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Travel 278

[북유럽 백야기행] 서양 속의 일본: 스웨덴

6월 28일(금) 오늘은 스톡홀름에서 짧은 일정을 소화한 후 노르웨이로 이동할 참이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크루즈 선을 타고 스톡홀름에 당도하였는데 이곳 현지 여성 가이드는 대뜸 우리를 선박 박물관(Vasa Museum)으로 인도했다. 1628년 종교적인 이유에서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폴란드 공격명령을 받은 신형 전투함은 출항 30분만에 돌풍을 만나 전복되어 침몰하고 말았다. 60여 문의 대포는 대부분 곧바로 인양되었다. 그러나 선박은 선창에 있던 소수의 희생자와 함께 대부분 뻘 속에 묻혀 있다가 333년만에 거의 온전한 상태로 인양(우리나라 천안함 인양방법과 동일)되었다. 발틱해에는 물질을 부식시키는 염분이 거의 없는 탓이었다. 전복된 원인은 기술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신형 건조함에 복층의 대포를 설치하..

Travel 2013.07.16

[북유럽 백야기행] 모범 강소국의 다른 면: 헬싱키

6월 26일(수) 저녁이 다 되어 우리나라에 '모범 강소국'으로 잘 알려진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했다. 핀란드는 노키아의 나라, 사우나와 자이리톨의 나라, 시벨리우스 "핀란디아"의 조국, 그리고 복지경제가 완성된 나라가 아닌가! 생전 처음 밟아보는 핀란드 땅이 신기할 정도였다. 심지어는 헬싱키 역앞에 늘어서 있는 자전거들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여기저기서 눈에 띄는 핀란드식 디자인이나, 심지어 홀리데이인 호텔에 투숙하였을 때 객실에 걸려 있는 캠벨 토마토 캔 포스터를 그린 팝아트는 그러한 기대와 어긋나지 않았다. 아직 해도 지지 않았고 8시를 갓 지난 시각이므로 우리 가족은 프런트 데스크에서 약간의 정보를 얻어 시내로 향했다. 호텔 앞 지하철 역에서 표를 끊고 무작정 도심으로 갔다. 헬싱키 역 한 정거장..

Travel 2013.07.16

[북유럽 백야기행] 차르의 화려한 자취: 여름궁전

6월 26일(수) 차르의 여름궁전을 구경하고 러시아를 떠나는 날이다. 피서를 위해 서늘한 북쪽 나라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연일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고 있었다. 러시아워를 피해 아침 일찍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도심을 벗어났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목적지까지 직행으로 다니는 셔틀버스가 있다고 했다. 이곳도 체제전환 이후 인구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값이 뛰고 있다고 하며, 외국자본이 유입되어 교외에 현대식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러시아인들은 전통적으로 교외에 별장, 즉 다차를 갖고 있다. 체제전환 이후에는 다차에도 빈부의 차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다. 소박한 다차가 많지만 현대식으로 호화롭게 지어진 것도 있었다. 주차장에서 차르의 여름궁전 입구로 들어설 때 느닷없이 한국의 동..

Travel 2013.07.16

[북유럽 백야기행] 차르의 화려한 자취: 상트페테르부르크 (1)

공항에서 짐을 찾아 자정이 다 되어 투숙한 소코스(Sokos: '협동조합'이라는 뜻) 호텔은 위치나 시설, 식사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이 호텔에서 2박할 예정이었으므로 아침에 짐을 새로 꾸릴 필요가 없었다. 6월 25일(화) 아침 호텔 내 큰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 안팎으로 부산해 보이는 가운데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시 바깥 구경에 나섰다. 호텔 주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바실리브스키 섬에 자리잡고 있어 그런지 Free WiFi Zone 이었다. 한 블럭만 걸어가도 네바 강과 옛날 표트르 대제가 맨처음 건설했다는 요새가 보였다. 3천루블(10만원)을 내면 15분 동안 헬리콥터를 타고 표트르 대제가 이 도시를 어떻게 건설하고 운하를 조성했는지 상공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

