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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9

[추모의 글] 아, 김정보 선배님!

아, 김정보(金正寶, 1949~2018.1.9) 선배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 퇴직하신 후에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은 들었으나 언제 한번 연락드리지 하고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에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이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조문을 하자 사모님(추미경)이 한 분에게만 부고를 하였음에도 많이들 빈소를 찾아주셨다고 하시면서 고인의 시와 그림을 엮은 책자를 보내주셨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고인이 은행 공보실장과 부산지점장을 맡아 하는 동안 틈틈히 써놓은 시와 그림을 원고 그대로 인쇄하신 책 「My Favorite Things - 자연과 현대문명」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군대 가 있을 적에 '꿈결에 만난 님' 약혼녀를 향해 부른 노래 CD도 있었다. Please listen to the Love Son..

People 2018.02.22

[축하 글] 외우 장성구 회장에게 거는 기대

4자성어에 '괄목상대(刮目相對)'란 말이 있다. 고3 때 같은 문과반이었던 친구를 2,30년 만에 보니 몰라볼 정도로 식견과 위치가 달라져 있었다. 외우(畏友) 장성구(張聲九) 교수를 일컫는 말이다. 장 교수는 2018년 2월 말로 경희대학교에서 정년을 맞고, 3월부터는 대한의학회 제23회 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2월 21일 장 교수가 32년간 몸 담았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학교실 주최로 경희의료원에서 "MRC 미래의학"에 대한 정년기념 심포지움이 열렸다. 장 교수는 경희대학병원장을 역임했고 대한의사협회 감사와 대한비뇨기종양학회장, 대한암학회장을 지냈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50년 동안 의학회 원로들이 지명한 후보를 평의원회에서 인준하는 형식으로 회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뀜에 따라 2017..

People 2018.02.21

[결혼식] 정년 맞기 전에 치른 차남 혼사

둘째가 결혼식을 올렸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비혼(非婚)이 대세가 되는 요즘 둘째가 결혼하겠다고 말했을 때 너무 기뻤다. 게다가 상대가 기독교 신자인 데다 착하고 예쁘다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아버지 정년퇴직하시기 전에 식을 올리겠다고 할 때는 더더욱 기뻤다. 마침내 상견례, 혼수 등 복잡한 절차를 마치고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신랑ㆍ신부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일시와 장소를 2월 3일 12시 반 청담역 앞 예식장으로 정했다. 둘째는 수줍음을 잘 타서 회사 동료들로부터 '모태솔로' 아니냐는 말을 곧잘 들었다는데 놀랍게도 신부는 같은 직장의 여성이었다. 자기로 하여금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어 하는 아가씨를 만나 프로포즈를 했다고 말했다. 우리집 강아지 이야기를 하며 관심을 끌고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하..

People 2018.02.03

[Seminar] 외국어대 최완진 교수 정년기념 세미나

2월 1일 오후 평소 존경해 마지 않는 최완진 교수의 정년기념 세미나가 상사법학회 주관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관에서 열렸다. 현재 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최 교수는 그의 40년 가까운 학자 생활을 회고하면서 상법학 교수는 철학과 경영학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 최 교수는 그의 선친이신 한국 철학계의 태두 서우 최재희 박사와 자형인 우리나라 경영학의 원로 곽수일 교수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고백하였다. 다음은 그의 강연을 일부 간추린 것*이다. * 최완진 교수 칼럼ㆍ에세이집「기업법으로 세상을 보다」, 한국외대 지식출판원, 2017, 205, 208쪽. 상법을 벗 삼아 40년을 지내보니 우리에게 상법학이라는 학문은 과연 무엇이며, 상법학은 어떻게 정의되고 접근되어야 하는가 하는 ..

People 2018.02.01

[일상] 2017년 크리스마스에 있었던 일

해마다 연말이면 맞게 되는 성탄절이지만 금년은 느낌이 특별한 것 같다. 내년 8월이면 정년퇴직하게 되므로 현역으로서 겪는 마지막 행사이기 때문이다. 학생들 기말시험 성적 채점 및 온라인 입력이 끝나면 사실상 방학이 시작된다. 인생의 계절로 치면 늦가을, 하루 중에서는 석양 무렵이다. 곱게 물든 단풍이 봄꽃보다 아름답고 황홀한 저녁놀이 해돋이 이상으로 눈부신 게 사실이다. 백설이 덮인 산야의 낙락장송(落落長松)처럼 기품 있는 노년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눈 덮힌 산야에 우뚝 선 소나무 묘목일 적에는 친구도 많았을텐데 곧게 뻗은 줄기와 가지 덕분에 홀로 남았네. 크리스마스 전날이 주일이기도 해서 양재 온누리 교회에서는 "주님이 오신 이유"라는 칸타타 공연이 있었다. 교회의 뮤지컬 팀이 한 달 동안 저녁 시..

