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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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백야기행] 차르의 화려한 자취: 상트페테르부르크 (1)

공항에서 짐을 찾아 자정이 다 되어 투숙한 소코스(Sokos: '협동조합'이라는 뜻) 호텔은 위치나 시설, 식사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이 호텔에서 2박할 예정이었으므로 아침에 짐을 새로 꾸릴 필요가 없었다. 6월 25일(화) 아침 호텔 내 큰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 안팎으로 부산해 보이는 가운데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시 바깥 구경에 나섰다. 호텔 주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바실리브스키 섬에 자리잡고 있어 그런지 Free WiFi Zone 이었다. 한 블럭만 걸어가도 네바 강과 옛날 표트르 대제가 맨처음 건설했다는 요새가 보였다. 3천루블(10만원)을 내면 15분 동안 헬리콥터를 타고 표트르 대제가 이 도시를 어떻게 건설하고 운하를 조성했는지 상공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

Travel 2013.07.14

[북유럽 백야기행] 러시아의 역동적인 힘: 모스크바

북유럽 백야기행의 첫 기착지는 러시아 모스크바였다. 6월 23일(일) 오후 6시경(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Sheremetyevo)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1시간 가량 입국수속을 밟은 후 공항 밖으로 나왔다. 여행자가 입국신고서를 수기로 제출하는 대신 출입국심사관이 여권과 비자를 대조하여 자동 발급해 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시내 곳곳에는 유람선도 다니는 모스크바 강이 S자로 꾸불꾸불 흐르고 있고, 소비에트의 권위를 상징하는 웅장한 스탈린식 건축물이 위용을 자랑하였다. 현지 가이드가 인솔하는 대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와 코르스톤 호텔 지하의 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마침 그 호텔에서는 오늘 마침 졸업식을 마친 젊은이들이 파티를 하러 들어서고 있었다.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된장찌..

Travel 2013.07.13

[북유럽 백야(白夜)기행] Seeing is Believing

"백야(白夜)"(White Nights) 하면 서방으로 망명한 러시아의 발레리노 미하일 바실리니코프가 주연했던 동명의 영화가 연상된다. 러시아 저항가수의 곡에 맞춰 텅 빈 극장 무대에서 독무를 추던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각인이 되어 있다. 반대로 미국에 염증을 느끼고 소련에 들어간 흑인, 잉그리드 버그만의 사위이기도 한, 그레고리 하인즈의 탭 댄스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식구는 1986-87년에 역시 위도가 높은 암스텔담에 살았지만 그 때는 오후 3시만 되어도 어둑해지는 흑야(黑夜)를 보내야 했었다. 결혼 30주년을 맞아 하나투어의 [하나팩 클래식] 러시아-북유럽 5개국 12일 (Scheduled Itinerary)[1] 코스를 택한 것은 방학이 시작되는 6월에는 그 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

Travel 2013.07.13

[차마고도] 송찬림사와 UNESCO 문화유산 리장 고성

중전, 곧 샹그릴라의 분위기가 파악되었다. 말하자면 중국 티베트 공정의 거점도시였다. 중국 자본으로 티베트 풍 문화를 쳐바르고 있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그저 그렇고 그런, 여느 중국 도시나 비슷한 모습이었다. 셋째 날 저녁은 중전시내의 금사국제호텔에 투숙하였다. 객실이 모던하게 꾸며졌는데 욕실은 안이 아니라 밖에서 커튼으로 가리게 되어 있어 야릇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침식사 후 호텔 회의실에서는 개성공단 문제를 비롯한 남북 현안사항에 관한 회원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벌어졌다. 남북간의 치킨 게임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그리고 남북물류포럼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를 놓고 활발한 의견교환이 있었다. 시간관계상 포럼의 운영 및 부설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의 운영에 ..

Travel 2013.05.04

[차마고도] 호도협(虎跳峽)과 샹그릴라(香格里拉)

다음 행선지는 협곡이 좁아 호랑이가 건너 뛰었다는 호도협(虎跳峽)이었다. 가는 길목에 멀리 장강(長江)의 상류인 진사강(金沙江)을 만났다. 그 전망대에는 구애를 위해 2층 벽을 기어올라가는 나시(納西)족 남자 모습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 고장에서도 남자들은 여인을 얻기 위해 용기와 담력을 요구 받았던 모양이었다. 교두진에서는 호도협에 자리잡은 중도객잔으로 오르기 위해 이곳에서 '빵차'라고 부르는 승합차로 옮겨 탔다. 올라가는 길은 이만저만 스릴이 넘치는 게 아니었다. 낭떠러지에 지그재그로 나 있는 길을 빵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올라갔다. 급커브 길을 돌 때마다 차 안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침내 당도한 중도객잔(中途客棧)의 테라스에서는 협곡 건너편의 바위산이 압도적으로 다가와 보였다..

