대 중반 암스테르담 대학원에서 유학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유럽 곳곳을 여행한 바 있었다. 또 정년퇴직 기념으로 부부동반의 독일 일주여행도 알차게 했었다. 그러나 파리 이외의 지역 여행은 프로방스에서 겪었던 일 때문에 계속 보류해 온 터였다. 언론인 신용석 씨가 진행하는 상미회의 프랑스 고성 탐방, 와이너리 투어에 참여하면 그의 모친 이성자 화백의 아틀리에도 가볼 수 있었으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미루어온 터였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사의 모든 해외여행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말았다. 그렇기에 2023년 롯데관광의 "고흐가 들려주는 프로방스 이야기: ..

Travel 2023.05.02

Something Important for the Old

외우 고재웅 교수가 챗GPT로 인해 대학교수들이 얼마나 학생들의 리포트 평가에 애를 먹을지 실험해 봤다. 출처: 고재웅의 회전목마: Weekly Management 2023-16-531. 리포트 과제: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 라스트댄스” 관련 A4 1장 분량의 리포트를 (물론 한글로) 작성하시오. 모범답안 마이클 조던은 미국의 전 프로 농구 선수이며, 1984년 NBA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불스에 입단하여 높은 실력과 차별화된 스타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NBA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로 평가되며, 다섯 차례 NBA 우승, 14차례 NBA 올스타 선발, 11차례 NBA 올스타 게임 MVP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는 1984년에 서로 만나 운동화 제작 계약을 ..

In English 2023.04.19

[Book's Day] 이병주의 '소설 알렉산드리아'

G : 금년 봄은 꽃 축제가 열리기도 전에 꽃이 먼저 피고, 또 꽃이 진 후엔 꽃샘추위가 불어 특히 과일나무들이 냉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네요. 이번 달에는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P : 이병주(那林 李炳注, 1921~1992) 씨는 마흔이 넘어 늦은 나이에 등단[1]했음에도 초인적인 필력으로 수많은 장편 단편 소설을 남기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소설과 수필 몇 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그분이 작고한 나이가 되니 "사람은 무엇을 남기고 가는가", 또 "무엇으로 기억이 될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예요. G : 이병주 선생 하면 떠오르는 게 있어요. 빨치산이 주인공인 장편 대하소설 《지리산》, 나중엔 표절 시비에 휘말렸지만요. 또 구한말 이상사회 건설을 꿈꾸..

People 2023.04.13

[AI] 人工미인의 등장에 따른 우려

G : 요즘 인터넷에 인공미인(artificial intelligence beauty)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아시는지요? P :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가상인간(virtual human) 말인가요. 대선 때 윤석열 후보는 아바타(avatar)를 내세워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습니까? G : 그것도 그렇지만 인공지능(AI)으로 사진같은(photorealistic)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수많은 인물정보의 빅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스테이블 디퓨전 (Stable Diffusion)[1]이 나와서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어요. 다양한 스펙의 모델을 만들어 놓고 여러 가지로 변형(variation)을 가할 수 있거든요. 수많은 사람과 동물, 만화(animation), SciFi 소재를 브..

Show&Movie 2023.04.07

[Life path] 꽃길만 걷는다고요?

3월 29일 내가 관계하는 상장법인의 정기주주총회가 끝나고 모처럼 한가롭게 벚꽃 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회의장에서 가깝기로는 여의도 벚꽃길이 있지만 이곳은 워낙 유명해져서 꽃구경 인파가 몰린다고 뉴스에 날 정도였다. 오히려 작년 가을에 거닐었던 양재동 매헌 시민의 숲길이 한적하고 좋을 듯 싶었다. 서울 시민들이 즐겨 찾는 양재천, 안양천변의 산책로는 벚꽃길로도 잘 가꾸어져 있기 때문이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미세먼지도 거의 없고 꽃구경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평일 오전 시간이라서 가족단위 상춘객은 거의 없고 꽃 사진 찍으러 나온 여고생들과 중년부인들 몇개 그룹이 눈에 띌 뿐이었다. 양재천변을 따라서 천천히 걸었다. 산책로 옆에는 개나리가 무리지어 피었는데 이처럼 이른 시기에 벚꽃까지 만개한 것은 이례적인..

