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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ness

[설교] 안디옥 교회에 주어진 사명

Onepark 2024. 7. 14. 17:40

부활절 이후 온누리교회 교인들은 스마트폰 앱 '퐁당'과 YouTube를 통해 바울의 전도 여행 발자취[1]를 동영상을 통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주일에는 목사님 설교를 통해 사도행전 당시의 상황과 초대교회의 모습을 심층적으로 배우고 있다.

'사도행전적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로서 당연한 일이고, 순예배를 통해 듣는 교인들의 반응도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7월 14일 양재 온누리교회 주일 예배에서는 이재훈 위임목사가 사도행전 15:1-21의 말씀을 가지고 "율법의 짐을 벗고 은혜의 힘을 얻다"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였다.

 

 

이날 목사님의 설교 메시지를 들으면서 나는 무엇을 가지고 그리스도에 대한 담대한 증언을 할 수 있을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3차에 걸친 전도여행에서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과 그리스도가 전하신 복음을 믿고 실천함으로써 구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바울은 고난과 핍박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그리스도의 말씀을 증언했다.

무엇보다도 이것을 빠짐없이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긴 누가의 노력도 아주 대단하고 지금의 우리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여겨졌다. 누가는 사도 바울의 제2차 전도여행 시 드로아(Troy)에서 유럽으로 건너갈 때부터 전도단에 합류(사도행전 16:10)하였는데, 그가 이러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더라면 이방 선교를 위해 애쓴 사도 바울의 행적이 오늘날까지 제대로 전해졌을까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목사님의 설교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당시 안디옥[2] 교회의 활동이 오늘날의 기독교 교회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온누리교회에서는 한여름에 에너지 절감을 위해 교역자와 제직이 간소복을 착용한다.

 

사도행전 15장을 보면 당시 안디옥 교회에 새로 들어온 유대인 교인들은 예수의 복음도 믿지만 모세가 전한 율법을 따르고 할례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도교를 믿게 된 유대인들이 제기한 논란에 대해 안디옥 교회의 지도자인 바울과 바나바는 예루살렘으로 가서 이방선교의 성과를 보고한 후 유대인 교인들의 문제 제기에 결론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말하자면 예루살렘에서 선교대회가 열린 셈이었고 후세의 신학자들은 이를 '예루살렘 공의회'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이 '교리 책'을 주신 게 아니라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스토리를 통해 어떻게 행하시는지,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주시는 것이다.

 

누가는 예루살렘 교회에서 장시간 토론이 있었고, 베드로의 고백과 바울과 바나바의 고백이 있은 후 당시 영향력이 켰던 야고보가 결론을 내렸다고 적었다. 사도행전 15:15-21에서 야고보는 아모스 선지자의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재건"하라[3]는 예언을 인용하면서 하나님께로 나오는 이방인들을 할례와 율법으로 괴롭히지 말라고 했다.

선지자의 예언을 듣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 헤롯 왕은 말 그대로 금빛 찬란한 성전을 새로 지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성전을 헐라"고 하시면서  율법이 아니라 다윗의 혈통을 이어받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어린양의 보혈로 구원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초대교회 지도자들은 율법과 할례를 지키는 행위로 의롭게 될 수는 없으며 그것은 오직 믿음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4] 그리하여 기존 유대인 중심의 사고 행태에서 벗어나 이방인들에 대한 선교적 마인드를 가저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되었던 것이다.

이상의 말씀은 단 두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중세 가톨릭 교회에서는 믿음만으로는 부족하고 행위가 있어야 의롭다 함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한 반면 종교개혁가들은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인정받을 수 있고 행위는 성령의 열매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5]

또 의로울 '義' 한자는 나(我) 위에 양(羊)이 있는 모습인데 이것은 내가 어린양의 보혈로 구원받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칙을 고수하면 관계가 깨지기 마련이지만 야고보 사도는 기독교의 원칙을 지키면서 '배려와 사랑'을 통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셨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사도행전의 안디옥 교회가 다음 세 가지 면에서 오늘날에도 모범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안디옥 교회의 교인들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금식과 기도를 통해 유대인들이 그곳 구리 광산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구브로 섬(Cyprus)에 바나바와 사울을 선교사로 파송했다(사도행전 13:3).

