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름 느즈막이 남해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1999년에도 거제도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출장 길이었지만 이번에는 가족을 동반한 휴가 여행이었다.
예술의 도시 통영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올라 다도해를 구경한 다음 거제도로 가서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과 외도(外島) 관광을 하였다.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온다고 하였는데, 우산을 쓰는 대신 뜨거운 햇빛을 가리는 구름이 끼어 다행이었다.
성수기에는 대형 버스를 타고 온 외도 관광객이 하도 많기 때문에 여러 선착장으로 분산하여 단체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피크 시즌은 지났지만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www.oedoticket.com)을 통해 예약을 하였는데 5-6군데 선착장 중에서 와현을 지정 받았다.
예약을 할 때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승선료를 20% 할인해 주었으며, 하루 전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선착장과 승선 시간을 안내해주었다. 유람선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승객이 어느 한 곳으로 몰리지 않게 특히 개별 관광객을 배려해 주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우리가 탄 유람선의 선장은 해금강이 외금강 해안에도 있지만 이곳 해금강이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보낸 사신이 마지막으로 당도한 바로 그곳(?)이라 했다.
기기묘묘한 생김새의 바위는 많지 않았지만 자연적으로 생긴 십자동굴과 마치 스크린 같이 평평한 바위절벽이 재미있는 스토리를 보여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진정한 인간 승리의 스토리는 외도의 이국적으로 가꾼 보타니아 가든에 있었다.
바다낚시 하러 왔다가 이곳의 풍광에 이끌려 6세대가 살고 있던 외딴 섬을 사들인 이창호 씨 부부가 1969년부터 수십 년에 걸쳐 일궈놓은 지상낙원이었다.
지금은 당연히 있을 곳에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선착장에서부터 정원의 나무와 꽃, 바위돌 하나하나가 숱한 시행착오 끝에 뿌리를 내린 것이라 했다. 배를 댈 선착장이 태풍에 휩쓸려 가기 수차례, 처음에 심은 나무가 겨울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얼어 죽은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메모리얼 갤러리에 가 보면 이창호, 최호숙 부부와 일꾼들이 거센 바람과 풍랑, 더위, 추위와 싸워 이긴 역전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었다.
12년 전에 비해 화초, 수목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공원의 디자인이 훨씬 세련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겨울연가 등 TV 드라마에 소개되어 더 유명해졌다는 것과 설립자 이창호 씨가 타계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리 가족은 1시간 반에 걸쳐 구경을 마치고, 다시 유람선을 타고 외도를 떠났다.
보타니아 가든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고 생각된다.
사연이 깃든 어트랙션 포인트를 개발하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하여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기분 좋게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게 해주는 것이 거제도 해금강과 외도 관광 코스였다.
거제도에는 곳곳에 대형 조선소가 자리잡고 있거니와 조선해양박물관이 있어서 세계 최강 한국 조선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 부산신항만으로 가는 거가대교와 해저터널을 통과하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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