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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문학기행 4] 남창 등왕각과 루산 동림사

4일째를 맞은 시문학 기행 여정도 중반에 접어들었다. 5월 15일 오늘은 등왕각 (滕王閣, Pavilion of Prince Teng) 방문이 하이라이트이다. 그리고 루산(廬山, Lushan)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샹그리라 호텔에서 잠깐 잠만 자고 나온 것이 못내 아쉬웠다. 대신 잘 차려진 조식 메뉴를 보고 잘 먹고 나왔다. 남창시의 명물 등왕각을 찾아갔다. 멀리서도 웅장한 자태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나라 초기 당태종의 스물두번째 아들 이원영(李元嬰)이 이 지역 홍주 도독에 봉해졌을 때 그의 도락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 후 여러 차례 전화(戰禍)와 지진으로 무너지고 새로 짓기를 반복했다. 지금 있는 것은 29번째로 1989년에 중건한 신축건물이다. 등왕각 내부에는 시대별로 과거의 등왕각 모형이 진열되어..

Travel 2019.05.15

[중국 시문학기행 3] 무이구곡에서의 대나무 뗏목 선유

셋째날 5월 14일 아침의 최대 관심사는 어제 오후 구곡(九曲)의 수위가 올라 중단되었던 대나무 뗏목(竹筏) 타기가 가능한가 였다.어제 밤 장예모 쇼를 보는 데 큰 지장은 없었으나 계속 비가 내렸기 때문에 언제 무이산에 또 올 수 있을지,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지 안타까웠다. 아침 식사를 하고 호텔 주변을 돌아볼 때에도 가랑비는 그치지 않았다.  오후에 남창행 고속열차를 타야 하므로 일단 체크아웃부터 한 다음 일행의 짐은 호텔 로비에 맡겨놓고 버스에 올랐다. 배멀미를 하는 일행 두 분은 호텔에 남았다.현지 가이드가 알아본 바로는 대나무 뗏목 운항이 개시되었으므로 우리는 우선 무이산 풍경구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오래 기다리지 않고 6명씩 2개조로 나누어 뗏목에 올랐다. 주희 선생과는 달리 상류쪽 9곡..

Travel 2019.05.14

[중국 시문학기행 2] 무이산 대홍포차와 무이정사

둘째 날 5월 13일 일정은 아침 일찍 샤먼 역으로 가서 무이산(武夷山, Wuyishan) 행 고속열차를 탑승하는 일이었다. 이를테면 19세기 영국의 차 무역상이 샤먼 항을 거쳐 무이산으로 고급 차(high quality tea)를 사러 가는 길을 재연하는 셈이었다. 다만, 당시에는 며칠씩 걸리던 험로였는데 지금은 고속철도로 2시간이면 당도할 수 있게 되었다 본격적인 여행일정을 앞두고 버스 안에서 상미회 인솔자인 이기승 이사가 오늘의 탐방 주제인 주희와 성리학, 차(백주는 부록)에 대하여 유인물과 함께 개략적인 설명을 해주었다. 주희(朱熹, 1130~1200)는 남송의 유학자로 19세에 진사에 합격하여 지방관 현직은 10년에 그쳤고, 임지에 부임할 필요가 없는 사록관(司祿官)으로서 교육 및 저술에 힘썼다..

Travel 2019.05.13

[중국 시문학기행 1] 여정의 출발 - 샤먼

5월 중순 상미회(clubsangmi.com)에서 주관하는 중국 강남의 시문학 유람에 참가했다.우기가 시작되기 전 중국에서 공기가 제일 맑다는 우이샨(武夷山)과 루산廬山)에 오르고  유학의 본산인 백록동 서원과 악록 서원을 방문하는가 하면 또 당송(唐宋) 시문학의 경연장이었던 등왕각, 악양루, 황학루를 모두 찾아보는 문사철(文史哲) 탐방 여행이었다.  5월 12일 아침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모인 문사철 유람단은 대부분 은퇴한 공무원과 의사, 교수 부부들이었다. 인솔자인 상미회 이기승 이사가 자기 빼고는 다 박사님들이라 제대로 안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조크를 할 정도였다.이륙 후 2시간 반만에 우리가 탄 비행기는 샤먼(厦门, Xiamen)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식 점심식사를 하고 최신 기내영화 ..

