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전체 글 668

[Advice] 백패커 백 쌤에게 배운 것

tvN에서 방영하는 예능 프로 중에 백종원 씨가 남자 연예인들과 함께 진행하는 가 있다. 제작진이 의뢰한 곳에 가서 백팩(배낭 또는 차 트렁크)에 넣고 갈 정도의 식재료를 가지고 식사를 제공한다는 컨셉이다. 며칠 전 오후에 본 백패커 프로는 정말 이색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 흔한 예능 프로의 한 가지려니 했는데 백종원 씨와 그의 일행이 나에게 귀중한 조언을 해주는 것 같았다. 이날 백패커스가 의뢰받은 미션은 대전에 있는 기숙사에 가서 300여명의 학생들이 단체급식 아닌 '대학가 맛집'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일행을 태운 자동차가 향한 곳은 KAIST가 아니라 미래의 국군 간호장교를 양성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였다. 엄격한 학교 규율에 매여 사관생도들은 대학가의 제대로 된 맛집에 가볼 수 없..

People 2022.10.05

[지금은] 우리 모두 도덕재무장을 할 때!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고등학교 동창들을 자주 만난다. 아무래도 사춘기 시절을 같이 보냈고, 무엇보다 우리는 같이 예배를 보며 성경공부를 하였기에 유대가 좀더 각별한 것 같다. 공식 행사 때나 비로소 부부동반으로 모이는 대학동기들과는 달리, 사적으로도 부부가 함께 만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전공이나 직업이 다양했던 만큼 모여서 나누는 화제도 아주 다양하다. 얼마 전 오프라인(식사 모임)과 온라인(화상회의)을 통해 고교 동창들 여럿이 만날 기회가 있었다. Zoom을 이용한 화상회의는 강신후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예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10월 3일 첫 모임에서는 미국에 유학을 가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다시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가 된 최루톤 목사(남산..

People 2022.10.03

[Time] 9월에 부치는 편지

9월도 벌써 하순이다. 새해를 맞을 때 그리도 창창하던 1년이 (또는 크리스마스가) 이제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 두 차례 가을 태풍을 걱정하다보니 9월이 다 지나갔다고들 말한다. 하는 일 없어도 연금이 입금되는 하순이 반갑긴 해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피하거나 자제했던 행사가 많아 당장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며칠 전엔 꿈 속에서 아무 준비 없이 학교 강의를 해야 한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깬 적도 있었다. 지금도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한없이 자유로운 입장이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 그러나 별로 의미 없는 일을 하며 귀중한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은 허송세월(虛送歲月)하는 것이다. 비록 '집콕'하며 대부분 간접경험으로 보낸 9월이었지만 나는 얼마나 의미있는 일을 했는지..

People 2022.09.23

[Book's Day] Know Yourself!

G : 9월 Book's Day는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날이네요. 이번 추석은 잘 쇠셨습니까? 연휴 기간 중에 읽은 책을 소개해주실 참인가요?P : 추석 때 가족 친척들을 많이 만나면서 인간관계의 갈등을 느끼셨던 분이 많을 듯 싶어요. 여러 행사를 치르면서 주부들은 명절증후군을 피할 수 없었겠지요. 그런데 이런 갈등을 차원을 달리해서 보면 피하고 도망칠 게 아니라 껴안고 해결해야 하는 인생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G : 성경책 말고 그렇게 차원을 달리해서 볼 수 있게 하는 무슨 책이 있나요?P :  네,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중국과 한국, 일본의 명리서(命理書)입니다. 오늘은 이것을 현대적으로 풀이한 고미숙,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 인문학, 사주명리를 만나다 (북..

People 2022.09.13

[추억] 9월을 소재로 한 노래

열대야와 호우주의보로 점철되었던 8월이 가고 9월이 왔다. 아직 가로수 잎은 푸르른데 길바닥에는 철 이른 낙엽이 떨어져 있다. 이와 같이 9월을 맞으면 여름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와 함께 결실의 계절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학교에 재직할 때에는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수강생들의 얼굴을 익히고 강의준비로 분주했던 기억이 난다. 9월이 되면 "새털구름 높이 떠 있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비상하는 꿈을 꾼다"는 시를 떠올리곤 한다. 9월의 기도 - 이해인, 시인/수녀 Prayer of September by Sister Lee Hae-in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Oh, that radiant Sun, Let me open the door of my min..

Travel 2022.09.04

[상상력]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정봉렬 시인으로부터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황과 함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의 시를 전달받았다.[1]샤갈(Marc Chagall, 1887~1985)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白러시아(벨라루스 비테프스크) 출신의 유태인이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부와 장수를 누리면서 같은 마을에 살았던 벨라(Bella Rosenfeld, 1895~1944)와의 중력을 무시한 몽환적인 사랑을 다룬 수많은 그림과 판화를 남겼다. 전쟁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여름의 끝자락에 왜 샤갈의 마을이지?샤갈은 추억 속의 러시아 마을을 즐겨 화폭에 담았지만, 언제 샤갈이 눈 내리는 마을 풍경을 그렸던가?춘삼월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사나이 - 시인/화가 - 는 관자노리의 정맥이 솟을 정도로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었던 것일..

Travel 2022.08.30

[신앙] 길갈을 지나 가나안 땅으로

돌이켜 보건대 나의 20대는 방황과 번민의 시절이었다. 대학 동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재학 당시부터 사법시험(司試)에 몰두하여 1차는 어렵지 않게 합격했으나 2차는 여러 차례 고배를 들어야 했다. 연수(年數)를 거듭할 수록 어려운 가정형편에 언제까지 사시공부만 할 수 있나, 아니면 취직을 해야 하나, 유학을 갈 순 없나 등등 생각이 많아졌다. 나중에는 사시 합격자가 1천명까지 늘었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연간에는 60~80명이 고작이었다. 나는 결국 사시를 단념하고 직장에 다니게 되었으나 대학 선배인 조성기 교수[1]의 소설 《야훼의 밤 - 길갈》(2002)을 읽고 나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신적 방황을 겪은 것을 알았다. 그는 대학재학 중 대학생선교단체에 들어갔고 사시공부와 선교활동의 갈등을..

Holiness 2022.08.19

[Book's Day] 일본을 구한 조선 도공의 후예

G : 입추가 지났어도 비도 많이 오고 아직 덥네요. 오늘 들려주실 책 이야기는 피서용인가요, 아니면 가을맞이용인가요? P : 며칠 후면 광복절이므로 오늘은 아주 특이한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잡지책에서 읽은 기사입니다. G : 지난번 파리 특파원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신문기사도 뒷이야기를 보태고 출처를 밝히면 저술이 될 수 있는거죠.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지 궁금합니다. P : 도고 시게노리(東鄕茂德/Tōgō Shigenori, 1882-1950)라고 태평양전쟁 때 일본 외상을 지낸 사람입니다. 독일대사, 소련대사를 거쳐 태평양전쟁 개전(진주만 공격)과 패전 당시 두 차례 외상을 역임하였고, A급 전범(戰犯)으로 20년 금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병사했어요. 일본에 원폭이 투하되..

People 2022.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