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도 이제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오늘은 1100년간 4년마다 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고대 올림피아(Ancient Olympia)를 방문할 차례였다.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서로 전쟁을 벌이다가도 올림픽 경기가 열릴 때면 전쟁을 멈추고 서로 우의를 다졌다고 한다. 기록상으로는 BC776년에 처음 시작하였으며 로마 제정시대까지 계속되었다. 그러나 기독교 신자인 데오도시우스I 황제가 393년 모든 이교도의 제례를 금지시키고, 그 아들 데오도시우스II 황제는 제우스 등 모든 그리스 신전을 없애도록 명령함에 따라 426년에 막을 내렸다.
그러던 것이 올림피아 경기장 옆으로 흐르는 강이 자주 범람하고 몇 차례 쓰나미가 닥치면서 경기장 시설도 흙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1870년대부터 고고학적 발굴이 시작되었는데 독일이 1936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면서 독일의 지원으로 본격적인 발굴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 출처: Wikipedia의 Olympia, Greece 기사 참조
사도 바울이 고린도에서 머물면서 복음을 전도할 때에도 헬라인들이 올림픽 경기에 대비하여 체력 단련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바울의 서간을 보면 여기저기서 신앙생활을 육상경주나 권투경기에 비유하여 권면하곤 했다.
예컨대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결승선에 다 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에 있는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갈 뿐입니다." (빌립보서 3:11-12)
또 코린트에서 사람들이 육상과 권투경기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편지에 썼다.
“경기장에서 여러 선수들이 다 함께 달리지만 우승자는 하나뿐이라는 것을 모릅니까? 이와 같이 여러분도 우승자가 되도록 힘껏 달리십시오. 우승자가 되려고 경쟁하는 선수마다 모든 일에 절제합니다. 그들은 썩을 면류관을 얻기 위해 그렇게 하지만 우리는 썩지 않을 면류관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목표 없이 달리는 사람처럼 달리지 않고 허공을 치는 권투 선수처럼 싸우지도 않습니다.”(고린도전서 9:24-26)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라는 올림픽 슬로건에는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열망이 담겨 있다.
바울이 말한 독실한 기독교인은 자기절제를 하면서 성실하게 체력단련을 할 것이므로 스포츠에도 능한 것이 보통이다. 19세기 미국에서 시작된 YMCA는 청년들에게 스포츠 활동을 통해 ‘강건한 크리스천’(Muscular Christianity)이 되도록 가르쳤다.
1905년 우리나라에 처음 야구 경기를 처음 들여온 것도 한국 YMCA의 전신인 황성기독교청년회의 선교사들이었다.
올림피아에서 발굴된 유물은 이곳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홍수로 매몰된 것이 많아 지진이나 화재의 경우보다 유물의 보존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였다.
올림피아 박물관에서 나와 바닷가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맥주와 포도주 잔을 들어 건배를 하는 바로 그 때 우리 앞으로 웬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식사 후 그리스 정교회 중에서 규모가 제일 큰, 파트라에 있는 성 안드레 십자가 교회를 찾아갔다.
안드레는 갈릴리 호숫가에서 예수의 복음을 처음 듣고 형인 베드로에게 같이 가서 말씀을 들어보자고(Come and see Jesus) 권했던 사람이다. 예수의 사도 중에서도 드러나지 않게 행동하였는데 예수의 사후 그리스 아가야 지방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X자 형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하였다.
성 안드레 교회는 십자가의 일부와 그의 유골을 모셔놓아 크리스천들의 중요한 순례 코스가 되었다.
사도 안드레는 그리스 정교회 뿐만 아니라 로마 가톨릭, 개신교에서도 중히 여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중의 한 분이다.
그리스 파트라의 정교회에 안드레의 유골이 모셔진 것이나 로마의 베드로 성당이 베드로의 순교지에 세워진 것이나 다 비슷하다. 그러나 동방정교회(Orthodox Church)와 로마 가톨릭교회(Catholic Church, 천주교회)는 비슷하면서도 다음 몇 가지 점에서 크게 다르다.
삼위일체론에 있어서 정교회는 성부에게서 성자가 탄생하고 성령은 성부에게서만 발현된다고 보며, 성찬식에 있어서도 정교회는 성직자와 신도들이 함께 나누지만, 가톨릭에서 신자는 밀전병만 먹고 포도주는 사제 혼자 마시는 것이 다르다. 성직자의 결혼 문제에 있어서도 정교회는 너그러운 편이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천주교회에는 예수 십자가상 외에 성모 마리아 또는 성모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화와 성상(조각)이 즐비하나, 정교회에서는 성상조차 우상으로 간주하고 오직 성화만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스운 질문이지만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는 어느 교회에 계실까?
그 답은 오직 하나님과 예수님이 최후의 심판 때 가르쳐주실 것이다. 하지만 종교개혁이나 성령운동의 사례에서 보듯이, 누가 더 성령의 불씨를 살려내 믿음 좋은 신자를 많이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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