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다쥐르(Côte d'Azur, '쪽빛 해변'이란 뜻)는 프렌치 리비에라(French Riviera)라고도 부른다.[1]
어제밤 우리 일행이 투숙한 라디슨 블루 호텔(Radisson Blu Hôtel Nice)은 영국인 산책로 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아침에 해변에 나가보니 주말을 맞아 산책하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2]
초행길의 여행자임에도 프렌치 리비에라 해안의 칸과 모나코, 니스가 서로 비교가 되었다.
칸이 각종 축제와 이벤트 행사로 1년을 보내는 도시라면 모나코는 세금 내기 싫은 부유층이 돈을 싸들고 찾아와 즐기는 도시라 할 수 있다. 반면 니스는 지내볼 수록 서민들이 사는 푸근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Nice to see Nice! ("니스를 보니 좋아요!")
그래서 그런지 니스의 해변은 모래가 아닌 자갈임에도 별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니스-모나코 간에 수시로 (이름하여 국제!) 열차가 운행하는 점에서 모나코의 저급인력은 프랑스에서 통근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러한 광경은 전에 제네바에 출장을 갔을 때에도 목격한 바 있다. 제네바의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외국인력도 대부분 집세나 물가가 싼 프랑스 지역에서 출퇴근하고 있었으니까.
어차피 혼자 하는 여행이므로 아침에 누구와 같이 식사를 할까 두리번거리지 않고 옥외 테라스로 나갔다.
이렇게 지중해의 시원한 바람을 쐬며 언제 또 식사를 할 수 있으랴 싶어 느긋한 마음으로 아침을 먹었다.
내가 식사를 마칠 즈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정이 든 도시를 떠나기 싫은 내 마음 같았다.
오늘 일정은 니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에즈 식물원과 샤갈 미술관을 보고 니스 시내에서 자유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어제 숨가쁘게 아비뇽 - 칸 - 생폴드방스 - 모나코 - 니스 등 여러 곳을 다녔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오후 6시에 니스 공항에서 파리행 국내선을 타야 하므로 아주 여유로운 편도 아니었다.
길벗 가이드가 니스의 마세나 광장[3]을 지나 에즈(Eze) 식물원이 있는 에즈 마을로 가는 동안 식물원의 연혁에 대해 간단히 브리핑을 해주었다. 로마시대부터 처음엔 높은 고지대를 요새로 썼으나 페스트가 창궐할 때 종교단체에서 환자 요양소로 사용했고 지금은 선인장 같은 진기한 다육식물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바로 연상되는 것이 거제도 앞 외도에 있는 식물원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에즈 식물원에 함께 전시된 여신상들은 모두 장-필립 리샤르(Jean-Philippe Richard)의 작품이었다. 그는 1990년부터 흙이나 청동, 수정으로 여인상을 만들어온 프랑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조각가라 한다.
중세 이전부터 흙과 바위로 성벽을 쌓아올렸던 에즈 식물원에서 키가 큰 다육식물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모딜리아니의 여인상이 얼굴과 목이 긴 것이 특색인 것처럼 이 조각가가 빚은 여인들은 하체가 긴 것이 특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려가는 길에는 어제 생폴드방스에서 보았던 것처럼 부티크 형 갤러리들이 즐비했다.
어제 생폴드방스 예술촌에서 너무 벅찬 감동을 받아서일까? 오늘은 그저 그렇다는 느낌뿐으로 집합시간에 맞춰 내려가기에 바빴다.
일부 신앙심이 좋은 사람은 중세 때 피난처를 찾는 기독교인들이 많이 몰렸다는 성당에 가기도 하고, 또 유료(0.5유로) 화장실에 찾는 사람도 있었다.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본 일행들이 시설 좋은 화장실이 깨끗하고 사용료가 무료이기까지 한 나라는 한국 뿐이라는 사실에 격하게 동의했다. 그리고 88 서울올림픽 때부터 비롯된 '아름다운 화장실' 캠페인에 자부심을 갖기도 했다. 2000년대 초 한국 관광의 해, 월드컵 대회를 개최하면서 대대적인 화장실 개조작업이 이루어졌는데 '화장실문화연대' 같은 NGO 의 활동도 빼놓아선 안 될 것 같다.
다음 행선지는 니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점심식사를 예약해 둔 식당이었다.
시간이 20여분 여유가 있다고 하자 니스 토박이 운전기사는 이곳을 빼놓으면 안된다며 어느 식물원 같은 곳에 데려다 주었다. 알고 보니 이곳은 지금은 시민공원으로 쓰이고 있지만 시미에(Cimiez)라고 아주 역사와 유서가 깊은 장소였다.
