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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디지털 시대의 전자족보 재개통

Onepark 2020. 8. 17. 21:45

운봉박씨(雲峯朴氏) 전자족보를 올려놓았던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

트래픽이 별로 많지 않아 퇴직 후에도 학교 서버를 계속 이용하였는데 서버를 관리하는 담당자가 해당 사이트의 팔로우업이 없는 것으로 보고 디렉토리를 정리해버린 모양이었다.

이러한 사태를 예견하교 콘텐츠만 따로 백업을 해두었기에 내용은 그대로 살리고 모바일 환경에 맞게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당초 집안 이야기에 관심 있는 사촌들이 각자 콘텐츠를 올릴 셈으로 위키 플랫폼을 이용해 2013년 9월 론칭한 바 있다. 외우기 좋게 도메인 이름도 parks.pe.kr로 등록(15년간 유효)해 두었으나 비공개로 설정해 둔 때문인지 일가친척들조차도 전자족보를 열람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전자족보의 취지 및 원칙

전자족보에 관심이 많은 집안 어른은 미국으로 이민 가신 박씨 집안의 종손인 섭용 형님이었다.

2013년 여름 잠시 귀국하셨을 때 17년전에 간행된 밀양박씨 족보의 신정판(新訂版)을 내야겠다고 하시길래 프린트 족보책을 살 사람도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던 위키피디아 식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를 보여 드렸다.

그러자 형님도 내 뜻에 찬동하시고 나에게 전자족보의 발행을 모두 일임하셨다. 당신이 준비해 놓으셨던 각종 자료와 사진을 모조리 내게 넘겨주시고 새로 만들어진 전자 족보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를 해주셨다.

 

섭용 형님과 내가 합의한 전자족보의 취지 및 제작방침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운봉박씨 자손들이 읽어보고 자신의 뿌리를 알고 가풍과 정신을 공감하여 따를 수 있도록 한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함께 읽으며 지리산 두메산골에서 어떻게 대처(大處)로 나와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는지 되돌아보고 교훈을 얻게 한다.

 

둘째, 각 집안의 자랑거리나 외부에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같은 뿌리임을 자각하게 한다.

집안 어른들이 몸소 보여주신 "공부 많이 하고, 해외로 나가는 (Study further, Go abroad) 정신"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었는지 자극제로 삼게 히도록 한다. 따로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셋째, 升자在자 할아버지의 자손의 가계도(Family tree)는 물론 각종 기념일과 기일을 올려놓아 누구나 쉽게 조회해 볼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생존한 자손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으나 이미 언론이나 SNS 같은 매체에 드러나 있는 범위에서 공개하되 그것이 악용되는 없도록 최대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한다.

 

우리집의 경우 미국에서 사는 조카들이 현지 교포나 외국인과 결혼한 사례가 있기에 일부 내용(집안의 간단한 역사, 조부모가 남기신 가훈과 행적 등)은 영어로 번역해 놓은 것도 있었다.

 

아무쪼록 우리 박씨 집안의 자손들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모바일 환경에서도 전자족보를 쉽게 열람하고 자신의 뿌리와 가풍(家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