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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법] 자문자답식 집단지성 토론 수업 배우기

Onepark 2017. 11. 16. 19:30

위키피디아식 법률정보 백과사전인 KoreanLII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동료 교수는 물론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귀국한 소장 학자들에게, 심지어는 법전원생과 영어 잘하는 학부생들까지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고 있다.

이때 집단지성을 이용하여 자문자답식 토론수업을 하고 있다는 성균관대  이우성 교수의 성공사례가 알려져 귀가 번쩍 뜨였다.

11월 16일 경희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는 이우성 교수를 초치하여 경희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경영대 오비스홀 111호에서 강습회를 열었다.

 

독특한 교수법으로 TV에도 소개된 바 있는 이 교수는 학문(學問)이란 말 그대로 묻고 배우는 과정인데 한국 학생들은 질문을 하지 않고 아예 질문을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어떤 어린이가 쓴 일기장을 보여줬다. 우주를 보고 싶으면 누구에게 물어가며 그 길을 찾아야 할 텐데 영어 피아노 미술 학원 다니느라 그럴 틈이 없다고 핑계만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교수가 고안해 낸 방법은 한 학기 16주 중 8주차까지는 교과목의 핵심 주제를 문제의식을 자극하며 강의를 하고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그리고 9주차에 각자 온라인 토론방을 만들어 학우들과 문답을 주고받은 다음 13주차에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결론과 의미를 부각시킨 리포트를 작성하게 하는 것이다.

토론방에서는 방 주인이 기발하고 창의적인 질문을 내놓아 클래스메이트 손님들이 나름대로 답을 하게 하는 등 집단지성에 의한 협동작업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취지이다. 만일 학문간 융합이 이루어지고 사회적인 이슈를 거론하거나 참신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러한 토론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협동을 통한 집단지성을 훈련하게 되면 개인 역량의 범위를 넘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토론방 주인은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도록 토론방을 주관하고, 손님들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고를 제시해야 한다.

토론방 손님들이 10개 이상의 기본 댓글을 올려야 하므로 신경써서 질문을 만들고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털어놓는 온라인 토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토론방 주인은 독립적으로 토론 내용을 통합하고 자신의 결론을 덧붙여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한다.

 

강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우리 학생들은 교수로부터 질문 받기를 싫어하고 심지어는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로스쿨에서도 소크라테스 문답은 학생들의 호응을 받기 어렵고 세미나나 워크숍에서도 질문이나 토론을 강제해야 겨우 따라오는 정도이다. 이럴수록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고 질문의 요령이나 기술을 일깨워줘야 할 것이다.

KoreanLII의 경우 집단지성을 이용한 사전 편찬은 어렵더라도 몇 사람의 협력자(Collaborator)만 구할 수 있어도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