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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사카의 미술관 투어

교토 디자인 투어의 마지막 날은 오사카에서 미술관 힌 곳을 더 보고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에 가는 일정이다.아침에 일찍 일어나 어제는 여탕으로 쓰였던 5층 노천탕으로 갔다. 날이 그다지 쌀쌀하지도 않았지만 곧바로 노천탕에 들어가니 추운 줄 몰랐다.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료칸 본관 건물 뒤로 언덕이 있어서 구조상으로 울타리는 쳐있지만 하늘이 올려다 보였다. 솔개 같은 새가 선회를 하면서 활강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 사이에 단풍나무 낙엽이 물 위로 떨어졌다. 탕 바닥에는 치우고 또 치워도 단풍잎이 수북히 가라앉아 있었다.  솔개 떠 있는 온천 위로팔랑이며 낙엽이 지네While bird‘s gliding above, I lie in hot springTo see maple leaves drift ..

Travel 2024.12.06

[여행] 교토의 미술관 투어

교토에는 미술관이 정말 많다.우선 국립근대미술관과 교세라 미술관을 꼽을 수 있는데, 시 외곽까지 확장하면 미호 미술관과 비와호 근방의 사가와 미술관이 있다.오늘의 일정을 챙기며 느긋하게 일어나니 커텐을 친 창밖이 환하게 밝아왔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한국의 정치 상황이 궁금하기 짝이 없었지만 해외에 나와 있느니만큼 무관심하려 애쓰자 마음이 편해졌다.  호텔 조식을 먹으러 3층으로 내려갔다.마침 오늘 생신을 맞은 서 회장 내외분과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종업원이 갖다준 메뉴판을 보면서 내가 말했다. "여섯 가지 메뉴 중에 하나가 빠졌네요."다들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길래 한 마디 했다. "미역국이요."이번 여행에서 눈 호강(단풍 풍경과 미술작품, 건축물 감상), 입 호강(맛있는 일본 음식 먹..

Travel 2024.12.05

[여행] 교토 사찰의 아름다움

교토에서의 이틀째 아침이 밝았다.에이스 호텔의 조식은 뷔페가 아니고 아메리카식, 에그베네딕트 등 6가지 세트 메뉴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식이었다. 당연히 여러 종업원이 테이블마다 주문을 받으러 돌아다니고 오렌지 주스와 커피를 기본으로 제공했다.아메리카식을 시키니 서니 사이드 계란 2개와 아보카도, 베이컨, 크롸상 등이 놓여 있는 큼직한 트레이를 갖다주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호텔 중정을 구경한 후 교토의 아침 출근 풍경을 보기 위해 큰길로 나섰다.은행나무 가로수에서 낙엽이 지는 가운데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 보도를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부산하게 오갔다.오늘은 교토 시내의 사찰 여러 곳을 순방할 예정이어서 조금 느긋하게 일정을 시작했다.인솔자가 시내의 많은 도로가 오버투어리즘(overt..

Travel 2024.12.04

[여행] 교토 단풍 여행

12월 초 일본 교토로 디자인을 주제로 한 여행을 다녀왔다.여러 미술관과 전통 사찰, 그리고 예술가들이 건축에 참여한 건축물을 돌아보는, 주제가 있는 여행이었다. 유명 디자이너가 설계한 특급호텔과 레스토랑, 그가 작업하는 부티끄 숍 등 역시 탐방 대상이었고 건축&아트 전문 여행사인 TravelON의 이정민 대표가 직접 가이드를 해주었다.   막상 교토에 도착해 보니 아름다운 세계의 디자이너인 조물주(Creator)의 '가을(秋)' 작품이 펼쳐져 있었다.인솔자의 말에 따르면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12월이 되었음에도 이제 막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간무천황이 교토로 천도한 794년부터 12세기 말까지의 중앙집권적 천황 통치 시대) 이래의 천 년 고도(古都)..

Travel 2024.12.04

[글쓰기] 나의 오블완 도전기

起작심삼주 오블완(오늘 블로그 완성)에 도전한지 20일째이다.하루 걸러 한 번씩 쓰자고 작정했으나 블로그를 거의 매일 쓰게 되었다.그러다보니 뭘 쓸까 궁리하다 생각을 정리하여 기사를 작성하는 일과가 매일 아침 반복되었다.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오늘은 이것을 써야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제일 신났다. 저절로 벌떡 일어나게 되니 말이다.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글을 쓰고 다듬고 적당한 사진을 찾아서 올리느라 오전 시간에 다른 일을 못하였기 때문이다.  承어느날에는 마땅히 떠오르는 생각도 없어서 뭘 쓸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그러다가 오블완 사이트에서 예시한 토픽에서 힌트를 얻어 '내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을 쓰기로 했다. 왜 여태껏 이런 글을 써놓지 않았을까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였다.그렇다. 좋은 글쓰..

