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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5] 산토리니에서 석양을 감상하다

Onepark 2018. 7. 3. 23:00

오늘은 대망의 저녁노을을 보러 산토리니 섬으로 가는 날이다.

9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 우리 일행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호텔을 나섰다.

허니문을 떠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마음이 설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모든 이의 버킷 리스트에 올라있는 광경이고, 그리스 출신 뮤지션 Yanni의 "Santorini" 음악으로 널리 알려진 데다 실제 내 눈으로 보는 해넘이와 저녁놀 장면은 어떠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 Minoan이란 크레타섬에 청동기 문명을 건설한 미노스 왕(迷路 신화로 유명)의 이름을 딴 것이다.
* 승객들이 갑판에 나올 수 있는 것은 입출항 시와 부두에 접안해 있는 동안 뿐이다.
* 에반스 경이 발굴한 고대 크레테 문명은 산토리니 섬의 화산폭발과 쓰나미로 역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 고속페리의 항적이 옆으로 퍼지지 않고 거의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 고속 페리의 운항 중 갑판에 나가는 것은 법으로 금지됨을 게시해 놓았다.

페리선이 산토리니 섬에 가까이 다가가자 승객들은 하선할 채비를 하느라 웅성거렸다.

지리학상으로 산토리니 섬은 수천 년 전 여러 차례의 화산 폭발로 화구 부분이 화산재와 함께 비산되거나 함몰해버린 칼데라(caldera) 지형이라고 한다. 지금은 바닷물이 가득차 그 중앙부의 바닷길로 우리 배가 절벽 아래의 부두에 접안하려 하고 있었다.

성미 급한 사람은 아직 접안하기도 전인 페리의 뒷부분에 나가 기다렸다.

페리선에 실려 있는 자동차들은 승객들이 어지간히 빠져나간 다음에 차례가 왔다.

 

* 대형 페리선을 부두에 사뿐히 접안시키는 기술은 주차장에 후진 주차하는 것 이상으로 묘기에 가까웠다.
* 백두산 천지와 같은 화산지형의 분화구 위로 올라가는 길이 갈지(之)자로 보인다.
* 바람이 거센 산토리니의 포도나무는 지표면에 가지를 똬리 틀듯 엮어놓고 포도송이가 그 안에 열리게 한다.&

드디어 화산섬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플라톤이 묘사한 아틀란티스 대륙이 화산 폭발로 사라진 것처럼 테라(산토리니의 옛 이름) 산의 중앙부가 지구를 뒤흔들 정도의 대폭발과 함께 사라져버리고 대신 칼데라(Santorini caldera) 지형이 생겨났다고 한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부두에서 산정까지 갈지(之)자로 한참을 올라간 끝에 조망이 좋은 정상부분 레스토랑 앞에 우리를 내려줬다. 그림엽서에서 보았던 파란 돔 지붕을 가진 하얀 교회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곳이 진정 산토리니 맞구나!

 

여행자들이여, 지금은 칼데라 호수에 유람선이 떠 있지만 몇 천년 전 이곳이 큰 화산이었고 지구를 뒤흔든 대폭발이 있었음을 기억할지어다.

 

* 우리 일행이 점심 식사를 한 레스토랑의 천정 조명이 땅포도 가지를 소재로 한 것이었다.
* 점심 메뉴는 도미구이와 감자튀김, 그리고 미토스 맥주로 충분했다.
* 석양을 빼면 황량한 화산섬일 뿐인데 왜 사람들이 이곳에 몰려오는지 궁금했다.
* 칼데라의 중앙부분에는 마침 크루즈선이 세 척이 들어와 산토리니 섬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 석양 구경하기 좋은 곳에 자리잡은 레스토랑과 커피숍들

우리 일행은 우선 피라(Fyra) 마을에서 선물가게 구경도 하고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을 먹은 후 일몰시간 무렵에 건너편 이아(Oia) 마을로 옮겨가기로 했다.

오늘 저녁 해는 8시 30분 경에 질 예정이었다.

태양은 작열하고 있었지만 몇 사람은 편도 6유로인 케이블카를 타고 절벽 아래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종착역은 바로 크루즈 승객들이 작은 배로 옮겨타고 오는 부둣가였다.

 

* 일행 중의 한 분은 이 섬의 유일한 서점을 발견하고 산토리니에 관한 서적을 몇 권 구입했다.
* 서점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으나 한국인의 방문이 많은 만큼 한글 서적의 기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 6인승 카를 여러 개 이어붙인 케이블카는 쉬지 않고 절벽의 위아래로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 멀리 정박해 있는 크루즈 선과 부두를 오갈 뿐 크루즈 승객들의 소비효과는 별로 크지 않다고 한다.

피라 마을로 올라가는 것이 문제였다. 장사진 줄에 서 있다가 6유로 내고 1-2분 만에 올라가거나 588계단을 걸어서 올라가거나 6유로를 내고 나귀를 타고 올라가는 세 가지 방법이 있었다.

기념품점 몇 군데 들러 구경하다가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점점 멀어졌으므로 나귀가 오르내리는 계단으로 향했다. 588계단도 별거랴 싶었다.

얼마 가지 않아 후회막급이었다. 한쪽으로 나귀 떼가 오르내리는 길은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땀이 비오듯하고 고행 그 자체였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오르셨던 골고다 언덕길(Via Dolorosa)이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다면 나에게 땀 닦으라며 빌려준 일행의 손수건은 Veronica의 수건이 되는 셈인가?

 

* 새로운 운송수단인 케이블카 운영업자는 수입의 일부를 나귀 마주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 588계단 중턱의 한숨 돌리는 장소에서도 뜨겁기는 마찬가지였다.
* 588계단을 모두 오른 후에 들어간 성당은 마치 천당에 온 것 같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우리는 그리스 전통식당에서 스파게티와 수블라키(옵션메뉴, 아래 사진) 그리고 당도가 높은 수박을 양껏 먹고 '산토리니의 저녁놀'을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건너편 이아 마을로 이동했다.

 

* 해가 질 무렵의 이아 마을은 오고가는 사람들의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이아 마을에서는 벌써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해서 사진 찍는 포인트를 찾기도 어려웠다.

나 역시 달력이나 그림엽서에서 많이 보았던 풍차가 들어간 장면을 내 휴대폰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자리잡고 앉아 일몰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그곳은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모여 있어 마치 인종전시장 같았다. 언어도 제각기 달랐다.

해가 뉘엿뉘였 수평선 위로 기울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지고 모두 카메라를 석양 쪽으로 향했다. 

이곳이 그리스인 만큼 아폴론 신이 불의 전차(Chariot of Fire)를 타고 내일을 기약하며 에게해의 수평선 아래로 사라진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그렇다! 석양이 아름다운 것은 내일 또다시 태양이 떠오를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달에도 갔다온 아폴로
불의 전차를 몰고
에게 바다 속으로 들어가네
Apollo, who has been to the Moon,
Drives His Chariot of Fire
Into the Aegean Sea.

 

산토리니 석양을 보고자 하는 것은
이곳에 오기 위해 그만큼
꿈꾸고 땀흘리고 준비했기 때문
Santorini's sunset
Seems to be worth of
Dreaming it, planning it and saving for it.

 

* 한 가지 자연현상 앞에서 관객들은 일제히 똑같은 포즈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