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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롱베이 관광

Onepark 2016. 10. 10. 07:36

하노이에서의 컨퍼런스를 마친 우리는 한동대생들과 하롱베이 관광에 나섰다.

나로서는 10년 전에 동료 교수들과 관광을 한 적이 있지만 그 사이에 베트남이 달라진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당일 관광에 참여했다.

 

오늘은 토요일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오전에 일을 하므로 도로는 평소와 다름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한결같이 핼멧을 쓰고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 반 거리인데 고속도로가 아니고 산업도시이자 무역항인 하이퐁을 오가는 트레일러 트럭이 많아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도로 시스템이 도심을 우회하지 않고 거쳐가기 때문에 더 지체되었다.

 

중간에 ABC라는 토산품 백화점이 있어서 화장실도 가고 잠깐 쉴 수 있었다.

마침 인접한 공장은 조각품을 생산하는 곳이어서 진열되어 있는 조각 작품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하롱베이까지는 1시간 반 이상을 더 가야 하므로 하노이와 하롱베이를 오가는 관광객들은 쇼핑이 아니더라도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꼭 들러야 했다. 

 

베트남의 평야에서는 대부분 벼농사를 짓는 다고 하며 1년에 2모작, 3모작까지 가능하고 아직은 물소의 도움을 받아 농사를 짓는다고 하였다. 북부지역에는 3000m가 넘는 산이 많은데 고산지대에서는 커피농사가 활발하다고 한다.

우리가 탄 버스는 곧바로 부두 선착장으로 갔다. 지금은 성수기가 아니라서 부두는 별로 붐비지 않았다.

 

미리 예약해 놓은 유람선을 타자 배는 곧 항구를 벗어났다.

그리고 이곳 특산 해산물로 구성된 점심 밥상이 차려졌다.

점심을 다 먹기도 전에 밖에 펼쳐진 해상풍경을 보기 위해 2층 갑판으로 올라가야 했다.

수천 개의 섬이 만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 물결은 매우 잔잔하였고 바람도 거의 없었다. 

 

얼마 안 있어 나타난 두개의 큰 바위는 영락없이 두 마리의 통통한 병아리가 부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Kissing chicken)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탄 배가 그 뒤로 돌아가자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큰 도미 같은 생선을 다듬기 위해 머리를 토막 낸 풍경이 나타난 것이다.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의 거북바위처럼 하늘이 내려 준 자연의 선물이 아니고 무엇일까! 

 

우리가 탄 배는 석회암동굴을 보기 위해 섬 앞에 잠시 정박했다. 새로 입장료를 내고 계단을 올라가니 입구가 나왔다. 내부는 별로 시원하지 않았고 인공조명을 밝혀 울긋불긋했다.

다른 석회동굴과는 달리 종유석이 자라는 모습은 볼 수 없었고 이미 오래 전에 생긴 석회 동굴이 마치 박제된 것처럼 관광객들을 맞고 있었다.

종유석을 보고 관람객마다 '선녀와 나무꾼'처럼 연상되는 무엇 비슷하다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재미있었다. 

 

* 석회암 동굴 천장에 새겨진 엠보싱 자국은 이 동굴이 형성되던 초기단계에는 바닷속이었음을 보여준다.
* 중간의 석주를 사이에 두고 비천하려는 선녀를 왼편에서 안타깝게 쳐다보는 나뭇꾼의 모습
* 변호사를 그만두고 한동대 강단에 선 송인호 교수와 필자. 이 섬은 맹글로브 나무숲이 에워싸고 있었다.

하노이로 돌아오는 도로 변에는 위와 같은 모습의 외국기업 공장이 많았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4만5천명을 고용하고 있는 삼성전자 휴대폰 조립공장에서는 4시간 거리의 오지까지 출퇴근 버스를 운행한다고 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발전시설을 갖추고 농촌 지역을 공단으로 조성하여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있었다.

중소도시를 통과할 때에는 아래의 건물처럼 폭이 좁은 건물이 3-4층으로 서 있는데 1층은 예외없이 상점이나 포 국수를 파는 음식점이 들어가 있었다. 제일 높은 층에는 조상의 위패를 모신 사당을 모신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우리가 묵은 랜드마크72 빌딩은 베트남 도이머이 정책의 상징이라 할 만 했다.

KOICA, 신한은행 같은 여러 한국 기업/기관이 입주해 있으며 8-9층은 식당가, 72층은 전망대로 쓰이고 있다.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세상을 뜬 뒤로 당초 목표액에 미달하는 가격으로 어느 사모펀드(PEF)에 인수되었다고 한다.

48층부터는 주방시설과 세탁기를 갖춘 '칼리다스'라는 이름의 레지던스 호텔이다. 필자도 생전 처음 54층의 고도에서 잠을 잔 셈이다. 그리고 아침에는 닭고기나 쇠고기를 넣고 레몬을 뿌린 베트남 쌀국수를 빼놓지 않고 먹었다.

 

* 객실은 바깥을 내다볼 수 있어야 하므로 중심은 이렇게 뻥 뚫려 있다. 54층에서 48층 식당을 내려다 본 광경
* 칼리다스 엘리베이터 문의 반사판을 이용해 셀카 아닌 독사진을 찍었다.

사실 통일에 즈음하여 북한이 베트남식 모델을 따르기에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개혁개방을 통해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일만큼은 당장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그 결과 2년 전에는 없었던 현수교가 강 위에 새로 놓였고, 노이바이 공항 가는 길도 시원스레 뻗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