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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백야기행] 장엄한 자연미: 노르웨이 피요르드

Onepark 2013. 7. 16. 22:00

7월 1일(월)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친 우리는 8시 정시에 호텔을 출발했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빙하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요르드를 보는 날이다.

수많은 터널을 지나고 또 관광페리선을 타고 피요르드를 건넜다. 그 중 래르달(Laerdal) 터널은 길이가 24.5km나 되며 20분 이상 꼬박 달려야 한다. 운전자들이 피로를 느끼지 못하게 6km 간격으로 파란색 조명을 해놓았다. 

이곳 벽지까지 정보화의 물결이 미쳐 페리선의 검표원이 모바일 기기로 표를 검사하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우리의 주요한 목적은 전동차를 타고 브릭스달(Briksdal) 빙하를 보러 가는 것이었다.

종전에는 노르웨이 특산 조랑말이 끌었는데 폭포에 놀라 날뛰는 바람에 일본 관광객이 떨어져 사망한 것을 계기로 전동차로 바꿨다고 한다. 전동차에는 노르웨이의 도깨비를 가리키는 "트롤"(troll car)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우리가 버스에 내렸을 때, 크루즈 선 관광객들을 인솔하는 가이드가 숫자 판을 치켜들었다.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상트 페테르부르크, 헬싱키, 스톡홀름의 관광지에서 공통되게 본 것이 있다.

그것은 항구에 대형 크루즈 선이 정박해 있고 여러 대의 대형버스에 나눠타고 관광객들이 단체로 관광을 한다는 점이었다.

일단 숙박 문제가 해결되니 관광객들로서는 약간의 추가 요금만 내고 여러 곳을 관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일 터였다. 어찌 보면 돈을 많이 쓰지 않는 뜨내기 손님이라고 이들을 가벼이 여길 수 있으나 결코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점심식사는 현지에서 해결해야 하며, 이들은 일정액을 쓸 요량으로 관광을 떠난 것이므로 이들을 감동시킬 몇 가지, 즉 볼거리, 먹거리, 선물할 거리만 잘 갖춰놓으면 그들이 지갑을 열 게 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우리나라에는 크루즈 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가 부산뿐이라니 안타까웠다. 제주도. 속초, 영종도에도 대형 크루즈 선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가 갖춰진다면 중국과 일본, 홍콩 등지의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브릭스달은 노르웨이 피요르드도 구경하고 캐나다, 뉴질랜드에서만 볼 수 있다는 빙하(glacier)를 볼 수 있고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빙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현장을 확인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브릭스달 빙하 카페테리아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우리는 오늘 오후의 하이라이트인 게이랑에르(Geiranger) 피요르드를 보러 길을 재촉하였다.

오후 3시가 조금 지나 우리는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건너갈 배가 기다리고 있는 헬레쉴트(Hellesylt) 선착장에 도착했다. 휴대폰 어플을 다운 받으면 관광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다.

 

왼편의 어느 폭포는 아랫단이 둘로 나뉘어 포도주 병이 드러났다고 해서 "술 좋아하는 총각 폭포"라는 전설이 생겼다고 한다. 그 맞은 편의 일곱 줄기 가여린 폭포는 일곱 처녀 폭포라고 불리는데, 7 처녀에게 차례로 딱지 맞은 총각이 화가 나서 술을 퍼마시다 폭포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의 선내 한국어 안내방송이 몇 차례 나왔다. 이 배를 타는 사람 중에는 그만큼 한국 관광객들이 많다는 증거였다.

 

게이랑에르 항에는 대형 크루즈 선이 두 척이나 정박해 있었다.

하선하기 전에 우리는 버스에 올라타 그 길로 페리 철선에서 내려 곧장 뒷산 언덕을 올라갔다. 급경사면에 갈지자 급커브가 많은 매우 운전하기 어려운 도로였음에도 크루즈 선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꼬리를 물고 내려왔다.

산중턱에서 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일행도 버스에서 내려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이 절경을 마음의 눈(心眼)에 깊이 새겼다.

 

우리가 탄 버스는 산을 넘고 고원지대를 통과한 후 한참 길을 달려 마침내 오늘 저녁 숙박장소인 오따(Otta) 호텔에 당도했다. 중세 때 이 고장까지 페스트가 창궐하였는데 당시 생존자가 8명에 불과하여 생긴 지명이라고 한다.

도중에 쉬었던 주유소 마트에는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노르웨이의 라면왕"이 만들어 파는 미스터 리 컵라면이 진열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