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가야만 가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파노라마 사진은 하단에 소개).
10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은 현재 한반도 곳곳이 가을 단풍으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홍릉의 은행나무 가로수 길도 그러했다.
마침 자형이 정년퇴직하신 후에 수채화, 유화를 배우면서 전시회를 갖는다고 하셔서 오산에 있는 물향기 수목원을 찾아갔다. 경기도 임업시험장에 있는 산림전시관의 홀을 빌려 수유회 회원들이 10월 18일부터 30일까지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풍경화가 많았지만 정물화도 있고 자기 집 애완견을 그린 작품도 있었다. 수개월에 걸쳐 정성 들여 그린 작품들이었는데 모두들 이미 아마추어 솜씨를 넘어서 있었다.
산림전시관 밖 수목원에서는 그야말로 가을빛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낙엽이 지기 시작한 숲 속의 조그만 연못에는 수련도 있고 갈대숲이 우거져 있었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추억 속에 다녔던 이곳저곳의 가을빛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어릴 적에 돌아다녔던 전주 완산칠봉과 배낭 매고 올라갔던 설악산, 신혼여행지였던 11월 말 한라산의 억새밭, 미국에서 살 때 아디론댁으로 떠난 가족여행, 그리고 남이섬, 우면산의 단풍이 겹쳐 보였다.
한참 동안 추억에 잠겨 있다가 수목원을 떠나려 할 때 마침 전시장으로 오시는 누님 내외분을 만났다.
그리고 자형으로부터 이곳 임업시험장이 우리나라 산림녹화를 위한 양묘장으로 큰 역할을 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 당시 어려운 나라 살림살이 속에서도 고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하여 누군가 열심히 어린 묘목을 키우고 산에 옮겨 심었기에 한반도 강산이 푸르러 보이는 것임을 문득 깨달았다.
설악산 단풍 노래를 불렀더니 설악산을 안방 드나들 듯하는 벗 안종민이 선물을 보내왔다.
설악산 능선 '전람회 길'에서 바라본 천하의 절경 공룡능선 파노라마 동영상이었다. 여기에 지그문트 그로벤이 하모니카로 연주하는 Vaarsog (JTL의 A Better Day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멜로디)를 BGM으로 하여 감상용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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