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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1] Feeling the Difference in Tokyo

Onepark 2012. 11. 23. 21:41

2012년 11월 18일 학회(Asia Privacy Scholar Network) 참석차 일본 도쿄에 갔다.

도쿄는 유행이나 도시의 생활양식이 서울보다 몇 년은 앞서 간다고 하는 국제도시이다.

서울하고 약간의 시차가 있는 도쿄 도심의 은행나무 단풍잎을 보면서 서울과 도쿄의 차이점을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위의 사진은 도쿄 황거(皇居) 앞 공원에서 도쿄 역사를 바라보며 찍은 것이다. 은행나무 단풍잎이 매우 아름다웠다. 이러한 컨셉으로 서울의 세종로에도 은행나무 가로수가 있었을 터인데 중앙청 건물을 헐고 그 앞에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장을 만들면서 은행나무는 인근 공원으로 옮겨졌다.

나는 2010년 초 도쿄에 가보았는데 이번에는 서울이 도쿄의 모방을 탈피하고 앞서 있다고 생각되는 부문도 몇 가지 있었다.

 

 

위의 소나무 정원도 한 가지 사례가 될 수 있다.

황거 앞 공원의 소나무 숲인데 서울의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에서 키가 큰 장송(長松)과 중키의 소나무를 보기좋게 배치해 놓은 것과 사뭇 달라보였다.

일본 국왕 앞에서 키가 큰 놈은 "짤린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누구든지 노력하면 신분이나 재력 면에서 높이 치솟을 수 있는 기회균등의 좋은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에 갈 때마다 들르곤 하는 롯폰기 모리 공원에 갔다. 이미 철 이른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종교적 의미가 강한 반면 일본에서는 연말의 소비를 부추기는 계절적인 축제라는 인상을 주었다.

모리타워의 미술관에서는 이색적으로 애니메이션 작가 아이다 마코토의 그림이 전시 중이었는데 심각한 표정의 관람객들이 많았다. 이러한 팬덤이 확보되어 있기에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것이리라.

 

 

일본에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일본식 합리주의라 생각되는 것은 소규모 음식점의 식권 자판기였다.

아래 사진은 롯폰기 부근의 어느 음식점에 들렀을 때 손님을 맞은 Ticket Vendor이다. 메뉴가 따로 없고 현금을 넣고 자판기 그림을 골라 버튼을 누르면 식권이 나왔다. 이 식권을 종업원에게 건네주면 주문한 음식을 날라다 주었다.

카운터에서 납을 보는 직원을 따로 둘 필요가 없고 판매수입이 정확히 기록될 터였다. 반면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쓸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와 같은 일본식 합리주의 정신은 무선통신망에 있어서 WiFi존이 거의 없는 점에서도 알 수 있었다. 심지어는 나리타 공항 구내에서도 탑승게이트 앞 말고는 WiFi를 거의 이용할 수 없었다.

일본 사람들은 공짜로 통신을 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된다고 여기는 셈이니 우리나라처럼 무선 통신망을 인프라로 이용하는 모바일 서비스가 발달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거리에서 WiFi를 이용한 스마트폰 맵으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편리함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나 같은 단기 여행자는 지하철 노선을 갈아탈 때마다 승차권을 따로 구입해야 하는 것이 돈도 많이 들거니와 너무 불편했다. 물론 도쿄 시민들은 카드식 정기권을 이용하며, 여행자들도 하루나 이틀 무제한 승차권을 사서 쓸 수 있다.

일본에서는 사영(私營) 철도가 많기 때문에 그 운영회사가 다르면 꼼짝없이 개찰구를 나왔다가 새로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서울의 환승통로는 얼마나 환상적이고 편리한가!

 

 

도쿄와 서울이 비슷한 점도 있었다. 도쿄 시내의 순환선(야마노테)은 서울의 2호선과 같은 연두색이었다.

그리고 어느 전철역 구내에 걸려 있는 위의 포스터도 우리의 국민감정과 상통했다.

"일본의 섬(센가쿠 열도)를 일본의 영토라고 말할 용기가 있는지 묻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것이 독도라고 한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섬찟해졌다.