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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5월의 보라빛 등나무 꽃 단상

어느 시인은 등나무 꽃을 보고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등꽃 서러움은 풍성한 꽃송이 그 화려함 만큼이나 덧없이 지고 있는 꽃 그늘 뿐이어서 다시 꽃 필 내년을 기약하지만 . . . 차라리 등꽃 보라나 되어 화라락 지고 싶어라 김명인, "저 등나무 꽃 그늘 아래" 중에서 목련도, 벚꽃도, 라일락 꽃도 지고나면 그윽한 향기를 풍기면서 보라빛 등나무 꽃이 핀다. 등나무 넝쿨은 그 자체가 그늘을 만들기에 무엇보다도 화려한 꽃이 있는 듯 없는 듯 피어 있다. 나 역시 매일 그 앞으로 다니면서도 등나무 꽃이 피어 있는 줄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몇 년 전 안식년 때 LA에서 거주했던 파크 라브레아(Park La Brea) 아파트 단지 안에 만개했던 자카란다 (Jacaranda) 꽃나무가 생각났다. 잎과 수형(樹形)이..

Travel 2012.05.10

[영화] 영화 속의 법, 그리고 법관

나는 영화를 참 좋아한다. 법학교수이다 보니 학교 안팎에서 영화를 소재로 강의하는 기회가 적지 않다. 그럴 때면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영화평이 좋은 텍스트가 된다. 그 동안 변호사협회와 서울시 공무원교육원의 요청으로 예비변호사, 서울시공무원들을 상대로 [스크린 위의 법적 현실], [영화로 배우는 소송실무] 같은 특강을 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런데 이번은 사정이 좀 달랐다. 지난 4월 초 사법연수원의 특강 요청을 수락하고 나서 내용을 들어보니 법관들의 2012년도 ‘재판진행기법에 관한 세미나’에서 [영화 속의 법, 그리고 법관]에 대하여 영화 이야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참석대상자 면면을 보니 고등법원 부장판사에 이르기까지 40명이 넘는 법관들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

People 2012.04.25

[스페인 4] 스페인의 올리브와 포도주

o 스페인은 어찌하여 지방색이 뚜렷이 구별되는가? 스페인은 지방색이 아주 뚜렷할 뿐더러 언어가 다르기조차 하다. 지금은 중단되었지만 바스크 지방에서는 한동안 분리주의 운동이 득세하였으며, 바르셀로나에서는 스페인어가 아니라 카탈루니말이 통용된다. 프로축구 경기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팀과 서포터즈들은 한-일 전 못지않게 목숨 걸다시피 싸운다고 한다. 이와 같이 지역별로 언어나 성향이 다른 것은 주민들의 혈통이 다르고 역사와 문화의 차이가 있는 데 기인하는 것 같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니아 지방의 풍부한 물산과 우수한 인력자원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이 왕성하기에 기회만 있으면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려 하고 있다. 이베리아 반도는 오래 전에 지중해 해상무역에 종사하던 페니키아인들이 진주하여 살았고 한 동안..

Travel 2012.03.01

[스페인 3] 프라도 미술관과 세르반테스 정신

프라도 미술관 내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위의 사진은 Thomas Struth라는 사진작가를 위해 연출된 장면이다. 아래의 그림 사진을 포함한 출처는 ‘Las Meninas by/after Velasquez (Prado)’ o 예술작품의 변형(variation)은 무죄? 마드리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프라도 미술관과 소피아 미술관이다. 이번 여행에서 전자는 일정에 들어 있었지만 후자는 옵션이었기에 다른 일정을 줄이고 각자 20유로씩 내고 가보기로 했다. 1992년 올림픽을 계기로 마드리드 역 앞의 병원을 개조하여 소피아 왕비의 이름을 따서 만든 현대 미술관인데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비롯한 현대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은 낡은 병원 건물을 현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하여..

Travel 2012.03.01

[스페인 2] 순례자의 길과 알함브라 궁전

o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은 800km를 모두 걸어야 하는가?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El Camino de Santiago)은 예수님 12사도 중의 하나인 세베데의 아들 야고보가 스페인에서 복음을 전할 때 걸었던 길이다. 순례자의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어느 것이나 종착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별들의 벌판'이란 뜻) 성당이다. 야고보 사도가 팔레스타인에서 헤롯 아그리파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후 그 제자들이 스승의 유해를 돌 운반선에 모시고 와서 이베리아 반도 북부(콤포스텔라 부근으로 추정)에 묻었다고 전해진다. 순례자의 길은 본래 가톨릭 신도들이 예루살렘이나 로마처럼 성지순례를 하는 길이었다. 우리들에게 로 잘 알려진 파울루 코엘료가 1986년 이 길을 걷..

