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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Day] 한강의 노벨상 수상과 번역의 힘

Onepark 2024. 10. 13. 07:30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온 국민이 환호했다.

2007년에 출간된 연작 소설 〈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 부커상(인터내셔널)을 수상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판된다고 했을 때 노벨 문학상 수상을 예견한 사람도 없진 않았다. 그런데 그 일이 앞당겨진 것이다.
공개된 적은 없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력한 수상후보로 거론되어온 터였다.

이 참에 한국의 한강과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비교해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그래서 10월의 Book's Day에는 AI검색기인 Copilot을 외국의 저명한 평론가라고 가정한 다음 P가 다음과 같이 질문을 하고 A가 답변을 하는 식으로 대담을 진행했다. 질문은 영어로 하였으며, A의 답변 중 미흡한 부분은 Gemini의 답변으로 보충(G로 표시)하였음을 밝혀둔다. 아래의 Note는 Copilot가 Reference로 인용한 참고자료들이다.

 

* 한강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채식주의자>(2010)는 흥행에는 실패했다.

 

P : 한국의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인들음 놀람 반 기쁨 반이었습니다. 그녀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의 줄거리를 요약해 주세요.

A : 소설 <채식주의자>는 평범한 주부인 영혜가 어느날  동물 도축에 관한 불안한 꿈을 꾸고 육식을 중단하기로 결심하고 냉장고 안의 고기를 모두 내다버리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그 이후 섬뜩하고 초현실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영혜는 누구나 취할 수 있는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일련의 사건을 겪게 되지요. 이 소설은 3부작으로 각각 영혜의 남편, 경제적으로는 무능한 예술가인 형부, 그리고 책임감 강한 언니 인혜의 관점에서 영혜의 행동과 생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제2부에서는 영혜의 몸에 남아 있는 몽고반점이 모티브예요.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이 책을 읽고자 하는 독자가 많을 터이니 스포일러는 생략하기로 하고, 자세한 줄거리는 영문 Wikipedia에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 : 한강 작가의 소설 어떤 점이 서구인들의 마음을 감동시켜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에 이어 노벨상까지 받게 되었을까요? 참고로 2024년 맨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벡의 '카이로스'에 돌아갔는데 한국 황석영 작가의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영문제목 Mater 2-10는 소설 속 증기기관차의 모델 번호, 원문에 충실한 간결한 번역이라는 평을 들은 배영재ㆍ김소라의 공동 번역)'가 최종 후보에 올랐었습니다.

A : 네, 한국 소설은 정보라의 ‘저주토끼’,[1] 천명관의 ‘고래’에 이어 지난 3년 연속 최종후보에 오르고 있어요 (G). 2016년에도 서구 독자들은 한강의 The Vegetarian을 읽고 개인의 자율성, 사회적 압력, 인간 정신의 취약성 등의 주제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소설 속에서 한강의 서정적인 산문과 폭력과 고통에 대한 극명한 묘사(얼마나 처절한지는 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어요)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지요. 한강은 이 소설을 통해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냄으로써 독자들이 자신의 삶과 그들이 지켜야 하는 사회적 규범에 대해 성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왜 영혜는 나무가 되고 싶어 했을까요?

 

 

P : 한국의 독자들도 시집간 딸을 여전히 통제하려 드는 아버지, 형부와 처제, 언니 사이의 묘한 삼각관계 등 한국적 요소가 많은 이 소설에 대해 서구의 독자들도 큰 관심을 가졌다는 데 놀랐습니다.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었다는 동명의 영화(감독 임우성, 주연 채민서)가 2010년 개봉되었지만 화제작이라면 너끈히 관객 1백만 명을 동원하는 한국 영화시장에서 고작 3,500명이 보는 데 그쳤거든요. 

A : 서양에서 <채식주의자>가 성공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봅니다 (G).

1) 주제의 보편성 (Universality of Themes): 이 소설은 자아(自我) 정체성, 개인의 자유, 신체와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경험을 탐구하여 모든 문화권의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 독특한 관점 (Unique Perspective): 이러한 주제에 대한 작가의 접근 방식은 신선하고 독창적이며, 인간의 조건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3) 강한 멘탈의 여주인공 (Strong Female Protagonist): 영혜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도전하는 복잡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이지요.

4) 아름다운 언어 (Beautiful Language): 이 소설의 산문은 서정적이고 연상을 일으키는 문체로 강력하고 몰입감 있는 독서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5) 금기시되는 주제에 대한 탐구 (Exploration of Taboo Subjects): 서구 문화에서 금기시되는 식인 풍습과 자해, 근친상간 같은 주제에 대해 깊이 파고 들었어요.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봅니다.

 

P :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관련하여 한국인들도 읽기 어려운 이 난해한 소설을 유려한 영문으로 옮긴 번역가가 잘 한 것이라 합니다. 지나친 의역과 오역이 있다는 주장도 있긴 하지만요. 영어로 번역된 한국 소설을 읽은 서구의 독자의 관점에서 번역이 잘 되었다고 하는 다섯 가지 포인트를 짚어주세요.