Travel 2013.05.04

[차마고도] 샹그릴라의 옥룡설산(玉龍雪山)

(사)남북물류포럼에서 기획하고 컬처투어에서 시행한 차마고도(茶馬古道)-샹그릴라(香格里拉) 여행을 다녀왔다. 아무리 가고 싶어도 개인적으로는 가기 어려웠는데 마침 아시아나항공에서 인천-리장(麗江) 직항 전세기를 운항하여 짧은 시간에 천년도 넘은 고도를 다녀온 셈이었다. 저녁에 인천공항을 이륙한 만석의 여객기 창 밖으로 보름달이 계속 우리를 따라왔다. 자정이 다 되어 우리 일행은 단체비자로 입국수속을 마친 후 지아리다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2012년 몽골-바이칼 여행을 함께 다녔던 일행도 있어 반가웠다. 호텔 주변은 새벽부터 시장이 열린 탓으로 부산했다. 우리 일행도 장예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인상 리장(印象麗江)" 공연을 보러 8시 15분 서둘러 호텔을 떠났다. 리장 시내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만년설..

Travel 2013.05.01

[남도여행 4] 형제들과 함께 한 남도 맛 기행

남도여행 마지막 날(1.21) 밤 사이에 내린 비가 가랑비가 되어 계속 내렸다. 우리 일행은 리조트 Breeze Hall에서 함께 아침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아침 9시부터 운행하는 금산 보리암행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조금 일찍 출발한 것이다. 남해의 독일인 마을에 이어 새로 개장한 미국인 마을(입구에 조그마한 '자유의 여신상'이 서 있음)을 지나갔다. 다도해 경관과 일출을 보기 위해, 또 기도를 하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는데 오늘은 비가 오는 탓에 관광객은 우리 일행 뿐이었다. 보리암은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함께 해수관음상이 서 있는 한반도의 유명한 기도처이다. 고려 말에 이성계가 왕이 될 수 있는지 하늘에 묻기 위해 기도를 했던 곳이다. 그가 기도응답을 받으면 이 산을 비단으로 두르겠다고..

Travel 2013.01.25

[남도여행 3] 형제들과 함께 한 남도 맛 기행

셋째 날(1.20)이 밝았다. 짙은 안개가 낀 것이 날씨가 상당히 포근할 것을 예고했다. 호텔에서 뷔페식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8:30 보성으로 출발했다. 보성의 차밭을 보기 위함이었다. 곡우 전에 딴 차잎으로 우려낸 우전차를 마시고 심한 경사면에 조성한 차밭을 보러 나갔다. 우리는 곡우 전에 딴 차잎으로 만든 우전 차를 마신 뒤 차 밭을 보러 나갔다. 사진에서 보듯이 신록이 우거질 때면 빛깔이 더욱 아름답겠지만 한겨울에 보는 차밭은 무채색이었다. 이곳은 여러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보성 차밭을 떠나 순천의 민속촌 낙안읍성으로 갔다. 옛날 초가집이며 기와집이 세월이 수백 년 정지해 있는 듯 했다. 시간이 점심 때가 되었으므로 우리는 순천의 특식 보리굴비를 먹으러 갔다. 조기가..

Travel 2013.01.25

[남도여행 2] 형제들과 함께 한 남도 맛 기행

둘째 날(1.19) 부안 대명리조트 호텔(Cloud Nine) 룸에서 편안 밤을 보낸 우리는 이웃 채석강을 찾아갔다. 바다 위에는 아침안개가 덮여 있었으나 날씨는 별로 춥지 않고 미풍이 상쾌하였다. 9시에 부안 대명리조트를 출발한 우리는 변산반도의 고찰 내소사로 향했다. 내소사에는 영험이 있다는 느티나무 거목이 일주문 바깥과 사찰 경내에 한 그루씩 서 있었다. 김우연 가이드로부터 사천왕의 내력을 듣고, 또 부처님의 '주특기'에 따라 제대로 (예컨대 건강은 약사여래한테) 빌어야 한다는 주의말을 들었다. 내소사에서는 템플 스테이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단청공사를 하느라 여기저기 비계가 세워져 있었다. 배경이 된 산세(skyline)에 맞춰 사찰 건물의 층고를 달리한 조상의 안목이 놀라웠다. 새해를 맞아 소원..

Travel 2013.01.24

[남도여행 1] 형제들과 함께 한 남도 맛 기행

2013년 계사년을 맞아 학자로서 화갑(華甲) 기념논문집을 만드는 것도 뜻 깊은 일이겠으나, 나는 형제, 자매들과 함께 고향인 전주를 비롯하여 남도로 회갑(回甲)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매달 한 번씩 모이는 점심식사 모임을 확대하여 마침 한국에 다니러 오시는 누님내외를 포함한 모든 식구들을 초대하였다. 개인사정이 있는 분을 제외하니 나를 포함하여 모두 9명이 되었다. 담양 죽녹원 입구에서 셋째매형, 넷째매형과 누님, 셋째누님, 누이동생, 둘째누님, 큰형님, 큰누님 며느리 그리고 필자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나투어의 [내나라여행(서부권 일부 3박4일)] 패키지투어를 이용하였는데 우리가 가보고 싶었던 남도여행을 하면서 볼거리, 먹거리, 잠자리가 매우 훌륭하였다. 게다가 버스 좌석도 앞뒤로 널찍하였고 특히 가..

Travel 2013.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