Travel 2012.02.29

[스페인 1] 스페인 문화와 이사벨 여왕

2012년 2월 겨울방학을 이용해 열흘간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큰아이 전역에 때맞춰 기념할 만한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2월 17일 밤 인천공항의 지정 카운터에는 우리말고도 여행사의 패키지투어를 떠나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스페인 현지에서도 한국의 관광객 여러 팀을 만났다. 그러니 나만의 여행기를 쓰는 것보다는 우리가 스페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을 소개함으로써 스페인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필자는 모두투어의 7박 10일(기내에서 2박, 스페인 국내선 2회 이용) 스페인 패키지 투어를 이용하였으며, 이 글을 쓸 때 현지 가이드인 허봉도 선생의 해설을 많이 참조하였음을 밝혀둔다. 유머러스하고도 박학다식한 허봉도 선생의 해설로 인하여 자칫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칠..

Travel 2012.02.26

[Ph.D.] 이동욱, 김양곤 박사학위 Congrats

학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석·박사 제자를 배출할 때라고 한다. 대학 강단에 선 지 10년이 넘었고 이제 종신 정교수가 되었으니 나도 박사제자를 두고 싶었다. 그 동안 코스워크만 마치고 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이동욱, 김양곤 두 사람을 독려하여 마침내 원을 풀었다. 2011년 12월 두 사람이 오랫 동안 준비하였던 학위논문이 각각 3차례의 논문심사를 무난히 통과한 것이다. 학위수여식은 2012년 2월 15일로 예정되었다. 모두 생업에 종사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주경야독의 삶을 살아 온 끝에 아름다운 결실을 보게 되었다. 두 사람 모두 2011년 말로 신분상의 변동이 생겨 박사학위는 학위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되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2011년 12월 두 사람이 오랫 동안 준비하였던 학위논문이 ..

People 2012.02.03

[친우] 권오현 부회장 승진축하 친구들 모임

대광고등학교 동창 중에 이른바 사회저명인사가 여럿 있지만 요즘의 뉴스메이커는 단연코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오현(아래 사진 좌측에서 네 번째) 친구가 아닌가 한다. 그 밖에 2011년 9월 포항공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용민 박사, 줄기세포 연구에 사재 100억원을 내놓은 차 병원 그룹의 차광렬 회장도 있다. 권 부회장은 서울공대, KAIST를 거쳐 스탠포드에서 반도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일찍이 삼성전자 64 메가 D램 개발의 주역이었으며, 진대제 사장과 똑같은 경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동안 반도체 개발부문의 중역, 사장, 총괄사장을 거쳐 2011년 12월 부회장이 되기에 이른 것이다. 전에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 하면 까마득히 높은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절친이 그 자..

People 2012.01.07

[행사] 김문환 교수 논문집 봉정식

11월 23일 저녁 서울 르네상스 호텔 다이아몬드 홀에서 김문환 전 국민대총장의 정년기념 논문 봉정식이 열렸다. 나도 상사법학회와 인터넷법학회에서 김문환 교수님을 회장으로 모시고 연구이사와 총무이사를 역임하였기에 기꺼이 논문을 기고하였고, 기념논문집 봉정식에도 참석하였다. 하객들은 김문환 교수님의 가족과 초, 중고등학교 동창들 외에 선생님과 학연을 맺은 법학자, 법조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앞쪽 테이블에는 김문환 교수와 함께 장정길 전 청와대비서실장, 강재섭 전 의원, 서울대 안경환 교수(전 인권위원장), 최종고 교수가 자리를 잡았다 김 교수님은 당신의 말씀처럼 "1979년 강단에 선 이래 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남들이 하지 않는 첨단학문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소비자보호법, 신용카드법, 지재권법,..

People 2011.11.24

[수목원] 가을빛 짙어가는 오산 물향기 수목원

설악산에 가야만 가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파노라마 사진은 하단에 소개). 10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은 현재 한반도 곳곳이 가을 단풍으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홍릉의 은행나무 가로수 길도 그러했다. 마침 자형이 정년퇴직하신 후에 수채화, 유화를 배우면서 전시회를 갖는다고 하셔서 오산에 있는 물향기 수목원을 찾아갔다. 경기도 임업시험장에 있는 산림전시관의 홀을 빌려 수유회 회원들이 10월 18일부터 30일까지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풍경화가 많았지만 정물화도 있고 자기 집 애완견을 그린 작품도 있었다. 수개월에 걸쳐 정성 들여 그린 작품들이었는데 모두들 이미 아마추어 솜씨를 넘어서 있었다. 산림전시관 밖 수목원에서는 그야말로 가을빛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

Travel 2011.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