우선 우리 눈에 익은 올리브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군데군데 휴일을 맞은 시민들이 가족이나 동호인 단위로 모임을 갖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공원의 경계선 철창 밖으로 유적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로마시대의 공중목욕탕(Thermes romains) 터라고 했다.
그리고 좀 더 가니 마티스 미술관이 있고 그 앞에서 초등학생들이 인솔 교사의 지도 하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공원 한 쪽에는 루이 암스트롱 조각상도 있었는데 2010년까지 이곳에서 매년 7월이면 재즈 페스티벌이 열렸다고 한다.
마치 길을 잘못 들었다가 숨은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벨에포크 시대 즉 1차대전이 발발하기까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비롯한 유럽 왕실의 휴양지가 이곳 시미에였다는 것을 알고선 놀라움이 배가되었다.
점심식사 예약시간에 맞춰 우리 일행은 니스 중심가의 식당에서 피자와 리조토 등 이태리식으로 식사를 했다.
본래 니스는 이탈리아와 교류가 많았으니 프랑스에서 이태리 요리가 제일 발달한 곳이리라.
그리곤 3시까지는 자유시간이었다. 말하자면 그 시간까지는 내가 최대한 발품을 팔아 니스를 구경할 수 있는 셈이었다.
마치 서부개척 시대에 제한된 시간 내에 말을 달려 깃발을 꽃은 목초지를 자기의 목장으로 삼았던 것처럼 나 혼자 서둘러 길을 나섰다. 그러니까 아래 사진은 내가 깃발을 꽂았던 니스의 중심가 공원의 여러 볼거리들이라 할 수 있다.
쉬지 않고 걸어서 다리가 아파올 즈음 마침내 지중해 바닷가에 이르렀다.
비록 백사장이 아닌 자갈밭이었으나 해변가에 있는 파라솔이나 의자가 없어 아무 곳에나 자리를 펴고 앉으면 그만이었다.
저 멀리 바닷물에 들어갔던 두 여성이 물이 차가운지 그대로 나오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날이 개어서 쪽빛 바다가 그대로 보였으면 더 좋았으련만, 이 자체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래서 바닷가의 난간에 한참 동안 지중해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잿빛 하늘 아래 쪽빛이 아니어도 아름답네
내일 구름 걷히면 쪽빛 바다를 보여주겠지
Even tho' the waves are gray
under the cloudy sky,
You're beautiful.
When the sun shines tomorrow morning,
You look much better
with twinkling waves.
이번엔 샤갈 미술관을 볼 차례였다.
어제 생폴드방스에선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묘를 보았으니 거꾸로지만 순서를 찾은 셈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샤갈은 白러시아(벨로루시) 비테프스크 출신이다. 러시아 혁명 직후 고국을 떠났고 평생 고국을 그리워했다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그의 고향 여자친구 벨라와의 중력(重力)을 무시한 사랑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가 가 본 니스의 샤갈 미술관에는 오전에 에즈 마을에서 보았던 '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 이야기는 없었다.
노년에 생폴드방스에 정착한 샤갈은 그가 그린 연작 '성경의 메시지' 17점을 자신에게 예술의 세계를 활짝 열어주고 시민권을 내준(1950년) 프랑스에 기증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니스에 새로 건립한 국립 미술관에 이들 작품을 상설 전시하도록 했다. 니스 시가 부지를 제공한 샤갈 미술관의 개관일은 1973년 그의 86세 생일날이었다. 이들 작품은 정통 유대교(Hasidism) 신자[4]인 샤갈이 예루살렘 방문 후에 그리기 시작한 모세 5경의 소재를 그린 대작들로서 이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울림이 있었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산에 올라가 장작을 쌓은 후 번제를 드리기 위해 아들을 눕히고 칼을 든 장면이다. 그의 얼굴과 몸은 온통 피빛으로 물들어 있다. 아무 말 없이 순종하는 이삭은 밝은 노란 빛을 띠고 있다.
아브라함의 뇌리에는 인간의 생로병사 장면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죄를 지은 사람들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예수도 보인다. 그때 하얀 빛이 나타나고 천사가 날아와 아브라함의 행동을 제지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안타까워 하며 기도하는 사라의 앞에 나무가지에 걸려 있는 수염소가 보인다.
이 모든 사건들을 그림 한 장에 크고 작은 모습으로 형상화하고 배치한 것, 강렬한 색채를 적절히 분산하여 입체적 효과를 살린 것 등은 역시 대가(大家)의 솜씨가 아닐 수 없다.