Travel 2019.05.12

[특별강연] 하노이 미ㆍ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

4월 22일 여의도에 있는 한국산업은행 본점 1층 회의실에서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의 특별 강연이 있었다.  미국과 북한의 하노이 정상회담은 왜 결렬되었는가?산업은행은 하노이 미ㆍ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을 예상하고 여러 가지 사업을 구상하고 준비하고 있던 참이었다.그래서 북한정책포럼(회장 이상만 중앙대 명예교수) 운영위원과 이동걸 회장을 비롯한 산은 임직원들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문정인 교수는 하노이 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고 전제하고 그 동안 논의되었던 여러 용어부터 정리해보자고 말했다.o Big Deal : 북한의 핵무기와 화학생물 무기를 해체하면 후에 보상한다는 'All or Nothing' 일괄타결방식o Smal..

People 2019.04.22

[일상] 서울 서초구에서 산다는 것

서초의 메리트 떠들썩하지 않은 평온한 일상 What’s good at Seocho is a tranquil daily life in surrounding green places. 서초구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우면산과 서리풀 공원이 있어서 숲도 많은 편이다. 옛부터 왕실인 효녕대군의 사당인 청권사 와 그 부속토지가 널찍하게 자리잡아 상업지구 개발이 더딘 것이 주요 요인이 아닌가 싶다. 정부기관도 대법원과 법원, 검찰청이 있고, 교육기관으로는 서울교육대학이 소재하여 유동인구가 비교적 많지 않은 것이 서초구의 성격을 크게 결정지은 것 같다. 물론 반포에는 일찍부터 주공 아파트 단지와 고속버스 터미널, 시외버스 터미널이 자리 잡아 교통이 매우 발달하였다. 그래서..

Travel 2019.04.21

[단시] 하이쿠 창작의 즐거움

In the twilight zone, hobby-oriented work has led to busier life. 정년 후 여유 취미 따라 행하니 더 바빠진 삶 일본의 정형시 하이쿠(俳句)를 짓는 것은 고도의 지적 유희이다. 현지 경험자의 말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하이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경치 좋은 곳으로 음행(吟行: 시를 읊으며 걷는 것)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 그곳의 사정(TPO)에 맞게 시상을 다듬는다. 1. 경치나 꽃 등 계절과 관련이 있는 적당한 소재를 골라 하이쿠를 지은 후 완성된 작품을 익명으로 주최자에게 제출한다. 2. 화이트 보드 위에 하이쿠 작품을 붙여 놓고 각자 마음에 드는 작품에 빨간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인 후 왜 좋은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3. 한 차례 평이 끝나면..

People 2019.03.22

[단시] 짧은 시 하이쿠로 바라본 세상

봄이 왔건만 희뿌연 미세먼지 숨이 막히네 Spring has come. Catastrophic fine dust has choked Everybody’s welcome mind. 쌀쌀한 바람 설중(雪中) 복수초 향기는 이미 봄철 Despite freezing wind Yellow flowers bloom Foretelling fragrance in Spring. 나에겐 취미가 하나 있다. 영어로 17음절의 하이쿠(English Haiku)를 짓는 것이다. 영어 하이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경희대 IBT 홈페이지와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거니와 요즘은 두뇌건강과 치매예방을 위해 주 1편 이상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연일 미세먼지가 '아주 나쁨' 기록을 갈아치우던 날 연구실을 치우면서 발견했던..

People 2019.03.05

[은퇴] 정든 경희대 캠퍼스를 떠나면서

캠퍼스 떠날 때 눈이 내리네 20년 가까이 학문을 한 자취도 눈 위의 발자국처럼 곧 사라지겠지 Leaving KHU, I saw snow falling. Two decades elapsed, teaching and studying. Scholarly trace will disappear like footprints on snow.  2월 15일 마지막 짐을 싸러 연구실을 찾았다.2018년 8월 정년 후에도 한 학기 더 강의를 하였으므로 연구실을 임시로 이용할 수 있었으나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방을 비워야 했다.  연구실을 정리함에 있어 제일 큰 문제는 수많은 책과 자료를 어떻게 처분하느냐였다. 그래서 고심 끝에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첫째, 꼭 필요한 책은 집으로 옮긴다.⇒ 그 기준은 이제 논..

Travel 2019.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