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회의를 마치고 나서 마지막 날에는 도쿄 시내 거리를 거닐었다.
며칠 전에 비가 많이 왔다는데 날씨는 맑고 공기도 상쾌하였다.
곤충채집하듯이 도쿄의 관광명소를 찾아가 보라는 버스정류장의 관광안내판이 시선을 끌었다.
긴자 거리에는 우리나라에서 골목 상권을 보호한다고 재벌기업이 손을 떼게 만든 달로와요 제과점이 있었다. 중소기업이라면 이처럼 해외진출을 꿈꿀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긴자 거리는 널찍하고 서울의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이상으로 호화로워 보였다.
그러나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이 문제가 될 정도로 거리나 행인들이 조용해 보였다.
위의 사진은 긴자에 있는 UNIQLO의 매장이 있는 건물을 촬영한 것이다.
백화점 쇼윈도에도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는 소년 합창단원들이 제각기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리고 선진국답게 도처에 예술적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많았다.
내가 건축가라면 도쿄의 거리를 몇 시간만 걸어도 아래와 같은 도쿄역 부근의 건물을 보고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유럽의 암스텔담 중앙역을 모방하여 지었다고 하는 도쿄역사(Tokyo Station)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사진을 찍거나 스케치를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와 같이 유서 깊은 고전적 건물을 촬영하고 그림으로 그리는 동호인회가 많은 모양이었다.
위의 사진과 같이 나이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거리에 모여 앉아 역 건물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내가 묵은 비즈니스 호텔 - 아키하바라 Remm 호텔 역시 역시 곳곳에 격조 있는 그림을 걸어 놓았다.
우치노미야 금융가에서는 이국적인 조각이 눈길을 끌었다. 마치 뉴올리언스 바에서 재즈 색소폰을 불던 루이 암스트롱이 도쿄 거리에 나타난 것 같았다.
맨 밑의 사진은 메이지 대학교 리버티 타워의 로비에 서 있는 관능적인 자태의 여인상이다. 마치 대학생들에게 다른 데 한눈(?) 팔지 말고 팔에 걸치고 있는 숄을 보라고 강조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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