그 다음 모세가 여호와로부터 십계명이 적혀 있는 석판을 받는 장면을 보자.
하나님은 하얗게 빛나고 구름 밖으로 두 손만 나와 있다. 천사가 날아다니는 그 주변은 밝게 노란 빛으로 빛나고 있다. 그 아래 제사장이 촛대를 들고 예배하는 가운데 멀리 아래에서는 율법을 원하는 사람들과 황금송아지 앞에 비는 사람들로 나뉘어 있다. 나의 성경지식으로는 모세의 머리에 뾰족한 뿔이 4개 돋아 있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5]
샤갈의 종교화가 높이 평가를 받는 것은 그림의 소재 하나하나가 어떤 신앙적인 혹은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야곱이 형 에서의 장자권을 탈취한 후 어머니 리브가가 권한 대로 외삼촌 집으로 피신할 때 들판에서 돌베게를 베고 자다가 꾸었던 꿈 이야기다. 하늘에 사다리가 걸쳐져 있는데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고 핏빛 공포심에 휩싸여 있던 야곱이 안도하는 장면이다.
창세기에서는 그 다음에 야곱이 라헬을 만나고 그 언니와 여종들과 더불어 12 아들을 얻고 큰 재산을 이루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샤갈은 이를 다르게 묘사했다. 여인의 모습을 한 천사가 네 개의 날개를 펄럭이며 그를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주변에는 희미하지만 아기 천사가 양을 안고 날아다니는 모습이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고 그 아래 라반으로 여겨지는 노인이 아래를 보고 서 있다. 여기에도 하나님의 형상이나 메시지는 밝은 노란 빛을 띠고 있다.
다음은 하얀 빛을 내는 천사가 그에게 매달리는 검불그스럼한 사나이를 내치는 그림이었다. 바로 얍복 강가에서 가축과 종, 처자식을 먼저 보내고 형 에서가 어떻게 나올지 노심초사하던 야곱이 밤새 천사와 씨름하는 장면이었다.
전체적인 톤이 어둡고 무거운 것은 야곱의 심경을 나타낸 것이리라. 그런데 이 그림에서 특이한 것은 강 건너편의 야곱의 처자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아우성치고 심지어는 울부짖는 모습을 하고 있다. 반대편에는 집과 나무가 있는데 사람은 살지 않고 맨위에 신랑신부가 먼 길을 떠나는 것처럼 보인다.
샤갈의 그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공식 -- 노란빛은 천국이고 하얀빛의 형체를 하나님이라고 해석하면 이 그림이 의도하는 바가 절로 나타났다. 그것은 야곱이 그릇된 선택을 할까봐 애태우시는 하나님, 그리고 날이 밝으면 희망이 있다며 새벽이 온 것을 알리는 수탉이었다.
사실 우리는 천사와 씨름하며 끈질기게 매달려서 결국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고 환도뼈를 다쳐 절뚝이며 에서 앞에 나서는 야곱만 생각했었다. 아래의 그림이 보여주듯이 우리는 말을 탄 살기등등한 에서와 그의 사병(私兵)들 앞에서 천사와 싸우는 야곱의 용맹함, 끈질김에 주목했다. 그러나 샤갈은 그 이면에서 우리가 그릇된 선택을 할까봐 걱정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나서 내내 걸어다닌 뒤라 이렇게 머리를 써서 그림을 감상하려니 적잖이 피곤해졌다.
무엇보다도 공항에 갈 시간이 다가왔다. 나머지는 주마간산 식으로 돌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여기 미술관에 와서야 샤갈의 관심사가 무척 다양해서 회화는 물론 스테인드 글라스, 조각에까지 미쳤으며, 그의 이러한 주제의식이 음악 같은 공연예술과도 잘 조화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개관 50주년 포스터에도 짐승의 탈을 쓴 바이올린 연주자가 음악을 연주하자 뭇여성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VIP 여성이 꽃다발을 바치는 장면을 앞세우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천국을 나타내는 노란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으나 신을 의미하는 하얀 빛의 누드 여성을 한 남자가 애무하는 장면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이제 시간 여유를 갖고 공항으로 떠날 시간이 된 것이다.
우리 일행은 버스를 타고 서둘러 니스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에 들고 탈 짐과 따로 부칠 짐을 나누어 새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에어프랑스 카운터에서 체크인하고 개당 23kg 이내의 짐을 부치고 난 후 파리 CDG공항행 A2 게이트 앞에서 보딩 시간을 기다렸다. 15분 연발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그러나 이것은 약과였다. 다음다음날 5월 1일 메이데이에는 국내선 항공편 종사자들이 파업에 동참하는 바람에 아예 비행기가 뜨질 못했으니까.
