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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아웃리치

Onepark 2021. 7. 13. 21:00

7월 9일 온누리교회 서초B 공동체 6다락방에서는 인도네시아 아웃리치(Outreach)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예년 같으면 해외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지역이나 시골교회에 가서 의료 봉사, 건물 개보수・농촌봉사 활동을 하러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선교 현장에 가지는 못하고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격려와 성원을 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우리 교회는 대학청년부 지원자를 중심으로 4명씩 조를 짜서 비수도권 지역에 아웃리치 봉사를 가기로 계획한 바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 사이에 델타 변이가 무섭게 번지고 있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 같다.

 

* 서초B 공동체 6다락방의 7월 9일 줌 화상회의에 오민 목사님과 여러 장로님, 구역식구들이 참여했다. 양 선교사님은 둘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

우리 다락방에서는 인도네시아에 가 계시는 양성모 선교사 가정을 위해 교회의 구역식구들과 줌으로 아웃리치 행사를 가졌다. 90여 분간 진행된 아웃리치에서 김지학 다락방장과 양 선교사님이 다채로운 순서를 마련해 우리한테는 직접 가본 것 못지않게 은혜로운 시간이 되었다. 줌 화상회의의 기술지원은 이상준 집사가 맡았다.

나로서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2018년 8월 의료봉사 토브 회원들과 함께 그곳으로 아웃리치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미용팀에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담는 것 외에는 인원수 채우는 걸로 임무를 다했다. 그 후 교회봉사 활동을 전제로 수기치료를 열심히 배워 그 이듬해에는 러시아 울란우데로 수기치료 봉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금년의 도쿄 올림픽과는 대조적으로 3년 전 우리 일행이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을 때에는 공항과 시내 곳곳에서 팔렘방 아시안 게임 홍보행사가 열기를 띠었던 기억이 새롭다.

 

* 2018년 8월 쟈카르타 공항에서 본 "Energy of Asia" 슬로건 숫자는 아시안게임 개막일을 가리킨다.

인도네시아는 국토가 동서로 길게 뻗어 있어 중부자와 지역만 해도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양 선교사님은 사역보고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인구의 87%가 무슬림이고, 현지에도 교회와 기독교 학교도 있으나 무슬림 인구비율이 높아 현지 주민과의 마찰이 종종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의 땅을 팔아 그 돈을 보태 현지에 드림비전센터를 짓고 현지 사역자들과 여러 가지 사업을 계획하고 준비하던 중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고 아쉬워했다.

지금은 드림센터 옆에 도서관을 세워 현지 어린이들이 책도 읽고 한글과 영어를 배우는 공간으로 쓰고자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남방외교를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ASEAN 여러 나라와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터라 아주 중요한 착안점이라고 생각된다. 현지 어린이들이 그곳에서 책도 읽고 컴퓨터를 배우고 익힌다면 그만큼 예수님과 한국을 좋아하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 선교사님의 큰아들 양 선 군이 독학으로 연마한 수준급 기타 연주를 들려주었다.  

양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는 가운데 멀리 떨어져 있는 나까지도 여러 겹의 포위망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 코로나바이러스 포위망이 제일 위험하고 자칫하면 생명을 빼앗길 수도 있다. 자바섬은 현재 준봉쇄 상태이며 도시간 이동도 쉽지 않다고 한다.

더욱이 무슬림 지역에서는 기독교에 적대적인 현지 주민들이 당국에 신고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비자를 연장할 때 문제가 되므로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한 장애 속에서 믿는 가정과 사역자들을 돌보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요사이 일체의 모임이 금지되어 있어 헌금을 받아 생활비에 충당하는 사역자들은 생계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이번 줌 아웃리치를 통해 깨닫게 된 점은 현지 사역자들이 느끼게 되는 고립감, 외로움이 제일 크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나에게도 선교활동을 하는 친구와 지인이 여럿 있거니와 후원자들이 매달 소액이라도 보내는 헌금과 위문편지가, 또 교회 차원에서 벌여온 CGNTV 위성수신기 보급이 그분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것인지 비로소 실감이 되었다.

 

양 선교사님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후 시내산에 당도하여 산을 세 번씩 오르내리며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었다는 말씀(출애굽기 19:16)을 전했다. 하나님과 새로 언약을 맺고 십계명을 비롯한 하나님의 계율과 말씀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는 한편 이스라엘 백성의 원하는 바를 하나님께 아뢰어야 했기 때문이다.

성경이나 기독교 역사를 보면 하나님을 홀로 만나는 외롭고 괴로웠던 시절이 나중엔 그것이 축복의 시간이었음을 일깨워준다. 예컨대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은 사울 왕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쫒겨 다녀야 했지만 아둘람 굴에서 새벽 일찍 일어나 하나님을 찬양하고 원수를 물리쳐주시리라 확신하는 노래를 불렀다. 독일에서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한 마틴 루터는 로마 교황으로부터 파문을 당하고 바르트부르크 성에 숨어 지낼 때에도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그리스어로 된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고 종교개혁에 관한 글을 써서 발표했다.

 

이번 다락방 아웃리치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서는 속초에서 살고 계시는 선교사님의 부모님(사진)을 김지학 다락방장 내외분이 찾아뵙고 문안을 드린 동영상 소개였다. 양 선교사님도 연로하신 부모님을 곁에서 모시지 못하고 멀리 이국만리에 떨어져 살면서 얼마나 죄송한 마음일지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교회 식구들이 찾아가서 안부를 전해드리고 선교사님 가족이 인도네시아에서 큰일을 하고 있다고 대신 감사를 드릴 때 기뻐하시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 교회에서는 항상 “항상 선교사님 힘내세요!”하고 외치지만 이와 같이 코로나 팬데믹 속에 홀로 선교지에 외롭게 있지 않고 교회 식구들이 기도를 통해 성원하고 있음을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일과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시해도 좋을 것 같다. 어찌 보면 많은 사람이 우루루 몰려가는 아웃리치 못지않게 이러한 위로와 격려가 선교활동에 큰 힘이 되리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