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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 방문기

Onepark 2016. 11. 27. 20:30

이튿날 서울로 가는 길에 정동진부터 들르기로 했다.

정동진 해변의 모레시계를 보고 해안의 절경 드라이브 코스를 달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동진 산마루의 선크루즈 호텔은 똑 같은 크루즈선 모양으로 확장 공사 중이었다.

해변공원 앞으로 대형 관광버스와 등산복 차림의 관광객들이 연신 오고 갔다.

 

* 정동진 선크루즈 호텔 옆에 신축 공사 중인 호텔 앞 해변 바위에는 바다 갈매기들이 무리지어 앉아 있었다.

정동진 해변공원에는 시간을 나타내는 세 가지 명물이 있다.

하나는 모래의 힘으로 1년을 굴러가는 모래시계요, 둘은 시간박물관으로 쓰이는 증기기관차와 객차로 구성된 타임 트레인이고, 셋은 현재의 시간을 보여주는 해시계이다.

오늘 아침의 일출도 장관이었겠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오래 머물 수 없었다. 귀경 길의 혼잡을 예상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북쪽으로 4km 떨어진 하슬라 아트월드로 향했다.

 

강릉의 옛이름인 하슬라의 이름을 딴 하슬라 아트월드는 조각가 최영옥, 박신정 부부가 절벽 위의 야산 솔밭을 일구어 만든 조각공원과 미술관, 호텔로 이루어져 있다.

해변에 위치한 커튼월 방식의 철골 구조물과 각종 조형물부터가 파격이었다.

 

* 관내 곳곳에 있는 그림과 조각의 남녀는 최영옥-박신정 부부가 모델이고 범띠와 말띠임을 보여주었다.
* 눈을 가리지 않은 올누드의 디케 여신은 버튼을 누르니 저울과 칼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 헌 신문지나 빈병, 장작 더미, 폐비닐을 이용한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
* 피노키오 전시관으로 가는 통로는 비닐 위에 컬러풀한 조명을 설치하여 아주 환상적이었다.
* 정직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목제 인형 피노키오는 우리의 바램이기도 하다.
* 사람이 올라서면 이리저리 움직이는 마리오네뜨 전시물
* 관람 도중에 밖으로 나오면 이런 장면이 펼쳐진다.
* 강릉대 조각과 최영옥 교수는 신사임당과 율곡을 기리는 오죽헌의 기념 조형물도 제작하였다고 한다.
* 현대미술관을 관람한 후 야외 조각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조각가 부부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서 있다.
* 오솔길에도 곳곳에 소형 조형물을 배치하고, 주변을 훼손하지 않도록 목제 데크를 설치해 놓았다.
* 정상부의 주변 풍경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관능적인 조각과 구덩이 속의 해시계
* 오감의자에 앉은 가족은 중앙에 앉은 수능을 마친 고3 딸을 위한 여행인 듯 보였다.
* 풀밭 비탈 위에 늘어선 매미, 풍뎅이 같은 각종 곤충 조형물, 그리고 LED 불빛으로 사람을 노려보는 개
* 대관령에 방목한 소의 배설물로 만든 모빌. 그에 얽힌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해 놓았다.

위의 작품을 보면서 이들 조각가 부부가 아트월드를 건설하는 도중 태풍도 겪고 자금난도 심각하였으리라 짐작이 갔다.

산마루 위에는 스트레스에 찌든 사내가 거꾸로 서서 발버둥치고 있었고, 한 쌍의 자전거는 남성용과 여성용이 위와 아래, 검정과 하양의 대칭을 이루어 음양의 조화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처럼 하슬라 아트월드의 조각공원에는 기발한 착상의 조형물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출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조각상은 아트월드를 만든 최영옥 교수의 작품으로 예술에 비즈니스를 접목시킨 그의 비전과 소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기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면서 돈도 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로망을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신라시대의 화가 이름을 딴 아비지와 솔거 두 동으로 이루어진 뮤지엄 호텔은 조각 같은 침대와 예술적인 소품으로 꾸며져 있으며 욕조에 앉아 일출과 월출 장면을 볼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 허접한 재료이지만 비상을 추구하는 장닭과 새의 날개 조형물
* 에머럴드를 찾아 위태로운 난간을 뛰어가는 사내처럼 현실세계로 돌아가는 관광객들을 배웅하는 빨간 입술

주말 오후에 영동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증가하는 차량들과 동계올림픽에 대비한 도로보수 공사로 곳곳에서 정체를 빚었다.

아들이 운전하는 승용차의 네비게이션은 아직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아 새로 개통된 원주-광주 제2 영동고속도로를 지날 때에는 산과 들과 강 위를 비행하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신설 고속도로에서도 차량들이 넘쳐 우리는 동곤지암IC에서 우회 지방도를 이용하였고 다시 3번 국도로 바꿔타고 가다가 초월에서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했는데 원주에서 강남으로 가는 데는 이 길이 지름길이었다.

기계적인 네비게이션보다 오랜 자동차 여행에서 오는 직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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