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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주요한의 '불놀이'와 평양 연등회 축제

은퇴 후 내 나름대로 잘할 수 있는 일로 우리의 아름다운 시를 영어로 옮기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 본래 온라인 법률백과사전인 KoreanLII에 딱딱한 법률 콘텐츠가 아닌, 외국인들이 K-Pop 영향으로 관심을 갖게 된 시와 노래도 함께 소개해보자는 취지였다.[1] 그래서 KoreanLII의 Friendship 항목에도 올렸던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많은 사람이 찾아 보는 등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은 것에 자극 받아 후속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견지에서 앞서 소개한 '지란지교' 같은 산문시(散文詩)의 원조에 해당하는 주요한의 '불놀이' 영역작업에 착수했다.[2] 그런데 불과 100년 전 우리나라 자유시(自由詩)의 효시가 된 작품이었던지라 놀라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우선 191..

In English 2020.11.23

[찬반양론] 관광지 마차와 '동물학대' 논란

최근 한 신문에 관광지의 꽃마차가 '동물학대' 논란에 휘말려 해당 지자체는 결국 꽃마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실은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이고 말은 기수역할만 하며 왕복 1.5km 코스를 20여분 운행하였다고 한다. 관광지에서 꽃마차를 운행해오던 마부는 말 4마리를 두고 평일은 한 마리, 주말은 2마리를 번갈아 일을 시켰다면서 말한테는 미안하지만 이제 '동물학대'라는 스트레스는 그만 받고 싶다고 말했다.[1] "말한테 미안하다'는 마부의 말에 가슴이 턱 막혔다. (테마파크의 일감도 사라졌으니 마차 끄는 말들에게 더 이상 사료를 주기도 어렵다는 뜻이리라. 그렇다면 경마장ㆍ승마장 등에서 부상이나 고령으로 퇴역하는 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동안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비슷한 ..

Travel 2020.11.15

[번역] 파겁(破怯)이란 말을 쓴 만해의 詩

라디오에서 '파겁(破怯)'이란 말을 들었다. 새로운 것을 할 때 두려움이 앞서지만 겁내지 않고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취지였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임에도 만해 한용운의 "예술가"라는 시에도 이 단어가 쓰였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내 삶에서 파겁한 순간이 여러 장면 떠올랐다. 수줍음이 많던 초등학생 시절 호명을 받고 전교생이 모인 조회 시간에 상을 받으러 앞으로 나간 일, 대학 다닐 때 마음에 드는 아가씨한테 데이트를 신청한 일, 그리고 지금의 아내를 두 번째 만나던 날 막무가내 청혼을 한 일 등이 생각났다. 그러자 영국의 시인 드라이든(John Dreyden)이 “None but the brave deserve the fair.”(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라고 한 말을 ..

In English 2020.11.07

[번역] Autumn Song - '사랑하는 마음'과 그리움

추석을 쇠고 나니 어느덧 10월 중순이다. 한국의 가을은 아주 짧다. 더위가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소슬바람이 부는가 하면 이내 낙엽이 지고 겨우살이 준비를 해야 한다. 10월에는 여러 노래가 즐겨 불려지곤 한다. 이를테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있다. 이것은 본래 Secret Garden의 'Serenade to Spring' 봄을 기리는 연주곡이었는데 성악가 김동규가 '10월 …'로 제목을 바꾸고 아름다운 가사를 붙여 온 국민의 가을 애창곡이 되었다. 연주곡으로는 차이콥스키의 '4계: 10월'도 있지만, 빌 더글러스의 'Autumn Song'이 가을 아침에 가볍게 듣기에는 최고다. 오색단풍이 물든 나뭇잎에 맺혀 있는 이술방울에 아침 햇살이 반짝이는 장면이 연상된다. 또 '아침이슬' 김민기가 짓고..

In English 2020.10.13

[웨비나] Law via the Internet 2020에 참가하고

9월 22일과 23일 법률분야의 국제 NGO인 Free Access to Law Movement (FALM) 연차총회 Law via the Internet 2020 (LvI2020)이 가상회의(virtual conference) 웨비나(Web+seminar) 형태로 열렸다. 1992년 미국 코넬 로스쿨의 법학도서관에서 가상의 Legal Information Institute (LII)를 세우고 "인터넷을 통해 돈을 내지 않고도 필요한 법령과 판례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하자"(Free Law via the Internet)는 운동을 시작한 이래 현재 65개 기관이 공익 목적의 LII 활동을 펼치고 있다. 1차적으로 법령·판례 정보를 만드는(Primary source), 우리나라의 법제처나 법원도서관 ..

People 2020.09.26

[번역] 가곡 "시간에 기대어" Leaning on Time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에 쫒기듯 살았다. 그때 시간은 마치 학창시철의 훈육 주임선생님 같았다.그러다가 지금은 시간이 어서 지나야 모든 어려운 상황이 해소될 것 같다. 이젠 시간이 해결사가 된 것이다.  처음 바리톤 고성현 교수가 부르는 가곡 "시간에 기대어"를 들었을 때 뭔가 가슴이 뭉클했다.'시간에 기대어'라니 4차원의 시간을 벽에 기대듯이 기댈 수 있을까? 사랑했던 그대와 소원해진 후 시간을 의지하노라면 그리워 했던 만큼 잊혀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가사를 곱씹어볼 수록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이를테면 첫 연에서 저 언덕 너머 어딘가 그대가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말은 언젠가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이것은 "고개를 넘다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In English 2020.09.13

[출간] 행복은 우리 맘에 있어요 - Really?

9월 초 박시호 행복편지[1] 발행인이 기획한 "200명의 인물사진+행복에 관한 짧막한 단상"을 엮은 책이 출간되었다.지난 3월 어느 모임 자리에서 박 이사장(행복경영연구소)이 스마트폰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어준다기에 우린 각자 포즈를 취했다. 그가 밝힌 기획의도와 책 발간 취지는 이러했다."모든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순간보다 어렵고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들이 더 많았다고 본다. 그래도 힘든 순간을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돌이켜보면 행복이나 감동으로 다가오는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이다. 아이의 출산, 취직, 첫사랑, 우정, 승진, 부모님 또는 아이들과의 갈등 해결, 어떤 사람과의 만남 등 무슨 사연이라도 좋으니 10줄 안팎으로 적어달라."그것을 모..

People 2020.09.10

[번역] Waltzing Matilda가 못내 부러운 까닭

며칠 전 라디오에서 경쾌한 행진곡 풍의 "Waltzing Matilda"를 들었다. 아마도 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제2의 국가'라 할 정도로 유명한 민요인데 독창이든 합창이든 관현악 편곡이든 매우 유쾌하게 불려지고 들린다. 막상 그 가사를 알고보면, 우리나라의 "새야 새야 파랑새야"처럼, 매우 슬픈 노래가 아닐 수 없다.[1]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곡을 매우 흥겨운 노래로 잘못 알고 있다. 내 자신부터 이 곡을 잘 못 이해하고 있었기에, 이 곡이 나오게 된 배경과 정확한 노래 가사를 조사해 보았다. 노래 가사 우선 노래 제목부터 "Watching Matilda" (마틸다를 지켜보며)로 잘못 알고 있었다. 마틸다는 영화 "레옹"에 나오는 소녀 이름이기 때문이다. 여..

Travel 2020.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