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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4] 나라 도다이지, 오사카 도톤보리

마지막 날(10.5)은 고도(古都) 나라(奈良)의 도다이지(東大寺)를 보고 다시 오사카로 돌아와 귀국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일찍 아침 8시에 호텔에서 출발했다. 고베는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곳임에도 의외로 고가차도, 교량과 인공섬이 아주 많았다. 부족한 토지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목적이겠지만 조금 위태로워 보였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교량은 제각기 독특한 디자인을 뽐냈다. 나라에 도착하기 전에 가이드는 박물관과 도다이지 일대의 공원에는 사슴이 아주 많으니 사람에게 다가오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말했다. 길을 걸을 때에는 사슴 배설물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일부러 사슴을 보러 오는 외지 사람도 아주 많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도다이지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까 사슴들이 떼지어 몰려 다녔다. ..

Travel 2019.10.07

[간사이 3] 고베항, 로코산 전망대와 아리마 온천

셋째 날(10. 4)은 고베(神戶) 시를 여기저기 둘러보는 일정이다. 일본이 서구에 일찍 문을 열었던 항구였던 만큼 서구문물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고 그만큼 볼 거리도 많았다. 어제보다도 더 푸르러진 하늘에 흰구름이 예쁘게 그림을 수놓았다. 첫 방문지는 우리나라에는 '정종'으로 알려진 사케의 명가 기쿠마사무네(菊正宗) 술 박물관이었다. 양조장이 옮겨간 뒤로 주변은 주택지로 단장이 되었고 골목 한 쪽에 버린 쓰레기 봉투는 까마귀나 길고양이가 풀어헤치지 않도록 그물망으로 덮어놓았다. 드디어 9시 반이 되자 전에 양조장터였던 사케 양조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좋은 술을 만들려면 원료가 되는 쌀부터 좋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효고현 요카와의 아마다니시키 품종의 벼를 생산하는 농가와 특약을 맺고 원료를 공급 ..

Travel 2019.10.07

[간사이 2] 교토의 전통, 죽림과 금각사의 절제미

10월 3일 둘째날 아침 일찍 교토로 가기 위해 서둘렀다.객실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 훨씬 활기차 보이고 어젯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옛날부터 오사카의 상인은 영민하기가 유대인 상인 못지 않았다고 한다.도큐레이 호텔은 비즈니스 호텔로 특화되어 있어 이른 시간임에도 호텔 레스토랑은 출장온 회사원들로 북적였다.  오늘의 첫 행선지는 아라시야마(嵐山) 죽림이었다. 대나무 숲을 보러 간다니? 별거 있으랴 싶었다.푸른 하늘에는 칙칙한 구름대신 새털구름이 펼쳐져 있었다. 고속도로 연변의 산과 들이 우리나라 충청도 지방을 여행하는 것 같았다.아라시야마는 본래 교토에 사는 귀족들의 별장지대였다고 한다. 거리에는 가을 축제(祭, 마쓰리)를 알리는 포스터들이 나붙어 있었다. 골목길마다 관광객들과 수학여행 온 학생..

Travel 2019.10.07

[간사이 1] 일본 오사카 스카이빌딩의 공중정원

10월 초 연휴기간에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다카마쓰-나오시마 여행을 떠나기로 연초에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으로 가는 관광객이 급감하자 예약했던 LCC 항공편이 취소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아빠 엄마가 싸운다고 아이들이 밥을 굶어야 하는가? 그래서는 안 되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일본 간사이 지방을 가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얼마 전 중국에 다녀왔기에 해외견문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나름 있었다. 2019년 5월에는 중국 양자강 이남 지역으로 唐宋 시인들의 발자취, 주자학의 성립, 중국의 개항과 공산혁명을 돌아보는 말 그대로 文史哲 기행을 하고 왔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하여 따로 패키지 여행을 신청했다. 하나투어 여행사에서는..

Travel 2019.10.07

[일상] 어느 주일날의 오디세이

10월 6일 화창한 가을날의 일요일이다. 성악가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노래가 절로 나올 것 같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 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 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 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원곡은 Secret Garden, S..

People 2019.10.06

[상상여행] TV를 통한 간접체험

은퇴 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점심 먹을 때 켜 놓는 TV에서 의외로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를 보는 경우도 많아졌다. 하루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거대한 바위로 된 산봉우리가 화면을 압도하였다. 바로 중국의 저장성(浙江省) 단샤(丹霞)에 있는 장랑산(江郎山)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바위가 수직으로 쪼개진 듯 밑에 있는 사람이 개미처럼 보였다. 바위 절벽 아래 잔도를 만들어 사람들이 바위에 붙어서 지나가야 한다. 그 아래는 역시 깎아지른 절벽이므로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의 길을 내고 철제 난간을 설치해 놓았다. 멀리서 보면 세 봉우리 삼편석(三片石)이 내 천(川)자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인 지형은 평범해 보이는 산과 들이지만 이와 같이 평지돌출 바위 산 덕분에..

Travel 2019.09.28

[일상] 소소한 일상 속의 즐거움

9월도 딱히 매인 일은 없으나 바쁘게 지나가고 있다.전에 누군가 사람이 체감하는 세월의 속도는 자기가 속한 연령대의 속도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를테면 은퇴 전에 시속 50~60km로 달렸다면 지금은 60~70km로 달리는 차 안에 있는 셈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맏동서 고재혁 변호사님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번 되돌아 보았다.  9월 5일 저녁 양재동 지하철역에서 올라와 횃불회관 온누리 교회로 가는 길이었다.지나가는 사람들이 연신 하늘을 쳐다보길래 나도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서쪽 하늘에 마치 붉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아니 태양의 불꽃 마차가 휘젓고 지나간 듯 크고 해넘이 하늘에 작은 구름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걸음을 재촉하여 교회에 다달으니 조금전 거칠게 휘..

People 2019.09.15

[부음] 맏동서 고재혁 변호사의 별세

9월 5일 이른 아침 지난 밤 자정 무렵에 맏동서인 고재혁(高在爀) 변호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향년 92세. 요양병원에서 상태가 안 좋아 중앙대병원으로 옮기셨다가 퇴원을 고려할 정도로 회복되셨다고 들었는데 뜻밖이었다. 호남의 명문가 창평 고씨 집안 출신이고 고시 양과에 합격하여 상공부 과장까지 역임하셨으며 변호사로서는 김대중 씨 변론을 맡기도 하셨다.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공증인협회 회장을 역임하셨다. 여러 가지 많은 일을 하셨음에도 천주교식으로 행해진 장례식에서는 고인의 약력소개가 없어 못내 서운하였다.  나도 같은 법률 관련 일을 하였기에 관심사나 업무가 종종 겹치기도 하였다. 중소기업공단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고재혁 변호사가 고문변호사로서 법률의견서를 제출하고 소송에도 여러 차례 관여하..

People 2019.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