Travel 2023.03.29

[번역] AI 번역기를 이용한 한국 시의 영역례

춘분 날 월별로 토속적인 시를 많이 발표해 온 목필균 시인의 "3월"이란 시를 접하게 되었다. 햇살 한짐 지어다가 고향밭에 콩이라도 심어볼까 죽어도 팔지 말라는 아버지 목소리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매지 구름 한 조각 끌어다가 고운 채로 쳐서 비 내림 할까 황토밭 뿌리번진 냉이꽃 저 혼자 피다 질텐데 늘어지는 한나절 고향에 머물다 돌아가는 어느날 연두빛 꿈 이미 "먼 길", "채송화꽃 그녀" 같은 불교적 색채가 짙은 그녀의 시를 여러 편 번역한 터라 AI 번역기를 써보면 어떻게 번역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시에는 '햇살 한짐', '매지 구름', '늘어지는 한나절' 같은 한국인이라 해도 머리속에 그려지는 사상(事象)이나 마음에 느껴지는 정서가 다소 복잡했기에 AI 번역기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금년 들..

In English 2023.03.22

[AI] In Search of a Competent Collaborator

2011년부터 온라인 영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or.kr을 운영하는 동안 제일 아쉬웠던 것은 영어를 잘하는 동역자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내 주변에는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갓 귀국한 소장 학자나 TOEIC 점수가 우수한 법전원 학생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KoreanLII를 같이 만들자고 하면 다들 손사레를 쳤다. 그 이유는 광고도 붙지 않고 후원자도 없는 웹사이트에 아무런 보상도 없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란 가성비(價成比) 최악인 데다 작업의 강도 역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법전원 저학년생도 변호사시험에 매달리는 등 그 시간에 그만한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라면 훨씬 값어치 있고 보람있는 게 더 많은 탓이었다. 우리말 법률 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이것을 영어로 번역하..

In English 2023.03.16

[Book's Day] AI 시대의 '이규태 코너'란?

G :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때 들려주신 '사랑'에 관한 詩와 이야기는 타이밍이 아주 좋았습니다. 오늘은 남성이 여성에게 그 답례로 선물을 한다는 3월 14일 화이트 데이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P : 그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인공지능(AI)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지난 달 귀한 책 선물을 받았거든요. 옛 직장에서 신입사원 시절부터 존경해 마지 않던 정봉렬 시인이 서가에 넘치는 책을 정리하던 중 '이사 다닐 때 제일 먼저 챙겼던 책들'이라며 저에게 이규태 전집을 선물로 보내 주셨어요. G : 저도 압니다. 조선일보에 장기간 연재되었던 '이규태 코너'를 책으로 묶어 조선일보, 월간조선 등을 정기구독하는 독자들에게 나눠준 비매품(非賣品) 책 아니었습니까! 몇 년에 한 번씩 그 책이 나올 때마다 신문과 ..

People 2023.03.13

[IT] Some Things about ChatGPT

OpenAI.com의 초거대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인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GPT) 챗GPT가 등장한지 불과 몇 달 만에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보이스피싱, 딥페이크 같은 그의 오ㆍ남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치 미국의 시인 앨런 긴즈버그(Allen Ginsberg, 1926-1997)가 쓴 다음 시를 읽는 것 같다. 反산업문명, 반전, 성적소수자 같은 이슈를 둘러싸고 히피 세대를 대변하였던, 늘 논쟁거리를 몰고다녔던 그 사람..

People 2023.03.08

[여행] 하늘에서 내려다 본 풍경

3년 만에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항공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비록 형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한 Sad 모드의 여행이었지만 비행기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 마음 설레기도 하고 무척 경이로웠다. 샌프란시스코로 갈 때에는 갑자기 일정을 변경한 터라 가운데 낀 좌석이었으나 귀국편은 비록 꽁무니 좌석일 망정 창가인 데다 2열 좌석이고 화장실에서 가까워 별 불편이 없었다. 다만 SFO 오전 출발이고 ICN 오후 도착이라서 밖은 계속 대낮이고 눈이 부셔 시종 창 덮개를 내려놓아야 했다. 항공편 여행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이륙과 착륙 시의 2~3분이다. 요즘은 동영상 쇼츠나 기내 비디오를 통해 이착륙 시 전방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지만 승객으로서 이 무거운 비행기가 과연 뜰 수 있을까, 또 무사히 내릴 수 있..

Travel 202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