People 2017.12.26

[축하 글] 경희대 정완용 교수 화갑기념

[주] 아래 글은 필자의 스승(박사학위논문 지도교수)이기도 한 동료 정완용 교수의 화갑(2017.12. 6)을 축하하여 2017년 12월에 발간된 경희법학 제52권 4호에 필자가 기고한 하서(賀書)이다. 한국인이라면 평생 몇 번씩은 보았을 토정비결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은 “귀인(貴人)을 만난다”는 것이다. 반면 듣기 싫은 말은 “관재수(官災數)와 구설수(口舌數)를 조심하라”일 것이다. 요즘과 같이 시국이 하수상할 적에 관재수는 곧 수사기관의 소환통보이고 구설수는 SNS의 악플일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귀인은 누구를 가리키는 말일까? 貴 人 필자에게는 정완용 교수가 바로 ‘귀인’이셨다. 은행에 재직하면서 미국 로스쿨 유학을 다녀와 국제거래법에 관한 전문서를 한 권 펴냈을 뿐임에도 갓 출범한 경희대 국..

People 2017.12.18

[개인정보보호] 방송통신위원회 유공자 표창

2017년 12월 12일 저녁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인정보보호인의 밤' 행사가 열렸다.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유공자 표창이 있었는데 나도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정책 제언과 현재 진행 중인 EU 적정성평가, EU 개인보보호규정(GDPR) 해설 작업에 공적이 많다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젊었을 적엔 아무리 일 잘해도 공을 차지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는데 때 되니 적은 공으로도 큰 상을 받네 When I was young, Whatever efforts I took became other's work. Now I enjoy a big reward for small endeavors. 같은 날 NAVER 웹사이트 Privacy Whitepaper 자료실에는 내가 기고한 "Data Localiza..

People 2017.12.12

[선거] 아파트 동대표 선거에 K-voting 도입

※아래 적은 것처럼 아파트 동대표 선거에 중앙선관위의 K보팅은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민간사업자가 온라인투표 앱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그 프로세스를 참고할 수 있게 이 포스팅은 그대로 두기로 했으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전에 아파트 동대표를 지낸 관계로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동대표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우리 아파트는 이제 입주한지 8년이 되어 여기저기 보수할 곳도 생기고 그 동안 지속적으로 아파트 관리비가 늘어나고 있어 정말 아파트 살림을 잘할 일꾼을 뽑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동대표는 각 동의 입주자들이 후보자 중에서 선출한다. 어떻게 뽑는게 좋을까? 다른 선관위원들이나 아파트 관리소장은 종전과 같은 종이 투표를 염두에 두고 있기..

People 2017.11.25

[교수법] 자문자답식 집단지성 토론 수업 배우기

위키피디아식 법률정보 백과사전인 KoreanLII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동료 교수는 물론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귀국한 소장 학자들에게, 심지어는 법전원생과 영어 잘하는 학부생들까지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고 있다. 이때 집단지성을 이용하여 자문자답식 토론수업을 하고 있다는 성균관대 이우성 교수의 성공사례가 알려져 귀가 번쩍 뜨였다. 11월 16일 경희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는 이우성 교수를 초치하여 경희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경영대 오비스홀 111호에서 강습회를 열었다. 독특한 교수법으로 TV에도 소개된 바 있는 이 교수는 학문(學問)이란 말 그대로 묻고 배우는 과정인데 한국 ..

People 2017.11.16

[추모] 故 박익환 교수의 영전에

* 2017년 10월 26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박익환 교수가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다음은 같은 학교의 학술지 「글로벌 기업법무 리뷰」 제10권 2호(2017.12.30)에 실린 박훤일 교수의 추모사이다. 아니 이럴 수가……. 한창 나이의 박익환 교수가 숙환으로 세상을 떴다는 비보(悲報)를 들었다. 연구실이 같은 층이어서 마주칠 일도 많았는데 식사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이렇게 영영 헤어지다니 만감이 교차했다. 갈대숲이 장관이던 안양천변 이대 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고인(故人) 앞으로 편지를 썼다. * * * 박 교수, 생전에 종종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식사도 같이 하고 그럴 것을 뒤늦게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 누가 보아도 훤칠한 키에 인물 좋고 아는 지식 많고 여행 다..

People 2017.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