둘째, 오늘 성경 말씀에서 읽은 대로 신앙과 교리를 둘러싼 문제가 발생하자 서로 갑론을박하거나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고 더 큰 권위를 가진 예루살렘 교회에 해결책을 문의했다.

셋째, 유대 전역이 큰 가뭄으로 흉년이 들자 헌금을 거두어 재정적으로 어려운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일에 앞장 섰다(사도행전 11:28-30).  

 

이와 같이 사도행전을 통해 살펴본 안디옥 교회를 모범으로 삼아 우리 교회에서도 그것이 순이나 다락방이든, 지역 공동체든 자세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 머릿수보다 머리에 든 게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이날 양재 온누리 체임버는 평소의 4분의 1에 불과한 아주 적은 인원이 모인 것을 알았다. 단원들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 바이올린과 트럼펫, 오보에, 플루트 연주자 각 한 명씩 있음에도 성가대 찬양을 반주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 '일당백(一當百)'의 노력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이 점은 지난 주 KBS 1FM에서 손열음 피아니스트/음악감독이 출연하여 Going Home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에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때 프로젝트에 참여한 20명의 연주자만으로도 베토벤의 제5번 교향곡 "운명"을 박진감 넘치게 연주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 양재 온누리 체임버의 일당백 단원들
* Going Home 프로젝트에 참가한 스무 명의 연주자가 베토벤 교향곡 제5번을 활기차게 연주하는 모습

 

Note

1] 기독교 채널 CGN에서는 퐁당의 10회에 걸친 선교 다큐멘터리 "바울로부터"를 바탕으로 메시지 트립을 기획하고 있다.

9월 말, 10월 중순, 11월 하순 3차에 걸쳐 10일 또는 11일 일정으로 사도 바울이 걸었던 그리스와 튀르키에의 그 길을 바울과 성지를 오래 연구해온 전문가의 인솔 하에 생생하게 만나볼 것이라고 한다. 

주최: CGN   주관: 천지투어   문의: 02) 703-7100 (천지투어)

 

2] 초대교회 당시 안디옥은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인구 30만의 대도시였다. 안디옥은 로마제국의 속국인 시리아의 수도였으며 지중해에서 약 35km 떨어진 내륙에 위치하였음에도 큰 강을 끼고 있어 무역항으로 번창했다. 안디옥은 로마,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로마 제국 3대 도시 중의 하나였다. 안디옥은 동서간의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특히 그리스 문화가 발달하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전들이 많이 세워져 있었다. 스테반 순교 이후 핍박을 피해 예수를 믿는 유대인들이 안디옥 교회로 많이 유입되었으며, 자연히 주민의 다수를 구성하는 헬라인들에 대한 전도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었다

 

3] 오랫동안 양재 온누리교회 담임목사로 있던 이상준 목사가 바로 사도행전 15장 16절의 말씀에 의지해서 분당에 '1516교회'를 새로 개척했다. 판교 일대에 IT기업들이 몰려들면서 한국의 실리콘 벨리가 조성되었는데 여기서 일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격식을 따지지 않고 마음 편히 예배를 보고 기도하는 처소를 만들겠다는 이상준 목사의 일념에서 비롯되었다.

 

4] 우리말 성경 갈라디아서 2:16

그러나 사람이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이 율법의 행위로써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되는 것을 알기에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를 믿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율법의 행위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고 인정받으려는 것입니다. 율법의 행위로는 어떤 육체도 의롭다고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종교개혁의 3대 슬로건은 '오직 성경으로' (sola scripture), '오직 은혜로' (sola gratia), '오직 믿음으로' (sola fide)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