People 2024.11.26

[영화] Gladiator II의 역사적 진위 여부

최근 개봉한 영화 Gladiator II를 보았다. 엔딩크레딧이 끝나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어디까지가 역사적인 사실이고 무엇이 꾸며낸 이야기(fiction)인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리들리 스콧 감독이 3세기 초 로마의 모습을 재현하여 스팩터클하게 만든 것은 감탄할 일이다.콜로세움을 지어놓고 그 안에서 검투사들이 맹수나 다른 검투사들과 목숨을 걸고 싸웠다. 또 상어가 헤엄치는 바닷물을 채워놓고 검투사들이 해전을 벌였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시를 쓸 때 문법을 무시하거나 역사적 소재를 다룬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이것은 '예술적 허용'(artistic license)으로 인정되곤 한다.이 영화..

Show&Movie 2024.11.25

[상상] 11월이 가기 전에

가을엔 하고 싶은 게 많다. 아니 해야 할 일이 많다.우선 단풍 구경부터 하러 떠나야지. 낙엽이 지기 전에. 가을의 소원  - 안도현Autumn Wishes    by Ahn Do-hyun​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혼자 우는 것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To be a prisoner of silenceTo be lazy with no curiosityTo walk for no reason at allTo smell the grains scent scattered by the sunlightTo stretch out no more like ..

Travel 2024.11.24

[독서] 내 인생을 바꾼 책 한 권(2)

Liar's Poker는 처음엔 제목에 이끌려, 점차 페이지를 넘길수록 내가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배우는 재미로 읽었다.특히 살로몬 브라더스에서 MBS (mortgage-backed securities)를 만들어 팔게 된 경위와 그 발전 및 쇠퇴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내가 산업은행 국제금융부에서 근무할 때 국제금융시장 동향 조사를 맡았었는데 그때 살로몬 브라더스에서 보내오는 정보지는 대부분 MBS에 관한 것이었다. 모기지가 주택담보 대출이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유가증권 앞에 '-backed'란 말이 붙는 이유, 그리고 설명 중에 나오는 'pass through'란 말의 의미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것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상사도 없었다. 실로 우리나라에는 전혀 생소한 증권상품이었..

People 2024.11.23

[독서] 내 인생을 바꾼 책 한 권 (1)

오늘은 Tistory에 무슨 기사를 올릴까 고민[1]하다가 무릎을 탁 쳤다.내 경우 인생을 바꾼 책 한 권을 들라면 서슴치 않고 "Liar's Poker"라고 말할 수 있다. 언뜻 도박에 관한 책인가 싶지만 표지에 굿프로인드 살로몬 브라더스 회장의 초상이 들어간 것이나 부제 "월가의 잔해에서 일어서다 (Rising Through the Wreckage on Wall Street)"를 보면 투자금융에 관한 책임을 쉬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언제 이 책을 샀는지, 무슨 경위로 통독을 했는지, 또 여기저기서 책 내용을 단편적으로 소개하였지만 내가 무슨 영향을 받았고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제대로 밝힌 적은 없었다.이 책은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 ..

People 2024.11.22

[그림] 혜원의 풍속화 감상하기

11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DG Forum에서는 박찬경 교수가 조선시대의 그림을 같이 보면서 해설해주는 시간을 가졌다.[1]고등학교 동창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 인문학적 지식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였다. 대부분 은퇴를 하였고 평소 자기의 관심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터라 연 1회 이상 발표를 해야 하는 회원을 10명 모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박찬경 교수로서는 조선시대의 산수화부터 시작해 초상화와 "풍속화의 감상 및 해설" 등 벌써 3회째였다. 평생을 포스텍에서 금속 및 재료공학을 연구하고 강의했던 과학자로서는 놀라운 변신(變身)이었다.미술품 감상에 관한 한 '덕후'라기보다 '프로'라 할 수 있는 박 교수는 직접 국내외의 미술관을 찾아 다니면서 감상도 하고 기회가 되면 사진을 촬영하여 수만..

Show&Movie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