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어크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맨해튼 구경부터 아니 할 수 없었다.
뉴어크에 오기까지 배웠던 요령대로 PATH 표를 사서 맨해튼 남단의 월드트레이드센터(WTC)로 갔다.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 쌍동이 빌딩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새로 세운 건물과 기념물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선 PATH(Port Authority Transit Hudson) 전철에서 내려 맨해튼의 지하철로 환승하거나 지상으로 나가기 위한 출구와 통로가 인상적이었다.
천장이 무지하게 높은 것이 중세의 성당(Cathedral)을 방불케 했다.
아니 천장을 삼각형 모습을 한 중앙 홀(Concourse)은 그 자체가 성전이었다.
천장의 하늘로 난 창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순백색이었다. 콩코스 중앙의 구찌 화장품 부스는 제단에 바쳐진 꽃이었다.
미국인들이 테러가 벌어졌던 현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언으로 관광객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하는 광경이었다.
그라운드 제로를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주변에는 땅값 비싼 로우 맨해튼의 고층건물이 즐비했다.
그 사이 WTC 쌍동이 빌딩이 서 있었던 바로 그 곳에 사각의 폭포 풀이 조성되어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숙연한 모습으로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고 말없이 물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대리석 판 위에 비둘기 한 쌍이 날아와 앉았다.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그 다음은 맨해튼의 흉물이었던 고가철도를 산뜻한 도심공원으로 탈바꿈시킨 High Line을 가 볼 차례였다.
바로 서울역 고가도로를 7017 공원으로 변모시킬 때 참고했던 모델이다.
주변의 빌딩이나 풍경과 어울리게 각종 벽화와 조형물, 시설을 아기자기하게 배치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곳에 심어놓은 꽃이나 나무는 잘 가꿔놓은 모습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그저 좋게 바라볼 뿐이었다.
날이 어두워졌으므로 하이라인에서 내려와 뉴저지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펜스테이션을 찾아갔다.
가는 도중에 낯익은 패션스쿨 FIT 건물 앞을 지나 뉴욕의 상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향해 걸어갔다. 뉴욕 펜스테이션은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과 같은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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