Travel 2013.07.14

[북유럽 백야기행] 러시아의 역동적인 힘: 모스크바

북유럽 백야기행의 첫 기착지는 러시아 모스크바였다. 6월 23일(일) 오후 6시경(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Sheremetyevo)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1시간 가량 입국수속을 밟은 후 공항 밖으로 나왔다. 여행자가 입국신고서를 수기로 제출하는 대신 출입국심사관이 여권과 비자를 대조하여 자동 발급해 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시내 곳곳에는 유람선도 다니는 모스크바 강이 S자로 꾸불꾸불 흐르고 있고, 소비에트의 권위를 상징하는 웅장한 스탈린식 건축물이 위용을 자랑하였다. 현지 가이드가 인솔하는 대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와 코르스톤 호텔 지하의 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마침 그 호텔에서는 오늘 마침 졸업식을 마친 젊은이들이 파티를 하러 들어서고 있었다.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된장찌..

Travel 2013.07.13

[북유럽 백야(白夜)기행] Seeing is Believing

"백야(白夜)"(White Nights) 하면 서방으로 망명한 러시아의 발레리노 미하일 바실리니코프가 주연했던 동명의 영화가 연상된다. 러시아 저항가수의 곡에 맞춰 텅 빈 극장 무대에서 독무를 추던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각인이 되어 있다. 반대로 미국에 염증을 느끼고 소련에 들어간 흑인, 잉그리드 버그만의 사위이기도 한, 그레고리 하인즈의 탭 댄스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식구는 1986-87년에 역시 위도가 높은 암스텔담에 살았지만 그 때는 오후 3시만 되어도 어둑해지는 흑야(黑夜)를 보내야 했었다. 결혼 30주년을 맞아 하나투어의 [하나팩 클래식] 러시아-북유럽 5개국 12일 (Scheduled Itinerary)[1] 코스를 택한 것은 방학이 시작되는 6월에는 그 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

Travel 2013.07.13

[차마고도] 송찬림사와 UNESCO 문화유산 리장 고성

중전, 곧 샹그릴라의 분위기가 파악되었다. 말하자면 중국 티베트 공정의 거점도시였다. 중국 자본으로 티베트 풍 문화를 쳐바르고 있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그저 그렇고 그런, 여느 중국 도시나 비슷한 모습이었다. 셋째 날 저녁은 중전시내의 금사국제호텔에 투숙하였다. 객실이 모던하게 꾸며졌는데 욕실은 안이 아니라 밖에서 커튼으로 가리게 되어 있어 야릇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침식사 후 호텔 회의실에서는 개성공단 문제를 비롯한 남북 현안사항에 관한 회원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벌어졌다. 남북간의 치킨 게임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그리고 남북물류포럼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를 놓고 활발한 의견교환이 있었다. 시간관계상 포럼의 운영 및 부설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의 운영에 ..

Travel 2013.05.04

[차마고도] 호도협(虎跳峽)과 샹그릴라(香格里拉)

다음 행선지는 협곡이 좁아 호랑이가 건너 뛰었다는 호도협(虎跳峽)이었다. 가는 길목에 멀리 장강(長江)의 상류인 진사강(金沙江)을 만났다. 그 전망대에는 구애를 위해 2층 벽을 기어올라가는 나시(納西)족 남자 모습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 고장에서도 남자들은 여인을 얻기 위해 용기와 담력을 요구 받았던 모양이었다. 교두진에서는 호도협에 자리잡은 중도객잔으로 오르기 위해 이곳에서 '빵차'라고 부르는 승합차로 옮겨 탔다. 올라가는 길은 이만저만 스릴이 넘치는 게 아니었다. 낭떠러지에 지그재그로 나 있는 길을 빵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올라갔다. 급커브 길을 돌 때마다 차 안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침내 당도한 중도객잔(中途客棧)의 테라스에서는 협곡 건너편의 바위산이 압도적으로 다가와 보였다..

Travel 2013.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