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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김봄소리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Onepark 2018. 12. 15. 23:00

2018년 12월 15일 10시 세밑의 가족문화행사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토요 콘서트(Saturday Concert)에 갔다.

이번이 83회째로 작년처럼 신세계 초대장을 받아서 간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같은 곡으로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였기에 기대가 컸다.

 

이날 지휘 및 해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정치용 교수가 맡았고 오케스트라는 KBS 교향악단이 연주를 하였다. 해설을 듣고 보니 3악장인 이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 이상 드라마틱할 수가 없었다.

 

[ 발 단 ]

1878년 차이콥스키의 결혼생활은 석 달 만에 파경을 맞았다. 그의 성적 정체성이 문제가 되어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동생과 함께 스위스의 휴양지(제네바 호반의 클라렌스)로 요양을 떠났다. 그러한 분위기는 영화 "Youth"에서도 느낄 수 있다.

 

[ 전 개 ]

마침 그곳 호텔에서는 어느 바이올리니스트가 머물며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것이 심리적으로 크게 저조한 상태에 빠져 있던 차이콥스키를 자극하고 동시에 영감을 주었다. 이에 힘입어 그는 아주 기교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성의 멜로디 악상을 오선지에 옮기기 시작했다. 연주에만 40분 가까이 걸리는 대곡임에도 완성하는 데 3-4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 실망과 반전 ]

차이콥스키는 이 곡을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레오폴트 아우어에게 헌정하였으나 그는 기술적으로 연주하기가 어렵다며 이를 거절하였다. 하지만 이 곡에 반한 다른 바이올리니스트 아돌프 브로드스키가 이 협주곡을 들고 다니며 연주를 거듭한 끝에 1981년 비엔나에서의 초연은 혹평을 받았으나 그 이듬해 4월 런던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래서 차이콥스키는 이 곡을 브로드스키에게 헌정하였다.

 

[ 종 결 ]

3악장의 러시아 민요풍 선율이 호감을 사면서 러시아에서의 귀국 무대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 곡은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굳건히 자리잡게 되었다.

* 김봄소리의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연주 실황(YouTube) 감상

 

[ 감 상 ]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는 1악장에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매우 화려하고 기교적인 카덴차를 요구하고, 2악장에서는 바이올린의 다양한 음색을 나타내 보여준다. 특히 3악장은 작곡자의 심리상태를 재현하듯 서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이고 탄식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어 연주자가 이를 따라하기 무척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객석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지켜보면서 현란한 기교는 말할 것도 없고 악보도 보지 않고서 이 복잡미묘하고 화려하기 그지 없는 대곡을 외워서 연주한다는 게 얼마나 내공이 쌓여야 가능한 일일까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날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우레 같은 박수에 여러 번 나와서 인사를 하고 짧막한 앙코르 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

 

인터미션 후에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연주를 들었다. 해설자의 말처럼 러시아의 압제를 받고 있던 핀란드인의 저항정신을 표출하는 듯 했다. 그러나 시종 관악기가 리드하면서 마치 전쟁이 임박한 것 같은 긴장감에 압도되어 마음이 무거워졌다.

 

[ 장외 (場外) ]

콘서트홀 밖으로 나오니 한가람미술관 벽에는 존 레논의 얼굴사진과 함께 그가 외쳤던 "전쟁은 끝났다"라는 큰 걸개가 걸려 있었다. 그가 말하는 전쟁은 베트남 전쟁이었다. 그 후에도 걸프전, 아프간전, 이라크전, 시리아 내전 등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북한은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한창인데 무슨 기획 의도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측의 대비도 없이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