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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 인도네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

Onepark 2018. 8. 15. 20:00

2018년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인도네시아에 다녀왔다.

마침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56년 만에 아시안 게임을 개최하게 되어 공항을 비롯해 이곳저곳에서 축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인도네시아의 슬로건 "ENERGY OF ASIA" 위의 "18ㆍ8ㆍ18"은 아시안 게임 개막식 날짜를 가리킨다.

 

 

❍ 동서로 펼쳐진 영토

인도네시아는 동서로 넓게 펼쳐진 나라이다. 수마트라, 자바, 칼리만탄 등 크고작은 섬이 1만8천여 개에 이르며 대부분 적도 이남에 자리잡고 있다.
표준시도 서부(자카르타 UTC+7), 중앙(UTC+8), 동부(우리나라와 같은 UTC+9) 표준시 등 세 가지나 된다. 그 때문에 우리 있는 곳에서는 저녁 6시면 벌써 깜깜해졌다.

 

 

❍ 너무 큰 자카르타 공항의 신축 터미널

아시안 게임에 대비하여 새로 신축한 자카르타 공항(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초대 대통령과 부통령 이름을 따서 수카르노-하타 공항으로 명명) 제3 터미널은 엄청 넓었다.

바닥에 그려진 라인을 따라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 중이었다.
귀국할 때에도 국내선 게이트로 나와 출입국심사를 거친 후 국제선 게이트로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 자카르타 공항 터미널의 벽화

공항 신청사가 넓다보니 인테리어를 장식하는 것도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큰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간단히 벽을 채울 수 있는 애니메이션 같은 벽화가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일상 주변에서도 애니메이션 같은 벽화는 이곳저곳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 공중 (남자) 화장실의 변기

가장 이색적인 것은 남자 화장실의 변기였다. 오줌을 밖으로 흘리지 않도록 턱을 높이 설치해 놓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에도 이런 시설을 해놓으면 미화원 아줌마가 짜증을 내지 않아도 될텐데... 

 

 

❍ 도로상의 교통보조원(Pak Ogah)

인도네시아에서는 오토바이가 많고 삼륜차도 종종 눈에 띄었다. 도로에서 차량은 좌측통행을 해야 하는데, 이는 인도양을 둘러싼 인도, 말레이시아, 호주 등 대부분의 주변국들이 좌측통행을 하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우회전, U-턴 신호가 없어서 해당 차량이 진입하면 도로를 지키고 서 있던 민간인 교통보조원(Pak Ogah)이 깃발을 흔들어 차량의 회전을 도왔다. 무엇보다도 차량 및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참고 기다려주는 것이 놀라웠다.

 

* 호텔 로비에 전시된 삼륜 승용차
* '파크 오가'는 차량의 우회전, U-턴을 돕는다. 약간의 사례 ok! (사진출처: ayobandung.com)
* 호텔, 음식점 등 경비원의 주된 임무는 그곳에 드나드는 차량의 출입을 지원하는 것이다.

 

❍ 족자카르타의 프람바난 힌두 사원

인도네시아에서 힌두교 신자는 1.7% 밖에 되지 않지만 인도에서도 보기 어려운 프람바난 힌두 사원이 족자카르타 시내에 있다.

전설에 의하면 힌두교 신자인 공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웃나라 왕자가 힌두 사원을 1천개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현재 복원된 것은 20개가 채 되지 않고 한쪽 구석에 발굴된 석재를 모아놓고 석공들이 복원공사를 하고 있었다. 종교적인 목적보다는 관광자원으로서 복원을 서두르는 것 같았다.

 

* 힌두 사원은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으나 화려한 외부의 조각 장식과는 달리 빈 공간 뿐이었다.

 

❍ 현세를 강조하는 종교관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캄보디아에 있는 앙코르 와트 유적지와 비교하면서 이생에서의 삶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나는지 실감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공중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힌두 사원 밖에는 무슬림 모스크가 그 위용을 자랑하였다. 인도네시아에 체류하는 동안 오전 4시 반이면 코란 기도 소리가 확성기로 울렸기에 자명종이 따로 필요 없었다.

 

 

❍ 너무 고급스러운 호텔

개도국의 관광휴양지가 그렇듯이 마지막 날 족자카르타에서 투숙한 호텔은 6성급 호텔이라고 했다. 객실은 물론 풀장과 헬스 시설도 아주 훌륭했다. 에어컨이 잘 나오는 실내 테니스장까지 있었다. 물론 단체로 예약한 우리 일행들로서는 가성비 최고였는데 현지 봉사활동에 대하여 스스로 안겨주는 '상(prize)'으로 여기기로 했다. 

 

* 족자카르타 텐트렘 호텔의 고즈넉한 풀장. 일정이 빠듯하여 발도 못담근 것이 못내 아쉬웠다.

 

❍ 아픈 과거조차 포용하는 대국기질

인도네시아는 340년 이상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고 태평양 전쟁 당시에는 일본군의 침략을 받았음에도 이들에 대한 국민감정이 그리 나쁜 것 같지 않았다.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대국의 기질이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국민의 87%가 이슬람 신자임에도 종교적 계율에 있어서도 비교적 너그럽다고 한다.

중동 국가에서와 달리 한국 음식점에서는 코란에서 금하는 돼지고기 메뉴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이곳에서 먹는 삼겹살은 그 맛이 기막혔다.

 

 

❍ 종교적이면서도 개방적인 현지 여성들

귀국 길에 들른 족자카르타의 암부르크모 쇼핑몰에서 무슬림 여성들의 라인댄스 경연대회를 구경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서 경쾌하게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독실한 무슬림 신자인 여성은 머리에 부르카를 쓰고 바지를 입거나 스타킹을 신어 신체를 가렸음에도 개방적인 분위기가 역연했다. 

 

 

❍ 재주 많은 한국인의 진출 가능성

멀리 한국에서부터 자바섬의 외진 곳을 찾아가 의료봉사를 한 것이야말로 이색적이었다.

현지에 내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재활의학과, 치과 등 종합병동이 하나 차려진 것 같았다. 어떤 주민은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약도 타고 노안용 돋보기도 얻고 이발까지 한 후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 일행이 현지 주민들에게 실시한 수기치료도 매우 독보적이었다. 동남아의 전통적인 지압술과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의 수기치료는 아픈 부위를 손으로 누르고 마사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족부와 발가락의 급소를 자극하여 척추를 바로잡는 'KSNS 치료법'을 실시하여 큰 효과를 보았다. 현장을 살피러 나왔던 경찰관이 특별히 부탁을 하고 시술을 받을 정도였다.

 

*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블레싱 인도네시아' 의료봉사 팀
* 8월 11일 반유우립 마을에서 의료 봉사를 마치고 나서 기념촬영
* 블레싱 인도네시아 윤길중 단장이 주민환자를 맞고 있다.
* 의료봉사 활동의 마지막은 환자에게 필요한 약품을 지급하는 일이었다.

 

토브 팀의 약무팀 일원으로서 환자들에게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를 나누며 정성껏 돌보았던 임내현 장로가 9월 21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소천하셨다. 

아웃리치 참가자들에게 재미있는 유머로 피로를 씻어주려고 했던 고인이 하늘나라에서 안식을 취하시기를 기원한다.

 

* 아웃리치팀 중간보고회에서 발표하는 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