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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과 바이칼호] 데카브리스트의 아내들과 춘원의 有情

o Storytelling SIT 관광이 성공하려면 방문지에 어울리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수 못지않게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의 서사시 [데카브리스트의 아내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 일행은 그 중의 대표자 격인 발콘스키 공작과 마리아의 애틋한 사랑을 전해주고 있는 데카브리스트 뮤지엄을 방문하고 갖가지 상념에 젖어 들었다. 발콘스키는 그의 조카인 톨스토이에 의해 [전쟁과 평화] 작품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결혼 당시 18세에 불과했던 마리아는 주변의 설득과 회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남편이 석방될 때를 기다리며 현지 어린이들에게 피아노와 음악을 가르쳤다고 한다. 마침내 남편이 석방되고 복권이 된 후에는 자기 집에서 시 낭송회와 미니 콘서트..

Travel 2012.07.15

[몽골과 바이칼호] 식도락과 대평원 열차여행

o Foods 몽골 테를지 공원에서는 뜨거운 돌판으로 양고기를 익힌 전통음식 허르헉을 먹었다. 이곳에서 재배할 수 없는 야채는 비싸고 매우 귀했다. 일행 중 몇 사람은 컵라면으로 기름진 뱃속을 달래야 했다. 울란바토르에서는 전에 근무하던 직장 후배들이 이곳의 별미라며 말고기 샤브샤브를 내놓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초대하였다. 마블링이 없는 쇠고기라 할까 맛에서도 쇠고기가 크게 다를 바 없었고 기름기가 적어 콜레스테롤이 적은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울란바토르나 이르쿠츠크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종업원이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오믈렛이 따뜻한 정을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이르쿠츠크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는 분위기가 근사한 러시아 레스토랑에서 하였다. 서빙하는 러시아 아가씨들도..

Travel 2012.07.15

[몽골과 바이칼호] 자작나무숲과 바이칼호 유람

o Scenery 철도를 이용하여 울란바토르에서 이르쿠츠크로 가는 길은 툭 트인 평원과 자작나무 숲으로 풍광이 매우 수려하다. 울란우데에서 TSR로 달리는 구간에서는 갈매기가 노니는 바이칼호가 오른쪽으로 2-3시간 이상 펼쳐졌다. 영화 에서 보았던 자작나무 숲도 갖가지 형색이었다. 어느 곳에서는 키 작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었고, 이르쿠츠크 호텔 주변과 통나무 민속촌에는 하늘을 가릴 정도로 키 높은 나무들이 울창하였다. 저녁식사 후 산책을 하였던 호텔 옆 앙가라 강변에서는 저녁 8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해가 수평선 높이 걸려 있었다. 바이칼 호수에서는 이곳의 명물생선인 오물(꽁치 같이 생겼는데 맛이 퍼석퍼석함)을 안주로 보드카를 마시는 것이 일품이었다. 마침 물안개가 피어올라 호반의 경치가 희미하게 보이는 ..

Travel 2012.07.15

[몽골과 바이칼호] 대평원의 승마체험, 다채로운 볼 거리

o Attraction Points 몽골에 가면 평원을 찾아가 게르(몽골의 이동식 천막 가옥)에서 적어도 하룻밤은 자는 게 좋다. 숙달된 몽골인은 1-2시간이면 3-5인이 잘 수 있는 게르를 세울 수 있다고 하는데 7월 한여름에도 한밤의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2차례 이상 난로 불을 피워야 했다. 마침 비가 그쳐 우리 일행은 몽골 평원에서 장작불을 피워놓고 밤하늘의 별을 구경할 수 있었다. 말타기(horse-back riding)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몽골 여행의 매력이다. 우리 일행은 인원이 36명에 달하여 밤사이에 풀어놓은 말을 붙잡아 트래킹을 떠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일행 중에는 말을 처음 타보는 사람이 많아 그룹 별로 마부를 붙여 마상행진을 하였다.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떠 있는 아..

Travel 2012.07.15

[몽골과 바이칼호] 현지 탐방 학술행사와 SIT 관광

o SIT란 무엇인가? SIT (special interest tour)란 ‘특정 테마 관광’을 일컫는다. 예를 들면 서유럽의 미술관 또는 대성당을 순례하는 것, 프랑스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것, 뉴욕과 LA에서 영화 로케 장소를 찾아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남북물류포럼(회장 김영윤)이 회원들과 2012년 7월 7일부터 14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울란바토르, 이르쿠츠크를 방문한 것도 SIT 범주에 속할 것이다. 마침 몽골에서는 7월 11일부터 나담 축제가 시작되어 도처에서 축제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포럼에서는 “몽골·러시아 자원물류의 길을 가다”라는 주제로 울란바토르에서는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였고 이르쿠츠크에서는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우리 포럼 행사 참가자들은 ‘자원’과 ‘물류’라는 키워..

