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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아열대 기후와 해양스포츠 관광

Onepark 2018. 1. 2. 12:00

오키나와는 일본 열도와 타이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여 자고로 중계무역이 번창하였다.

농업은 석회질이 많은 토양 탓에 벼농사보다는 사탕수수를 많이 재배하였다. 전통적으로 장수하는 마을이 많았으나 미군 주둔 이후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체형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오키나와는 제주도와 비슷한 점이 많으나 오키나와는 해안에 산호초가 발달하여 얕은 바다는 에머럴드 빛이고 백사장에도 모래보다는 산호 조각이 더 많다. 태평양의 파도가 많이 치는 곳에는 파도의 침식으로 기암괴석이 형성되어 있다.

 

우리가 찾아간 만좌모("만명의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풀밭"이라는 뜻의 萬座毛)는 일망무제(一望無際) 바다의 풍광이 일품인데다 코끼리 모양의 기암(奇岩)과 평평하고 널찍한 초원(草原)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하였다.

여기저기서 한국 관광객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더욱이 이곳 주차장은 대소형차의 주차공간이 지정되어 있어 만차가 되면 주차장 구역 안에 들어올 수 없게끔 주차봉사자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한국의 관광지에서는 "잠깐 둘러보고 나올 텐데"하며 갓길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는 사람이 많을 터였다.

 

오키나와에 와서 몇 군데 들러보니 바닷물에 들어갈 수 있는 계절에 와서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었다. 산호초 사이를 누비는 열대어를 구경하는 스노클링과 다이빙. 수상스키와 패러 글라이딩. 아니 만좌모에서 바라다 보이는 고급 호텔 리조트(Manja InterContinental) 같은 곳에서 며칠 묵으면서 그저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나하 시에는 유리 레일이라는 이름의 2량 짜리 모노레일이 국제공항에서 슈리성까지 운행하고 있어서 높은 곳에서 시내 관광을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종일 티켓을 사서 관심가는 역에 내려 주변을 구경한 다음 다시 다음 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한 가지 요령이다.

 

저녁식사를 하러 어느 쇼핑몰에 들렀는데 큰 서점(Libro)이 나란히 있었다.

뷔페 식당에서는 음식 가짓수가 많지만 해조류와 해산물이 많아서 이곳 사람들이 장수하였던 비결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생선 회는 찬물 생선이 맛이 있으므로 혼슈에서 공수해 온다고 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부두에 크루즈 선이 정박해 있는 것을 보았다.

역시 오키나와의 주산업은 관광업이었다. 며칠 지내면서 보니 이곳 사람들은 관광객들에게 매우 친절하였다.

우리 일행이 투숙한 로아지르 호텔에는 곳곳에 대나무와 조화로 만든 신년 하정(賀正) 장식품이 놓여 있었다. 호텔 구내식당만 해도 많은 손님들이 자리 쟁탈전을 벌이지 않도록 '예약석', '식사 중'이라는 표찰을 나눠주어 어느 한 사람이 테이블을 지키고 앉아 있지 않아도 되었다.

 

유명 관광지답게 망고, 파인애플 같은 아열대 과일과 앵무새 등의 조류를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게 만든 '프루츠랜드'라는 농장을 방문하였다.

그 규모 면에서는 제주도의 여미지 식물원과 비교도 되지 않았으나 일찍이 가족기업으로서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아기자기한 체험학습장을 만들고 이것을 중심으로 선물 숍과 단체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선각자다워 보였다. 화장실 벽면을 서가 모습의 사진으로 도배해 놓은 것도 이색적이었다.

 

조류 코너에서는 홍학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고, 앵무새는 관광객들의 어깨 위에 앉아 먹이를 받아 먹는다.

기프트숍과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다는 파인애플을 끊임없이 내놓았다.

 

두 번째로 투숙한 센츄리온 호텔은 처음 묵었던 호텔에 비해 방도 널찍하고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해 있었다. WiFi도 비번을 입력할 필요도 없이 무료였다.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비로소 '쉼(rest)'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오후의 일정은 오키나와 방언으로 '아름다운 바다'라는 뜻의 츄(美)라 - 우미(海) 수족관 방문이다. 일찍이 해양 엑스포가 열렸던 '해양박 공원(海洋博公園)'을 가족형 유원지로 개발하여 대형 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다. 오키나와 주변을 흐르는 쿠로시오 난류에 서식하는 각종 어류는 물론 고래상어와 가오리를 여러 마리 키우고 있어서 사시사철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매일 오후 4시에 공연하는 돌고래 쇼도 큰 인기이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날도 날씨가 돌변하여 바람이 불고 소나기가 내렸으나 실내에서 수족관을 구경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4시부터 시작하는 '오키짱' 돌고래 쇼를 구경하러 갔다.

가는 길목에 해풍으로 가지가 한쪽으로 뻗은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오키짱 극장은 빈자리가 거의 없을정도로 돌고래 쇼가 대인기였다. 수족관에 오는 사람들은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것 같았다. 20여분의 공연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문득 서울대공원에서 재롱을 부리다 제주도 해역에 방류된 제돌이(남방큰돌고래)가 생각 났다. 당시 서울시장은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을 위한 공연에 혹사 당하는 돌고래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자연상태로 되돌려보낸다고 말했다. 과연 제돌이한테 그게 좋은 일이었을지 의문이다. 방류한 지 얼마 안 되어 교신이 두절된 제돌이가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하는 희망적인 바램 뿐이다.

 

차마고도에 갔을 때 짐 나르는 데 동원되었던 나귀와 노새가 도로 개통으로 수요가 급감하자 씨가 말라버렸다는 말을 들었다. 돌고래 쇼장에서는 최소한 생존 보장이 되고 박수갈채도 받을 수 있었으나 제주 앞바다에서는 홀로 생존을 해야 했으니 속절없이 목숨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이제 오키나와에서의 3박 4일 여행 일정을 마칠 때가 되었다.

시간에 쫒기면서 일해야 했던 지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의 설계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정이었다. 귀국하는 날 아침 여유롭게 호텔 밖 비치 의자에 누워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제 세찬 바람과 함께 소낙비가 내린 흔적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귀국하는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인 풍경도 그러했다. 그리고 새삼 깨달았다, 아무리 구름이 끼고 우중충한 날일지라도 구름 위에는 빛나는 태양이 있음을.

 

오늘의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내일의 축복을 누리기 위한
하나의 단련과정일 뿐

No matter how difficult it gets,
It must be disguised blessing
To take efforts to survive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