A : 네, 영국의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가 영어로 옮긴 <채식주의자 >는 아래 설명하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널리 호평을 받았습니다:

1) 서정적인 산문(Lyrical Prose): 스미스는 한강의 시적이고 연상을 자아내는 문장 스타일을 잘 포착함과 동시에 소설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유지했습니다.[2]

2) 문화적 감수성(Cultural Sensitivity): 그녀는 문화적 뉘앙스와 맥락을 세심하게 간직한 번역으로 가부장제 전통 같은 한국적인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야기가 전개되도록 하였습니다.[2]

 

3) 정서적 깊이(Emotional Depth): 영문 번역을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적 강렬함과 심리적 깊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서양 독자들이 영혜의 여정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2]

4) 명확성과 유려함(Clarity and Flow ): 스미스의 번역은 명확하고 물 흐르듯 하여 복잡한 내러티브일지언정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3]

5) 문학적 무결성(Literary Integrity): 스미스는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창의적인 해석과 균형을 잘 유지하도록 하여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2]

 

* Deborah Smith, the English translator at the Seoul International Book Fair, June 15, 2016. Yonhap .

 

P :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  )가 노벨 문학상 수상후보로 유력시되었는데 한강 작가와 무라카미 작가를 주제의식, 문장 스타일, 나레이션이나 표현 방식, 독자들의 반응 등의 관점에서 비교해주세요.

A : 한강과 무라카미 하루키는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 세계적인 작가이지만 작품의 주제, 문체, 내레이션, 독자 반응 등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1) 주 제

- 한강의 작품은 종종 폭력, 슬픔, 인간 삶의 연약함을 주제로 다룹니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는 사회적 규범과 가부장적 통제가 개인의 자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합니다.[4]
-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소외, 정체성, 기억이라는 주제를 자주 다루면서도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추구하고 있어요. 그의 등장인물들은 종종 실존적 질문과 씨름하고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세계를 탐색하지요.[5]

 

2) 글쓰기 스타일

- 한강의 산문은 실험적이고 은유가 풍부하며, 종종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정신의 취약성을 드러냅니다. 그녀의 글은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폭력에 대한 극명한 묘사로 유명합니다.[4]

-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타일은 미니멀리즘과 초현실주의가 특징입니다. 심령과학, 평행우주 같은 환상적인 요소를 현실적인 설정과 매끄럽게 혼합하여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도전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종종 연출합니다.[5]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영문 번역판을 낼 때 직접 번역에 관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3) 내레이션 또는 작가적 표현

- 한강의 내레이션은 종종 시점을 전환하여 이야기를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는 세 명의 다른 인물의 시점을 통해 영혜의 변화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하지요.[4] 그녀는 본래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통찰력 있는 시를 써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어요. 

- 무라카미 하루키는 독자가 주인공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1인칭 내레이션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의 이야기에는 종종 복잡하고 다층적인 내러티브를 탐색하는 내성적인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어요.[6]

 

4) 독자들의 반응

- 서구 독자들은 개인의 자율성과 사회적 압력에 대한 한강의 탐구정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시적인 산문으로 어려운 주제에 맞서는 그녀의 능력은 맨부커 국제상, 노벨 문학상 등을 수상함으로써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지요.[7]

-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보편적인 주제와 몽환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과 <해변의 카프카>, <1Q84> 등 그의 소설은 전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노벨상 수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요.[6]
한마디로 두 작가 모두 스토리텔링과 주제 탐구에 대한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현대 문학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 하루키의 '1Q84' 서두에 등장하는 프로킬러 아오마메의 모습으로 표지를 장식한 일본 소설책

Note

1] 한국의 안톤 허가 영어로 번역한 정보라 ‘저주 토끼’,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두 작품이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의 롱 리스트(1차 후보 13편)에 올랐다. 한국 작가 작품이 동시 지명되기는 처음이었다. 이후 ‘저주 토끼’는 쇼트 리스트(최종 후보 6편)에 들었고, 2023년 전미 도서상 번역 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라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2024년에는 역시 안톤 허가 이성복 시인의 ‘무한화서’를 번역해 미 바리오스 번역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는 금년 8월 한국인 최초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심사위원 다섯 명 중 한 명으로 위촉됐다. 조선일보, " '저주 토끼' 영어 번역한 안톤 허", 2024.9.19.

 

2] KoreaTimes, "Han Kang's Nobel win spotlights translators' role in global Korean literature", October 11, 2024;
Jenni Ramone, "How Nobel Laureate Han Kang Revolts Patriarchy Through Written Word", SheThePeople.tv, October 11, 2024.

 

3] Contemporary International Writers, "Regarding Translation in Han Kang’s The Vegetarian", ENCW 306: Fall 2018, November 26, 2018.

 

4] Bing.com, "한강 테마 글쓰기 스타일 내레이션 등"
The Conversation, "Han Kang: Innovative South Korean author . . .", October 10, 2024.

 

5] fiveable, "Murakami Haruki's literary style, themes", August 6, 2024.

 

6] Zul M, "How to Write like Haruki Murakami", PublishingState.com, May 27, 2024.

 

7]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Han Kang, Interview, October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