Travel 2012.07.14

[일상] 5월의 보라빛 등나무 꽃 단상

어느 시인은 등나무 꽃을 보고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등꽃 서러움은 풍성한 꽃송이 그 화려함 만큼이나 덧없이 지고 있는 꽃 그늘 뿐이어서 다시 꽃 필 내년을 기약하지만 . . . 차라리 등꽃 보라나 되어 화라락 지고 싶어라 김명인, "저 등나무 꽃 그늘 아래" 중에서 목련도, 벚꽃도, 라일락 꽃도 지고나면 그윽한 향기를 풍기면서 보라빛 등나무 꽃이 핀다. 등나무 넝쿨은 그 자체가 그늘을 만들기에 무엇보다도 화려한 꽃이 있는 듯 없는 듯 피어 있다. 나 역시 매일 그 앞으로 다니면서도 등나무 꽃이 피어 있는 줄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몇 년 전 안식년 때 LA에서 거주했던 파크 라브레아(Park La Brea) 아파트 단지 안에 만개했던 자카란다 (Jacaranda) 꽃나무가 생각났다. 잎과 수형(樹形)이..

Travel 2012.05.10

[스페인 4] 스페인의 올리브와 포도주

o 스페인은 어찌하여 지방색이 뚜렷이 구별되는가? 스페인은 지방색이 아주 뚜렷할 뿐더러 언어가 다르기조차 하다. 지금은 중단되었지만 바스크 지방에서는 한동안 분리주의 운동이 득세하였으며, 바르셀로나에서는 스페인어가 아니라 카탈루니말이 통용된다. 프로축구 경기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팀과 서포터즈들은 한-일 전 못지않게 목숨 걸다시피 싸운다고 한다. 이와 같이 지역별로 언어나 성향이 다른 것은 주민들의 혈통이 다르고 역사와 문화의 차이가 있는 데 기인하는 것 같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니아 지방의 풍부한 물산과 우수한 인력자원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이 왕성하기에 기회만 있으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려 하고 있다. 이베리아 반도는 오래 전에 지중해 해상무역에 종사하던 페니키아인들이 진주하여 살았고 한 동안..

Travel 2012.03.01

[스페인 3] 프라도 미술관과 세르반테스 정신

프라도 미술관 내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위의 사진은 Thomas Struth라는 사진작가를 위해 연출된 장면이다. 아래의 그림 사진을 포함한 출처는 ‘Las Meninas by/after Velasquez (Prado)’ o 예술작품의 변형(variation)은 무죄? 마드리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프라도 미술관과 소피아 미술관이다. 이번 여행에서 전자는 일정에 들어 있었지만 후자는 옵션이었기에 다른 일정을 줄이고 각자 20유로씩 내고 가보기로 했다. 1992년 올림픽을 계기로 마드리드 역 앞의 병원을 개조하여 소피아 왕비의 이름을 따서 만든 현대 미술관인데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비롯한 현대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은 낡은 병원 건물을 현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하여..

Travel 2012.03.01

[스페인 2] 순례자의 길과 알함브라 궁전

o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은 800km를 모두 걸어야 하는가?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El Camino de Santiago)은 예수님 12사도 중의 하나인 세베데의 아들 야고보가 스페인에서 복음을 전할 때 걸었던 길이다. 순례자의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어느 것이나 종착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별들의 벌판'이란 뜻) 성당이다. 야고보 사도가 팔레스타인에서 헤롯 아그리파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후 그 제자들이 스승의 유해를 돌 운반선에 모시고 와서 이베리아 반도 북부(콤포스텔라 부근으로 추정)에 묻었다고 전해진다. 순례자의 길은 본래 가톨릭 신도들이 예루살렘이나 로마처럼 성지순례를 하는 길이었다. 우리들에게 로 잘 알려진 파울루 코엘료가 1986년 이 길을 걷..

Travel 2012.02.29

[스페인 1] 스페인 문화와 이사벨 여왕

2012년 2월 겨울방학을 이용해 열흘간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큰아이 전역에 때맞춰 기념할 만한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2월 17일 밤 인천공항의 지정 카운터에는 우리말고도 여행사의 패키지투어를 떠나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스페인 현지에서도 한국의 관광객 여러 팀을 만났다. 그러니 나만의 여행기를 쓰는 것보다는 우리가 스페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을 소개함으로써 스페인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필자는 모두투어의 7박 10일(기내에서 2박, 스페인 국내선 2회 이용) 스페인 패키지 투어를 이용하였으며, 이 글을 쓸 때 현지 가이드인 허봉도 선생의 해설을 많이 참조하였음을 밝혀둔다. 유머러스하고도 박학다식한 허봉도 선생의 해설로 인하여 자칫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칠..

Travel 201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