이날 8시가 지나 파리에 무사히 도착한 우리 일행은 버스를 타고 라데팡스에 있는 Mercure 호텔로 갔다.
본관이 원통형을 이루고 있어서 배정받은 객실을 찾아 갈 때는 긴 복도를 빙빙 돌아서 가야만 했다.
오전에 에즈 식물원을 빙빙 돌아서 올라갔던 것이나, 점심 먹고 나서 니스의 알베르1세 공원과 도심 거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던 것이 연상되었다.
Note
1] 니스에 가면 중앙역에서 프렌치 리비에라 패스를 끊는 게 유리하다. 우리 같이 관광버스를 타고 온 여행객은 예외이지만, 구시가지를 누비는 미니열차나 시티투어버스, 미술관, 에즈 식물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니스 체류 일정을 고려하여 24hr, 48hr, 72hr 티켓을 사고 샤갈 미술관 같은 곳은 시간별로 제한된 인원만 출입을 시키므로 아예 온라인 예약까지 해두는 것이 좋다.
2] 영국의 귀족들이 18세기 후반 잉글런드의 추운 겨울을 피해 니스 해변가로 몰려들고 다니기 좋게 총 연장 7km의 도로를내면서 이 길은 영국인 산책로(Promenade des Anglais)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렇다고 이 지역이 늘 이렇게 평온했던 것만은 아니다.
2016년 7월 14일 밤 프랑스 대혁명기념일(Bastille Day) 불꽃놀이가 막 끝났을 때, 산책로의 군중들을 향해 대형 화물트럭 한 대가 돌진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의 사주를 받은 튀니지 이민자가 몰던 차는 행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덮치며 내달렸다. 운전자는 경찰에 의해 사실되었는데 이 사건으로 모두 86명이 죽고 45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이후, 영국인 산책로는 오랜 치유의 시간을 거쳐 오늘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3] 1956년 니스의 마세나 광장 한켠에 아폴론 신상이 태양을 운반하는 마필과 함께 제막되었을 때 시민들은 경악했다. 완전 나체이고 너무 적나라했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가톨릭 여성단체에서 반발하여 해당 부위를 나뭇잎으로 가리기도 했으나 결국은 시 외곽의 공터로 옮기고 말았다. 긴 세월 천대받아온 아폴론 조각상은 2011년에서야 원래의 자리로 복귀했다고 한다. 출처 김영주, 생애 한 번쯤은 아트 로드, The Coup, 2022, 222쪽.
4] 샤갈은 경건주의의 엄격한 종교적 신념과 전통을 따르는 정통파 유대교인이지만 그는 십자가 위의 예수 그리스도를 그렸다. 그리고 십자가 좌우로 핍박받는 유대인의 모습도 함께 그렸다. 그는 종교를 뛰어 넘어 하나님의 긍휼하신 사랑 '헤세드'를 실행하는 인물로 십자가에 달린 유대인 예수를 발견한 것이다. 히브리어 헤세드는 그리스어 '아가페'이다. 무조건적인 거룩한 사랑 헤세드는 인간에 대한 신의 희생과 신의 사랑을 뜻한다. 홍익희, "유대교 초정통파 출신 20세기 대표화가 샤갈", 조선일보, 2023.4.11.
한국에서 샤갈은 그가 白러시아 출신의 유대인이라는 것보다 연인 벨라와 공중을 떠다니는 몽환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또한 '샤갈의 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와 모텔, 특히 김춘수의 시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으로도 더 많이 알려져 있다.
5] 러시아계 정통파 유대교(Hasidism) 신자였던 마르크 샤갈의 개명전 이름은 모이셰 샤갈(Moyshe Chagall)이었다. 바로 이스라엘 민족의 영웅이자 종교지도자 모세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샤갈은 1930년 직접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하고 깊은 감동을 받아 평생에 걸쳐 성서의 내용을 회화와 석판화에 옮겨 그렸다. 그 과정에서 여호와를 만났던 사람은 일반 사람과 구별짓기 위해 머리에 뿔이 두 개 혹은 네 개 달린 것으로 묘사했다. 로마 산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쇠사슬의 성베드로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모세상(서울 조선팰리스 호텔 입구에 레플리카가 전시되어 있음)도 머리에 뿔이 두 개 있다. 한국에서는 'Chagall and the Bible'을 주제로 2021.10~2022.4 샤갈 특별전이 열린 바 있다. 출처: 아트 인사이트.
⇒ 7. 마르세유, 칸, 생폴드방스, 모나코
⇒ 9. 지베르니의 모네 정원,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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