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Travel

[동기회] 철쭉과 초롱꽃이 반겨준 관악산 산행

Onepark 2015. 5. 9. 23:00

대학 동기들과 관악산으로 5월의 산행을 하였다.

무릎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였지만 신록이 우거진 산과 철쭉꽃이 부르는 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

친구 자녀의 결혼식도 불참하고 나온 동기회 등산부장 김경배 변호사와 산행을 즐기는 김종윤 박사 말고는 늘 나오던 여러 동기들이 빠진 대신 뉴 페이스로 맥더모트의 이인영 변호사와 내가 참가하게 되었다.

 

서울 공대 쪽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별로 사람도 많지 않고 가파르지 않았다.

우리는 멀리 팔봉을 바라보며 쉬는 동안 학교 졸업한지 40년이 되었다는 것과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온 이야기를 서로 나누었다.

다들 법조계와 법학교육 분야에 종사하기에 우리의 이야기는 주로 '법'과 '사회정의'에 관한 것들이었다. 

자연스럽게 자녀의 혼사 문제도 화제에 올랐다.

평지에서는 이미 꽃이 다졌지만 산 위에서는 연분홍 철쭉 꽃이 만개하여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관악산은 정상 부근에서 숨이 턱에 찰 정도로 경사가 가파른 동산로가 난코스였지만 요즘은 계단이 설치되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연주암으로 내려가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마침 연주암에서는 석탄일을 앞두고 연등 신청을 받고 있었다. 연주암의 처마 밑에 모신 수백의 미니 불상 앞에도 예외 없이 연등이 달렸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사찰 안팎에서 크고작은 공사가 있었던 듯 계단과 축대가 잘 정비되었고 산 위에는 석탑도 새로 건립되어 있었다. 

연주암의 명물인 점심 공양을 받으려는 등산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사이로  우리는 하산 길을 재촉하였다. 

 

오랜만에 걷는 과천 방면 하산 길은 주변 경치와는 달리 녹록치 않았다. 

관악산에 오르거나 내려가는 사람도 많았으려니와 시간도 한 시간이 훨씬 넘게 걸렸다.

김 변호사가 나에게 등산 스틱을 빌려주어 한결 수월하였지만 이제 나이가 찬 만큼 무릎 연골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의 여유를 찾으니 그제서야 관악산에는 지금 한창인 아카시 꽃나무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대신 도처에 피어 있는 소나무의 송화, 흰 꽃나무, 길가에 피어 있는 초롱꽃이 눈에 들어왔다.

 

Bellflowers are ringing
To cheer up hikers
At the hill of mountain.
관악산 층계 밑
힘찬 나팔소리
활짝 핀 초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