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는 신도가 많아 주일이면 여러 차례 예배를 드리는데 그 중에서도 열린예배(Open worship)는 좀 독특하다. 비신자들도 큰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게끔 딱딱한 분위기의 전통적인 예배 형식을 벗어던지고 교회의 문턱을 아주 낮춘 예배라 할 수 있다. 온누리교회의 하용조 초대 목사가 1990년대 중반 미국의 새들백 교회, 윌로우크릭 교회의 개방적인 예배 스타일을 참조하여 국내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성가대의 스탠더드 찬양이 아니라 뮤지컬/CCM 가수의 크로스오버 찬양이 있고 드럼과 키보드, 워십 댄스, 드라마가 등장하는가 하면 캐주얼 차림의 목사가 일상사를 소재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철저히 비신자와 새 신자의 눈높이에 맞춘 예배(Seeker's service)라 할 수 있다.
양재온누리에서는 열린 새신자예배가 저녁 7시에 시작하므로 젊은 남녀가 데이트하다가 지루할 때쯤 저녁을 같이 먹고 예배에 참석하면 딱 좋다.
8월 11일의 열린예배도 그러했다. 비가 올듯 말듯 해서 바깥으로 다니기에는 좀 애매한 날씨였다.
이 날은 양재온누리의 경우 크로스오버 성악가 류하나 테너의 독창이 예정되어 있었다.
예배당 큰 홀이 울릴 정도의 쩡쩡한 목소리로 "성령이 오셨네"를 부르고 간단한 신앙간증을 곁들였다.
그리고 안광국 목사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셨다.
신학교를 다니다가 중국에 단기선교를 나갔는데 그곳에서 온누리교회의 장기선교사로 파송되어 활동 중이던 박종길 목사님으로부터 격려를 받고 결국은 온누리교회의 교역자가 된 것, 결혼 문제에 조금도 관심도 없다가 아버지의 강권으로 멀리 전주에 내려가서 선을 보았는데 어찌어찌하여 그 여성과 결혼까지 하게 된 사연 등 마치 옆집 아저씨가 이야기하듯 쉽게 말씀을 풀어갔다.
우연 vs. 필연 - 우연히 벌어진 일 같지만 이미 오래 전에 예정되어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 말씀의 요지였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여러 차례 그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우연 같았던 일들이 지나고 보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은 인간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에 따른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1986년 네덜란드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암스테르담 대학원에 유학을 가게 되었다. 당초 혼자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가족과 함께 갔는데 둘째 출산을 앞두고 아내가 귀국하기 전에 잠깐 방문하기로 했던 베를린에서 아예 둘째아이를 낳았다. 파독 간호사로 왔다가 서베를린(Stieglitz) 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하고 있던 처형(사촌언니)이 출산은 물론 해산구완까지 자청하여 나는 구세주를 만난 셈이었다. 당시 처자를 보러 서베를린으로 여러 차례 기차 여행을 하였기에 베를린 장벽은 물론 독일의 분단 상황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이날 안광국 목사의 설교는 마가복음 5:21-34에 나오는 12년이나 혈루병을 앓던 여인이 병을 낫게 된 이야기였다. 군대마귀 들린 사람을 고치신 예수의 소문을 듣고 갈릴리 호수 건너편까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 중에는 생명이 위독한 딸을 구하러 찾아온 야이로 회당장과 병 고친다고 재산을 탕진하고 지금은 부정한 여자라고 마을에서도 쫒겨난 혈루병 여인이 있었다.
우리는 서로 만나본적도 없지만
헤어져 본적도 없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태어 났기에
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
가까와지면 가까와질까 두려워하고
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하고
설교자는 김남조 시인의 "평행선"이라는 시 구절을 인용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와의 간격을 좁히고 죽어가던 딸이 살아나고 지긋지긋하던 병이 나을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알려줬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예수 앞에 나와 엎드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며, 그 동안 자신을 얽매었던 세상의 인습이나 고집을 떨쳐야 한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을 품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을 때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의 힐링 파워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해 주신다.
바로 엊그제 보은에 온누리 경기A 공동체와 아웃리치 가서 수기치료 봉사를 한 것이 생각났다.
자기를 괴롭히는 통증에서 벗어나려면 원인을 알고 염증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약을 먹든지 주사를 맞든지 아니면 물리치료라도 받아야 한다. 복음서 기자는 혈루병 여인이 예수의 옷에 손만 대어도 병이 나으리라는 믿음이 간절했고, 예수 옷에 손이 닿는 즉시 예수의 파워가 여자에게 흘러가 혈루 근원이 말라버렸다고 기록했다(마가 5:28-30).
그러므로 수기치료를 할 때에도 예수님 옷자락에 손을 대는 심정으로 환자의 병소에 예수의 힐링 파워가 임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없어지기를 기도하며 나의 손과 팔을 사용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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