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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 해] 동유럽 여행 - Overview

Onepark 2015. 4. 27. 00:31

2015년 4월 (사)남북물류포럼(회장 김영윤 박사)에서 주관하는 아드리아해 물류탐사 여행에 참여하여 동유럽 5개국을 둘러보았다. 그 동안의 실크로드 탐방에 이어 지중해를 중심으로 동서교역과 물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현장을 확인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 아드리아 해에서의 물류 교역이 촉진된 요인과 쇠퇴한 이유는?

- 이 지역을 지배한 강대국들이 의도한 정책목표는?

- 지금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나 시사점은? 

 

발칸 반도의 산지는 험준하여 교통이 불편한 반면 파도가 잔잔한 아드리아 해는 천혜의 교통로임을 알 수 있었다.

아드리아 해 연안에 항구가 생기고 인구가 모여들면서 상업이 발달하였다. 베네치아를 비롯한 중세 이탈리아의 도시들이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스만 투르크가 세력을 확장하고 지리상의 발견과 대항해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그리고 이 지역의 패권을 잡은 민족과 국가가 세계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한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를테면 로마제국 - 베네치아 등 도시국가 - 오스만 투르크 - 나폴레옹의 프랑스 - 히틀러의 독일이 그러했다. 

 

 

포럼의 회원 일행은 김영윤 회장의 인솔 아래 4월 17일 루프트한자 직항편으로 인천을 출발하여 독일 뮌헨에 도착한 후 곧 바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동하여 일박하였다. 그 이후 10일간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4월 18일 (토)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성과 블레드 섬 관광, 포스토이나 종유동굴, 오파티아 

  -  19일 (일)  자다르 반도, 쉬베닉

  -  20일 (월)  두브로브닉 성, 모스타르의 옛 다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  21일 (화)  스플리트 항, 토로기어, 비오그라드 해변

  -  22일 (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류블랴나(캄니크)

  -  23일 (목)  할슈타트 호수, 잘츠부르크 

  -  24일 (금)  호헨잘츠부르크 성과 미라벨 공원, 뮌헨 오페라극장과 시청사, 아우구스부르크 

  -  25일 (토)  로텐부르크 민속촌, 프랑크푸르트 공항 출발

  -  26일 (일)  인천공항 도착

 

 

신형 에어버스의 비행정보는 현재의 상황을 3D 가상현실로 보여주고, LH 기내영화 중에 한글 더빙은 별로 없었지만 볼 만한 화제작이 많았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삶을 다룬 2015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작 "사랑에 대한 모든 것(The Theory of Everything)"이 그러했다.

호킹 박사가 블랙홀을 비롯한 우주의 신비를 풀어나가고, 의사가 루게릭 병으로 2년 밖에 못 산다 했지만 악착같이 결혼하고 애도 셋씩이나 낳고(셋째 임신 소식에 그의 부인은 불륜(?)을 의심받기도 했다) 저술을 하며 휠체어에 앉은 채로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모든 것(Everything)을 아내 제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 버렸기에 그는 천재적인 두뇌만 쓰면서 이론(The Theory)을 풀어나가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날이 꾸무럭한 가운데 메르세대스-벤츠 버스를 타고 일로 남하하였다. 

어느 산지에서는 겨울이 다시 온 듯 온숲에 눈이 덮여 있었다.

어느 사이에 우리 일행이 탄 버스는 슬로베니아 국경을 통과하고 알프스 산자락에 위치한 블레드 성(Grad Bled)에 이르렀다.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슬로베니아 북서부의 블레드 호수는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라고 한다.

블레드 성은1004년 독일의 하인리히 2세가 브리크센 주교에게 하사한 성으로 호수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었으나 구름이 낮게 드리워 마음 속으로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호수 한 가운데 있는 블레드 섬은 노젓는 배를 타고 건너가야 했다. 섬에는 15세기에 지은 성모 마리아 승천교회가 있고 교회 내부에는 아름다운 성물과 가구들이 마치 미술관처럼 전시되어 있었다. 

교회 안에 드리워진 줄을 잡아당겨 종이 울리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하여 사람들(대부분 한국의 관광객들)이 열심히 줄을 잡아당겼다. 그 옆 시계탑 올라가는 계단에는 시간에 관한 경구가 새겨져 있어 우리에게 시간을 허비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었다. "한 시간만 고통스러워도 즐거운 기억은 사라지나니, 그대가 살아온 길은 어떠한 죽음을 맞느냐에 따라 밝혀질 것이다." (Sir 11:27)

 

 

좋은 경치를 구경한 다음에는 현지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제격이다.

블레드 중심지의 레스토랑에서 닭고기 구이와 감자에 현지의 특산 맥주를 곁들이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블레드 호수 다음의 코스는 포스토이나 종유동굴이었다.

미니 열차를 타고 동굴에 들어가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한국사람들이었다. 동굴 전체를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 통째로 빌린 것 같았다.

미니 열차에서 내려 총 21개 구간을 한국어로 해설하는 오디오를 들으면서 걸어갔다.

한국에도 종유동굴이 몇 군데 있지만 포스토이나는 그 규모나 역사, 다채로운 종유석의 형상과 동굴에서 서식하는 생물(특히 사람 같은 피부를 지닌 도마뱀 human fish) 등에 있어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 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드디어 슬로베니아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갔다.

같은 EU 회원국이기에 따로 여권검사나 통관절차는 필요 없었고, 국경 경찰이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주는 것으로 간단히 통과의례를 마쳤다.

크로아티아 정부로서도 단체로 몰려 오는 한국의 관광객들이 고마울 것임에 틀림없다. 몇몇 여행자밖에 몰랐던 이 지역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분쟁지역이었던 곳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어느 종편 TV에서 방영되었던 <꽃보다 누님>이라는 여행 프로였으니 매스컴의 위력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크로아티아의 다소 한산해 보이는 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려 저녁 무렵에 당도한 곳이 오파이야(Opatija)란 해변 휴양지였다. 고속도로에서 부두가의 그랜드 호텔까지는 한참을 내려가야 했다.

그 이튿날 호텔 방에서 해돋이 장관을 구경한 후 그 부근의 안지올리나 공원(Angiolina Park)을 산책하였다.

옛날 로마시대의 어느 귀족이 살았던 듯 싶은 저택 앞으로 나아가니 짙푸른 아드리아 해가 눈 앞에 펼쳐졌다.

아침 8시에 다음 행선지로 떠나야만 하는 촉박한 일정이 못내 아쉬웠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같은 아드리아 해 풍경이 하나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니 앞으로 전개될 여정이 자못 기대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